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_이가을 밴드_로맨스_강아언
글쓴이 : 작품표지올리…  18-11-26 23:35   조회 : 1,354  
같이 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 이가을 밴드

유독 브람스의 음악을 연주하고자 하는 바이올리니스트를 보고 있자면, 많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브람스 음악을 같이 연주할 피아노 연주자를 찾아 헤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브람스의 음악이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협주 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그 끝없는 숙제와 같이 어렵게 느껴지는 선율의 아름다움과 작곡가 사색적인 음악의 분위기도 한몫할 것이다. 브람스는 피아노 연주자들을 빠져들게도 하지만, 현악기 연주자들을 더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물론 바이올린 연주를 즐겨하였던 아인슈타인은, 브람스가 '도대체 음악을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지만 말이다. 그 말은 브람스의 고민이 가득했던 창작과정에서 나왔던 고통과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처지와 같은 것에서 나오는 고뇌의 분위기를 왜 음악적인 구조에 유유히 흘려보내 계산적으로 음악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불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브람스에 대해 말했던 아인슈타인도 삶의 언젠가에서 한 달 동안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일 번을 열심히 연습했다고 하니,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브람스를 연주하고자 하는 욕구는 없다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음악을 하고자 하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이 '협주 욕구'가 스스로를 기쁘게 만들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때때로 슬픔에 빠뜨리기도 한다. 특히 바이올린 연주자들 사이에서 때때로 브람스를 연주하자고 피아니스트에게 '졸랐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나 혼자만이 할 수 없는 것일 때 좌절과 실망을 안겨줄 때가 많은 것이다. 음악가도 음악가를 찾지 못하여 꿈을 현실로 이루지 못하거늘, 일반인은 오죽하겠느냐는 말이다. 음악을 같이 하고 싶은 욕망을 이루지 못한 자는, 자신의 실력을 혼자 갈고닦으며 언젠가 그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을 하는 자에게 그 기다림은 언제까지가 될지도 모르고, 언제 그 운명의 상대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그야말로 깜깜한 미래이다.

 

우리가 같이 하고 싶은 모든 것에는 기쁨과 슬픔이 함께 발생하고야 만다. 그 일에는 함께 바이올린 소나타를 협주하는 것과 같이 작은 일인 것 같아 보이지만 어려운 일인 것도 있고, 같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친구를 만드는 것, 자신과 유희를 즐길 이를 찾는 것, 같이 사랑을 할 이를 찾는 것처럼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많다. 이 일들이 절망과 슬픔에 빠지게 되는 이유에는, 우리가 무언가를 내 뜻대로 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슬픔에 빠지는 것이다.

 

혼자가 돼야만 이룰 수 있는 꿈은 고독하고 외로우나, 함께 해야만 이룰 수 있는 꿈은 절망적이다. 두 사람이 마음을 맞추어 가는 것조차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절망을 슬픔이 덜한 고독과 외로움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이 음악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독주곡을 연습하며 혼자 즐기면 되는 것이다. 또 같이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찾지 못했다면, 재미있는 내용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면 되는 것이고, 이루지 못할 사랑에 가슴이 아프다면 짝사랑을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말한 이 모든 것은 잠시 그것을 하고 있는 이에게 아주 잠깐의 휴식을 줄지도 모르지만 다시 그이를 절망에 빠뜨려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슬픔에 빠져버리는 것이고, 끊임없이 이 슬픔과 고독 다음의 절망이 또 반복되고,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같이 하고자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괴롭다.

 

어떤 것을 함께 하기 위해서 함께 하고 싶은 다른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빠져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이해를 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주인공을 사랑하고는 싶지만, 꿈과 음악을 하기 위해서 사랑을 언제까지 참아내고, 짝사랑으로 견뎌야 하는 이처럼 말이다.

 

협주 모임이 경이로운 이유는 그 음악의 결과물이 그 구성원들이 모였을 때만 나온다는 것에 있는 것이다. 협주 모임의 개개인들을 따로 떼어놓고 음악을 듣자니 협주 모임의 음악에서 나왔던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아무리 작은 밴드라도 그러하고 거대한 오케스트라도 그러하다. 또 우리가 생각하기에 협주 모임의 구성원과 그 이끌어가는 책임자가 있을 경우 우리는 종종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믿을 때가 많지만, 의외로 그 중요성에 우선순위를 매기기엔 양쪽이 모두 중요한 것이어서 도저히 우선을 정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이가을 밴드도 마찬가지다. 밴드를 구성하고 이끌어가고자 하는 지휘자와 같은 역할과, 이가을을 비롯한 개개인 단원들의 역할은 모두 중요하다. 협주 모임의 단원들만 있어서도 음악이 완성되기 힘든 것이고, 끊임없는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지휘자만 존재하더라도 음악이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이가을 밴드는 모두 흩어져있던 음악의 열정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고, 음악과 꿈을 완성하기 위해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지휘자와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밴드 단원들이 해낼 수 있는 것이 꿈과 음악이지만, 그 길을 위해서 그들이 다른 많은 것을 희생하였음에 우리는 경탄해야 하는 것이다.

  강아언 18-11-29 22:02
 
안녕하세요? 강아언입니다. 작가로서 감상글을 읽으면서 감동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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