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지역 관리에게 아들 장례에 쓰일 인력과 물품을 요청하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2 15:00   조회 :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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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년 2월 27일, 김택룡은 큰아들 김숙이 안동[화산(花山)]에 들렀다가 저녁에는 정리의 제 집으로 간다하기에 그 편에 관찰사와
안동 부사에게 보낼 편지를 주어 보냈다.
편지를 보낸 것은 죽은 아들 김적의 장례를 도울 일꾼과 곽판(槨板)[槨板, 관을 만드는 널빤지] 마련에 관련된 것이었다.
3일 후 2월 30일, 큰아들 김숙이 안동에서 돌아와 안동부사[화백(花伯)]의 답장편지를 김택룡에게 전했다.
안동부사가 부조로 재산(才山)의 콩과 조 각 1섬, 그리고 번회군[燔灰軍, 상여를 매거나 등을 드는 등 호송하는 등의 일을 돕는 사람] 40명을 첩(帖)으로 보조해주었다.
그러나 관곽으로 쓸 나무는 구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백성들의 힘이 약해 감당하지 못하므로 주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3월 2일, 김택룡의 큰아들 김숙이 안동부사가 지급한 적의 장례의 번회군(燔灰軍)을 마련하는 일 때문에 임하 북면 사찰관(司察官)의
처소에 갔다가 날이 저물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3월 3일, 권태청이 술을 가지고 방문하였기에, 김태룡은 아침부터 이자정 · 황유문 등 여러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때 아들 김숙이 돌아와서 말하였다. “사찰관을 만나려고 하였으나 피우[전염병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피해있는 것]하고 있어서,
그가 어디 있는지를 몰라 찾는데 힘과 시간을 꽤 낭비하였습니다. 사찰관을 찾아서 만났지만 결국 해가 저물어 사월천(沙月川)에서
자고 오느라 더 늦었습니다. 그리고 번회군(燔灰軍)은 70여 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장례 준비\
 김택룡의 둘째아들 김적은 1년 정도 천식을 앓다가 1617년 1월 말경 결국 숨을 거두었다. 보통 부모의 관은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자식의 도리였지만, 여기에서는 김적이 젊었는데다가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온갖 치료에 힘쓰다가 끝내 이기지 못하고 죽은 것이었기에 관을 미리 마련해두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잘 등장하지는 않지만 김택룡의 손자, 즉 김적의 아들이 아마 이때에는 꽤 어렸었나 보다. 결혼한 자식이었지만 김택룡 자신과 큰 아들 김숙이 나서서 장례를 주도했던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작용했던 것 같다.
 사람이 죽고 상례(喪禮)에 돌입하면 관을 만드는데, 조선시대에는 대개 관을 소나무나 삼나무로 견고하고 치밀하게 만들어 옻칠을 하였다. 보통 관은 통나무를 미리 구해 놓았다가 임종 후 톱으로 잘라서 만들어 썼다. 때로는 먼저 관을 짜서 습기를 피해 곡간이나 헛간 같은 곳에 매달아 두기도 하고, 옻칠을 해서 자기 방에 놔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장례일(죽은 사람을 땅에 묻는 날)이 되면 관을 방에서 들고 나와 상여로 옮기고 이 상여가 상가 집을 떠나 장지(葬地)로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 상여를 장지로 운반하게 되는데, 이를 운구(運柩) 또는 운상(運喪)이라고 하거나 ‘행상 나간다’고 한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운구를 담당하는 일꾼은 ‘상두꾼’이라 하며, 상여 노래의 앞소리를 하는 사람을 ‘선소리꾼’이라 한다. 운상 때는 맨 앞에서부터 방상씨(方相氏), 명정(銘旌), 영여(靈與), 만장(輓章), 운아삽(雲亞翣), 상여(喪輿), 상주, 백관, 조문객의 차례로 줄을 잇는다. 상두꾼은 일반적으로 12명이 했다고 하는데, 세도가의 경우에는 상두꾼이 72명까지 참여했다고도 한다 이 상두꾼의 숫자는 장례식의 중요성과 죽은 사람의 세력과 재력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이다.(허인욱, 『옛 그림 속 양반의 한평생』 참조)
  김택룡이 안동부사에게 부조를 요청한 것은 아들 김적의 장례를 치르는 데 여러 가지 경비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장례를 도울 일꾼과 관곽을 마련하는 것은 지방 사족으로서 재산을 꽤 소유하였던 김택룡의 입장에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안동부사에게 편지를 보내 청탁하였고, 이에 안동부사가 일꾼 40명을 소집할 수 있도록 일종의 증명서 같은 것을 보내준 것이었다. 그러나 관곽은 불가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관리 입장에서도 들어주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부탁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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