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송이버섯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다
글쓴이 : 스토리야  16-09-26 11:03   조회 :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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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2년 8월 12일, 흐리다 개었다를 반복한 날씨였다. 아침에 금도제(琴道濟)가 와서 밥을 먹고 홍정보(洪精甫)와 함께 길을 떠났다. 안동 부사가 김령에게 서신을 보냈는데, 김령이 어제 인편을 통해 소식을 보낸 게 대한 답신이었다. 영해 부사가 이황(李滉)의 문집을 인쇄하는 일로 인편을 보내 몇 가지를 물었다. 오후에는 사촌인 이지(以志)와 김참(金墋)이 함께 왔다. 이지가 술병을 들고 왔는데, 김령에게도 강권하여 억지로 마셨다. 또 다른 사촌 이실(而實)이 천남에서 돌아와 자리에 합석하였고, 밤이 깊어서야 자리를 파하였다.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로, 올해는 송이버섯의 채취에도 세금을 징수한다고 한다. 세금을 송이 한 뿌리에 8-9배를 받았고, 질이 낮은 것이라 하더라도 5-6배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번 그 용렬한 수령인 김진(金瑨)이 예안 현감으로 있을 때에도 3-4배에 지나지 않았고, 그나마 그 3-4배도 몹시 과중한 것이라 여겼었는데, 하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 보다 심하게 세금을 거두어 간다면 백성들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산림(山林)과 천택(川澤)의 이익은 백성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맹자 때부터 줄곧 강조한 이야기였는데, 이제 지방 수령이 함부로 버섯에도 세금을 매기고 있으니 정말로 한심한 상황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김령은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배경이야기

◆ 조선의 산림자원에 대한 세 부과

 이 이야기는 김령이 올해 예안현에서 송이버섯의 채취에 세금을 징수한다는 내용을 듣고는 분개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본래 조선에서는 토지 경작물에 대한 전세, 지방의 생산물을 현물로 거두는 공물과 진상물, 그리고 노동력을 수취하는 역으로 세금을 부과하였다. 이 외에도 갖가지 잡세가 부과되었으나, 산림 자원의 채취와 이용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것은 “산림천택(山林川澤)은 백성들과 더불어 그 이익을 함께 한다.”라는 전통적인 유학의 사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 사상은 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에서 기원한 것인데, 맹자의 첫 편인 양혜왕 편에 나온다. 군주가 산림과 천택을 혼자 독점하지 않고, 또 백성들이 해당 자원을 독점하여 쓰는 이가 없다면 그 이익이 무궁할 것이라고 설파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관념 하에 조선에서는 땔나무를 구하거나 임산물을 채취하는 것 등에는 특별한 제한을 가하지 않았고, 이를 국가가 독점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임산물은 공물로서 고을마다 지정된 양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국가 시책이 이러하다 하더라도 불법적인 수취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산림과 더불어 백성에게 개방된 천택, 즉 강이나 호수에서 어획 행위를 독점하는 권세가들이 있었다. 또한 산림도 본인의 소유를 주장하며 백성들의 출입 자체를 금하고 사유화한 경우도 종종 등장하였다. 또 이 이야기에서처럼 본래 세를 부과하지 않는 산물에 대해 각 지방에서 불법적으로 세를 부과하는 일도 많았다.

출전 : 계암일록(溪巖日錄)
 저자 : 김령(金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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