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편만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더 읽을 수도 있긴 했지만, 그 전에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어서 중단했는데요.

1. 위 글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위 글이 타겟으로 잡은 독자층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3. 위 글이 타겟 독자들의 취향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감상만 말씀드리자면(...) 저와 같은 취향을 가진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같은 취향, 다시 말해 실마릴리온부터 시작해 나름 고전(혹은 정통) 판타지를 읽어 온 사람들은 매우 까다롭고 편식이 심한 독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타겟으로 삼으려면 넘어야 할 벽이 상당히 많습니다.

때문에, 만약 막 글을 쓰시는 분이라면 그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는 건 좋지 못한 선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걸린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읽는 것이 그다지 편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초반 정보가 너무 부족합니다. 진행도 다소 갑작스러운 면이 있네요.


우선 읽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1) 저라면 초반부를 이렇게 썼을 것 같습니다.


#1. 밴의 상태를 가볍게 묘사한다


밴은 숨을 들이켰다.
훈련을 시작한 것은 고작 십 분 전에 불과했다. 그러나 밴의 몸은 적지 않은 땀에 젖어있었다. 더운 날씨가 아님에도 그런 모습이 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밴이 집중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핫-!"
짧은 기합과 함께, 은빛 검광이 허공을 갈랐다.
검광은 허공만을 가르지 않았다. 빈 공간을 한참이나 지난 검은, 그 움직임의 끝에서 나무에 매달린 가지를 쳐냈다. 밴이 노렸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밴은 웃었다. 기쁨에 젖은 표정이었다.
그때, 친구인 커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2. 주어의 위치 변경

- 한국어는 주어/목적어/서술어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특별한 효과를 노리고 이 배치를 일부러 뒤집어두거나, 혹은 묘사 등의 필요 때문에 이에 변동을 주는 경우도 많지만, 설명이 필요없는 단순한 서술이라면 저 구조를 따르는 게 좋습니다.

한손에는 검을 들고 해맑은 표정으로 커트가 달려왔다.

-> 커트는 한 손에 검을 든 채, 해맑은 표정으로 밴을 향해 달려왔다.


#3. 묘사 및 서술의 추가

- 묘사와 서술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닙니다. 이는 글을 늘어지게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며, 지나칠 경우 몰입을 방해하여 글을 읽기 불편하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당한 수준의 묘사와 서술은 글을 더 자연스럽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머릿속에 장면을 그리게 해 주는 경우도 있고요.


"새 검도 샀으니 오랜만에 대련해보자구!"
"커트, 너가 검을 바꾼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표기는 '네가' 가 맞습니다.)
"간다!"

->

커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새 검도 샀으니, 오랜만에 대련해보자구!"
밴은 피식 웃었다. 검을 바꾼다고 실력이 좋아진다면, 세상에서 검술 실력이 가장 좋은 건 검을 만드는 대장장이가 되어야 할 게 아니겠는가.
"커트, 검을 바꿔도 달라지는 건 없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간다!"


.......일단 여기까지 줄이겠습니다.

변경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밴은 숨을 들이켰다.
훈련을 시작한 것은 고작 십 분 전에 불과했다. 그러나 밴의 몸은 적지 않은 땀에 젖어있었다. 더운 날씨가 아님에도 그런 모습이 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밴이 집중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핫-!"
짧은 기합과 함께, 은빛 검광이 허공을 갈랐다.
검광은 허공만을 가르지 않았다.
빈 공간을 한참이나 지난 검은, 그 움직임의 끝에서 나무에 매달린 가지를 쳐냈다. 밴이 노렸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밴은 웃었다. 기쁨에 젖은 표정이었다.
그때, 친구인 커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밴!"
커트는 한 손에 검을 든 채, 해맑은 표정으로 밴을 향해 달려왔다.
밴은 달려오는 커트를 보았다. 이전과는 달리 자신감이 가득 찬 표정이었다.
커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새 검도 샀으니, 오랜만에 대련해보자구!"
밴은 피식 웃었다. 검을 바꾼다고 실력이 좋아진다면, 세상에서 검술 실력이 가장 좋은 건 검을 만드는 대장장이가 되어야 할 게 아니겠는가.
"커트, 검을 바꿔도 달라지는 건 없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간다!"

-

막상 연결해보니 딱히 마음에 들진 않네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2) 초반 정보의 부족

독자는 작가가 아닙니다. 때문에 작가가 설명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알 수 없습니다.

1편에서, 독자는 밴과 커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나이는 몇 살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특기를 가지고 있으며 성격은 어떤지 등등......

물론 위의 내용이 다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넘겨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독자가 집중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주인공의 목적이 뭐다' 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게 해 줘야 합니다.


3. 진행의 갑작스러움


1편에서 너무 많은 상황 변화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친구가 나오고, 대련을 하고, 아저씨를 만나고, 현상수배 포스터를 보고, 마을을 떠나고........

이 내용은 최소한 4~5화 정도로 진행이 되었어야 할 내용입니다. 너무 빠른 전환이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독자가 집중하지 못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진행이 너무 느려도 문제지만, 갑작스러운 진행은 독자에게 혼란을 주거나 독자를 당황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1. 글을 처음 쓰신다면 정통은 안됩니다. 독자들이 너무 까다로와요.

2. 모델로 삼을만한 작가를 찾아보세요. 판타지를 쓰실 거라면 '취룡' 님을 모델로 삼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이상의 두 가지입니다.

더 길어지면 곤란하니(...) 댓글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