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유산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딸의 소식을 듣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1 13:38   조회 :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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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년 4월 10일, 아침에 석공 응남(應男)이 김택룡을 찾아와 유천(柳川) 딸의 언간(諺柬, 한글편지)을 전해주어, 딸이 평안함을 알았다.5월 1일, 김택룡은 유천의 딸이 낙태하여 거의 죽을 뻔 하다가 살아났다는 소식을 들었다.다음날 2일, 김택룡은 딸이 걱정되는 마음에 약을 지어 유천에 보내려고 했지만 이런 저런 일 때문에 결국 하지 못했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임산부의 낙태
 김택룡은 둘째 딸이 낙태하여 거의 죽을 뻔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걱정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뒤로 둘째 딸의 건강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었는지 별다른 언급은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에서 김택룡의 둘째 딸이 낙태를 한 것은 인공적 낙태가 아닌 자연유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도 기생이나 평민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을 경우 또는 산모의 건강상 낙태가 필요할 경우, 그 때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 인공적 낙태를 시도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지만 사실 이와 관련하여 문헌기록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은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일부 기록 자료에서 낙태를 시도하는 시술이나 민간요법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문인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이 노량진에서 유배의 명을 기다리며 쓴 『강상록(江上錄)』이라는 글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강변에 머문 지 10여 일에 장녀가 문안을 와서 작별하다가 급작스럽게 낙태(落胎)하여 피를 쏟고는 생사도 분간하지 못한 채 오래도록 병상에 누워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옆집 가게로 거처를 옮겼는데, 여기는 또 가게 집 아낙네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이를 낳아 밤마다 보채며 우는 소리가 새벽까지 들려 왔으므로 편안한 잠을 통 이룰 수가 없었으며, 낮에는 종일토록 삼매(三昧)에 든 승려처럼 벽만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액운과 화가 겹치는 것이 어쩌면 이렇게까지 되었단 말인가?
 노량진에서 유배의 명을 기다리고 있던 신흠에게 임신 중인 첫째 딸이 문안을 왔는데 갑자기 자연유산 되어 생사를 오락가락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조선 말기의 문신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편찬한 『임하필기(林下筆記)』라는 저술에는 ‘생산(生産)’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거기에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이항복(李恒福)의 태생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문충공(文忠公) 이항복(李恒福)의 어미 최씨(崔氏)는 임신을 하고도 평소 잘 앓아 그 분만을 보장할 수 없어 낙태하는 독약을 많이 썼다. 그래서 이항복이 태어났는데 배와 옆구리가 썩고 검은 빛을 띠었고, 울지도 않고 젖을 빨지도 않고 눈을 떴다 감았다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는데 한 스님이 문을 지나다가 소리를 듣고 말하기를, “이 아이는 장차 크게 귀하게 될 것이니 모일(某日)에 젖을 빨기 시작하고 울기 시작할 것이오.” 하였는데, 그날이 되자 과연 그 말과 같았다. 자라나서는 한 세대의 명신(名臣)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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