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아들의 무덤자리를 정하는 과정 - 피로와 마음의 아픔이 매우 심하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1 11:56   조회 : 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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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년 3월 4일, 김택룡의 큰아들 김숙이 죽은 동생 적의 장례일을 택하면서 4월 15일과 27일이 적당하다고 하였다.
김택룡은 죽은 김적이 살았던 산양 지역의 풍수를 살펴보면 혹시나 또 합당한 땅이 있을 듯도 해서 그곳에 안장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다시 이자정에게 요청하여 아들 김숙과 함께 모두 6·7일 경에 산양으로 가기로 날짜를 잡았다.
이틀 뒤 3월 6일, 이자정이 병이 있어 산양으로 가지 못한다고 해서, 김택룡은 그가 차도가 있기를 기다렸다가 8·9일에 모두 가자고
말하였다. 김택룡 자신도 4일부터 설사가 매우 심해서 고생하였는데 지금 약간 차도가 있어 몸조리하며 휴식하고 있었다.
김택룡은 ‘피로와 마음의 아픔이 매우 심하구나.’라고 생각하였다.
3월 14일, 종만이 산양 시장에 간다고 해서 김택룡은 그 편에 별감 김달가와 죽은 아들 김적의 아내 · 중이(重紿) · 중임(重任)
두 손자에게 편지를 보내 산소를 결정하여 안장할 일에 대해 말하였다. 그리고 이자정과 아들 김숙이 김택룡에게 와서 산양에다
산소를 정하는 여부에 대해서 물었다.
3월 17일, 종만이 산양에서 밤을 무릅쓰고 와서 김택룡은 숙과 김달가 · 적의 아내의 답장을 전해 받았다.
큰아들 김숙의 편지를 보고 김택룡은 이자정과 숙이 산양에 당도했음을 알았다. 아들의 편지에는 예전에 터를 잡은 산에 가 보니
안장하기에 적합하지 않아서, 이자정 · 김달가가 예안 한곡의 가동 선영 옆에 안장해야 한다고 억지로 명령을 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김숙이 산양에서 돌아와서 전하길, 다음달 4월 9일에 발인하여 4월 15일에 장례를 치룰 것을 직접 대면하여 결정하였다고 했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묘자리 선택
 망자가 묻힐 산소를 정하는 것은 조선시대에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무덤자리를 어디에 결정하느냐에 따라 집안과 후손들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관(地官)의 도움이 필요하였는데, 지관이란 풍수지리설에 따라 묏자리나 집터의 길흉을 판단하는 사람으로 지사(地師) 또는 풍수라고도 하였다.  이탈리아 외교관인 카를로 로제티의 대한제국 견문기인 『꼬레아 꼬레아니』에는 우리 조상들이 묘지 선택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잘 나타나 있다. 무덤의 선택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족의 요청에 의해 무덤의 위치와 매장에 가장 적합한 길일을 결정하기 위한 지관의 작업이 시작된다. 무덤을 결정하기 위한 규칙은 매우 많고 기이하다. 무덤은 산의 혼령 중 하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산비탈에 위치해야 하며 남향이어야 한다. 무덤이 그 곳에 머무르고 잇는 혼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자리를 잡으면 그 혼은 막대한 이익과 부 행복으로 후손들에게 보답하겠지만 무덤에 거주하는 혼이 불편함을 느끼면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소홀히 한 후손들에게 화를 폭발시켜 갖가지 재앙을 엄청나게 퍼부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은 빈곤한 계층의 사람일지라도 지관의 현명한 조언을 구하고 지관이 죽은 사람을 매장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지적한 땅을 구입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한다.
  김택룡은 아들이 죽은 후 그의 묏자리를 정하는 과정을 매우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앞서 김택룡은 아들의 무덤 위치를 어렵게 가동 선영이 있는 곳으로 정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시 산양 쪽으로 무덤 터를 살펴보려 하고 있다. 이것은 무덤의 위치를 재차 살펴 더울 신중을 기하려 했던 이유도 물론 있었겠지만, 아마도 아들의 가족들 즉 김적의 아내와 자식의 입장을 고려하여 배려하려 했던 마음도 컸던 것 같다. 그러나 산양 쪽이 적합하지 않아서 결국 아들의 무덤 위치는 김택룡이 점찍어둔 한곡 가동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그리고 나서야 겨우 발인과 장례일을 정할 수 있었으니, 아들이 죽은 지 거의 석 달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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