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이혼을 당해 친정으로 돌아가다
글쓴이 : 스토리야  16-09-26 11:10   조회 : 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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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5년 2월 25일, 갑진. 맑음. 이치의 내자가 선산으로 대귀하는지라 권별은 이봉의 집으로 내려가 서로 만나보고 보냈다.
생각이 오락가락하여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이혼

 이혼은 혼인의 본래적 목적인 부부의 영속적 공동생활을 파기하고 사회 기초단위인 가족의 해체를 초래하는 현상이다. 이는 혼인제도와 함께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각 사회의 습속, 도덕, 종교, 정치 등의 존재양식에 따라 변천해 왔다. 조선시대 이혼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되어, 공식적인 혼인해소에는 국가의 승인이 필요했다. 이혼은 중국의 『대명률(大明律)』에 규정에 준거하면서 조선 고유의 사정을 참작하여 운용하였다. 혼인의 경우 청산을 뜻하는 용어로는 이이(離異), 이혼(離婚)도 사용되었지만, 기별(棄別), 기처(棄妻), 출처(出妻) 등 남편이 아내를 버리거나 내쫓는다는 뜻을 가진 용어가 많았는데, 이는 이혼이 남편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었음을 뜻한다. 조선시대의 합법적인 이혼은, 당사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국가에서 이혼을 강제하거나, 남편이 처에 대해 이혼을 요구하는 두 가지 형태였다. 『대명률』에는 강제이혼의 요건으로 부부 가운데 1인이 존속에 대해 구타·살상 등을 하거나 하려는 ‘의절(義絶)’을 범한 경우와 남편이 처의 정조가 유린되는 것을 방조하거나 강제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었다. 또 이혼사유와 그 제한으로 칠출삼불거(七出三不去)가 있었다. ‘칠출’ 또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은 불순부모(不順父母), 무자(無子), 음란(淫), 질투(妬), 악질(有惡疾), 다언(多言), 절도(竊盜)를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부계혈통을 존숭하는 가부장적 질서와 직결되는 것이다. 삼불거는 처가 부모 상(喪)을 치른 경우(經持舅姑之喪), 가난한 때 결혼하여 부귀하게 된 경우(娶時賤後貴), 돌아갈 곳이 없는 경우(有所娶無所歸)로 이혼을 금지하였다. 이는 이유 없이 처를 내쫓는 것을 방지하여 이혼을 견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간통이나 불순부모의 경우를 제외하면 칠거지악은 실질적인 이혼 조건으로는 거의 기능하지 못했고 명분론적 성격이 강했다. 또 남편은 처의 간통과 도망, 남편에 대한 위해(危害)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처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 있었다. 처는 남편의 동의 없이 이혼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없었으며, 『대명률』에는 구체적인 이혼 사유가 없더라도 부부가 함께 원할 경우에는 이혼을 허락한다고 규정하였으나, 형식상 합의이혼이라도 그 내용은 남편에 의한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고 처가 임의로 개가(改嫁)했을 때에는 배부(背夫)로 관념되어 극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가 이혼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배경에는 유교이념에 입각하여 사회 안정[治國]의 기초인 가정의 보호(齊家)라는 명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출전 : 죽소부군일기(竹所府君日記)
저자 : 권별(權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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