“날 설득해봐. 내가 왜 굳이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해야 하는지.”
그녀에게 그는 최악의 남자였다.
그에게 그녀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여자였다.
흠결 없이 완벽했던 그녀의 세상이 뒤집히기 전까지는.
“이 결혼 내가 해.”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정혼자가 뒤바뀌었다. 상대는 차 회장의 혼외자였다.
하룻밤에 한 명씩 여자를 갈아치우는 쓰레기.
그러나 그는 소중한 것을 되찾을 유일한 열쇠였다.
마침내 그녀는 자신을 벗어던지고 그 남자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최선을 다할 거니까요. …당신이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
사랑? 그는 비소를 숨기지 못했다.
그녀는 인질이어야만 했다. 철저한 제 감시 아래에 있는.
“하아, 그만….”
“나 안아. 벌리고.”
“하….”
“벌려.”
이 거래에서 그녀는 분명히 약자여야만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좋은 건데.
치덕거리는 감정에 질려 연애질 그만둔 지 한참 됐다고 해도 이건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