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니, 백수야. 나가서 돈이나 벌어 와!!!
백수빌라 건물주인 엄마가 ‘백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제, 나가서 돈 좀 벌어오지!"
세상에 관심 없는 5년 차 백수, 함우중.
"나한테 말 시키지 마요, 나 왕따 좀 시켜 줘요."
엄마가 조물주보다 끗발 좋은 건물주인데 왜 일해야 하냐고?
나 그냥 전문 백수로 지내면 안 돼? 백수도 분명 전문가 집단이라고?
그래도 집에서 쫓겨나기 싫어 동네 대형 마트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아니, 이 건물엔 왜 정상인 사람이 없어!"
"근데... 이 건물엔 왜 정상인 사람이 없지?"
배우 지망생, 거짓말쟁이 여대생, 이혼남, 불륜 남녀까지.
집에만 있고 싶은 전문가 백수가 이웃의 비밀들을 하나씩 하나씩 알기 시작했다.
안다는 거, 고달픈 거다. 고달프다는 거, 백수로선 실격이다.
인간 실격, 아닌 백수 실격이라는 거, 정말 이건 정체성의 문제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랬다. 극복하지 못할 거라면 즐기라고. 후후. 개뻥 같지만 제법 그럴듯하다.
그래,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게. 이웃 사람들, 흐흐, 다 까발려줄게.
함우중, 이렇게 백수 탈출을 선언한다.
하지만, 세상이란 게 그렇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늪에 빠지는 기분이랄까.
적당히, 조금만, 그러면서도 아주 흡족한 그런 방법은 없을까?
그래, 결심했어.
나, 탈출 안 할래. 잠깐 외출만 하고 올래. 세상을 위해, 이웃을 위해, 결국엔 나를 위해.
백수 탈출, 아니 백수 외출을 시작한 함우중. 그의 외출은 아름다운 소풍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