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
안경을 벗고
작가 : 잡학다식생
작품등록일 : 20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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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sera & sekyoung
작성일 : 17-06-17     조회 : 976     추천 : 0     분량 : 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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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는 비행기안에서는 불이 껴지고 모두들 기지개를 켜고 짐을 챙기는듯 부산한 모습이다.

공항에는 월컴 투 필리핀이라고 적힌 흰색의 관광버스 세대가 나란히 대기하고 있다.

마닐라 특유의 후덥한 기운이 온몸에 느껴진다.

비가 내렸는지 후덥한데다 땅은 약간 젖어있다.

캠프 첫날은 리조트내에서 식사를 마친후 환영파티를 하고 아이들은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있다.

그 사이 안전요원인 세라는 다른 스텝들과 방방을 다니며 에어컨.베드.형광등등을 체크하고 있다.

'에고..쉬고 싶어라..이게 다 뭐다냐..'

"Hi.my name is jenny.nice to meet you."

"아.하하이.마이 네임 이즈 세라.나이스투 미츄 투."

"Oh,sera.pretty name.you are so gorgeous!"

"아하.오케이.오케이.골져스.땡큐..유 투.유 투."

에고..영어만 들으면 울렁증이 있는 세라는 현지 스텝인 제니의 반가움이 귀찮기만 하다.

늦은 시각.

시끌시끌하던 리조트는 모두 잠이 들어 프론트의 상제리에 불빛이 유난히도 빛나보인다.

침대에 누워 세경은 잠을 청해보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드르렁 드르렁..

거기다 옆 침대를 쓰는 세라의 요란스런 코골이는 예민한 세경의 신경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퍽이나 고단했는지 세라는 침까지 흘려가며 음냐음냐 단잠을 자면서도 잠꼬대로 헤헤 거리기까지 한다.

"정민오빠,제가  그렇게 이뻐용? 아잉~"

잠꼬대조차 수준 이하군..귀에다 이어폰을 꼽고 잠을 청해보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침대에서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자 정민과 외국인 스텝들이 수영장앞 파라솔아래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민이 세경을 보고는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sekyuong.come here"

그때 두명의 외국인 스텝들이 세경에게 인사를 하고는 프론트쪽으로 사라진다.

"왜 안자고 나왔니? 스텝도 정해진 시간에는 취침해야한다는거 몰라?
너 신세경이지? 세라동생."

정민이 음료수 하나를 건네며 세경을 쳐다본다.

당황한 세경은 머뭇거리며 음료수 한병을 받아든다.

야자수가 그려진 망고쥬스..

"죄.죄송해요.첫날이라 잠이 잘 안와서요.내일부턴 주의하겠습니다."

"내일 오전에 캐나다랑 호주팀에서 튜터들이 입국해.
방금 그 사람들은 필리핀 튜터대표들이고..오티때 봐서 알지?"

"아.네.네..전 저사람들도 네이티브들인줄 알았어요."

"혼혈들이라 필리피노로는 안보이지? 근데..넌 무슨 과지? 내가 알기론 우리 학교인걸로 아는데?동아린 뭐야?아..참..내 소개가 빠졌나? 나 알지? 14학번 김정민.난 정외과다.복학생이고..올해로 세번째 썸머캠프 참가야."

정민은 참 시원시원하게 말하는구나 세경은 새삼 생각했다.

"저,저..저는 심리학과구요,동아리는 없.없어요..안 들었어요."

전 취미가 BL소설 읽는거랑 만화보기가 취미예요.그래서 동아리 들 시간이 없어요.라고는 차마 말못해..

내가 오타쿠인줄 알면 세라언니에게까지 나쁜 이미질 심어줄꺼라 혼자 중얼거리는 동안 정민은 의자에서 일어나 수영장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기왕 늦은거 오늘은 특별히 봐준다.차후엔 얄짤없음! 너도 발 한번 당궈봐..그리고 하늘 좀 봐라..피로가 다 가신다."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정민을 부끄러운듯 쳐다보다 세경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야자나무잎과 후덥한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마닐라의 첫날밤은 생각보다 운치있었다.

그리고 저 선배..김정민

세라가 충분히 좋아할만하다고 세경은 생각했다.

세라가 잘 될수 있도록 나도 좋은 이미지를 보여줘야지..어쩌면 이 캠프가 내 성격을 고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을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세경은 생각했다.

늦은 잠을 청하던 세경은 윙~드라이어 소리에 잠이 깼다.

"지.지금 몇시야?"

"5시야.넌 더 자.화장도 안하잖아.난 머리랑 화장하려면 지금부터 바지런을 떨어야한다고..완벽한 신세라를 위해~아하핫"

가끔 느끼는거지만 손등으로 입을 가리며 웃는 세라의 모습은 디즈니의 백설공주에 나오는 왕비의 모습과 정말 흡사하다고 생각하며 세경은 다시 베갯속으로 머리를 묻었다.

캠프에서의 일과는 정말 눈코뜰새없이 지나간다.

아이들의 안전,식사,교육 전반을 책임지다보니 스텝들은 늘 긴장되어 있고 더운 날씨탓에 쉬는 시간이면 다들 오분이라도 낮잠을 청했다.

여러 사람의 우려와는 달리 가장 캠프에 최적화된 사람은 세라였다.

워낙 단순하다보니 초.중등들에겐 최고의 인기스텝이었고 외국 스텝들에겐 에어리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

얼굴은 이쁘지만 말을 못하는 인어공주 에어리얼..

세라는 영어보다 현지 리조트 사람들에게 따갈로어를 더 배운듯했다.

그래도 워낙 단순하고 긍정적이다보니 꼬마들과 잘 어울리는 최고의 인기스텝 신세라였다.

주말 쇼핑몰 나들이에서는 여자아이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했다.

"야.야 이거 너무 이쁘당.이건 꼭 사줘야징..엄머나~저건 엘사아냐? 완죤 짱인데~수정아.현지야.니들 이것좀봐.우째..너무 이쁘당."

아이들을 부르며 아이들보다 더 캐릭터에 광분하는 세라를 아이들은 즐겁다는듯 졸졸 따라다녔다.

아이들의 화장품을 골라주고 옷을 골라주는데 세라는 혼신의 힘을 다했고 아이들은 눈높이가 자신들과 딱 맞는 세라티쳐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 광경을 보던 정민은 피식 웃으며
"하여간..신세라 단순한건 알아줘야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다시 피식피식 웃었다.

그런 세라에 반해 세경은 고학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는데 과제물도움을 받은 아이들은 세경티쳐의 튜터링을 신의 튜터링이라고 칭하며 배우길 자처했다.

두 자녀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주일을 보내면서 베스트티쳐에 나란히 올라 일요일 12시부터 12시까지의 자유시간을 상으로 받기까지 했다.

"아우씨..넌 오늘 뭐할꺼임? 자유시간?"

"난 그냥 방에서 쉬려고..나가려고?"

"옴머나 애좀봐.모처럼 얻은 황금 휴가를 방구석에 쳐박혀 또 그 책이나 본다고? 너 열나니? 이런 날은 즐겨줘야징~"

구릿빛으로 그을린 세라는 날씬하고 긴 팔에 반짝이는 은팔찌를 채우고 머리를 풀어헤친다.

진짜 이쁘긴 하구나..세경은 새삼 감탄한다.

"왜,내가 너무 이뻐서? 호홋~안그래도 저도 압니당~오늘은 정민오빠가 올티가스로 데리고 가주기로 했당~거기 완죤 멋진 몰들 천지인건 너도 알지? 너도 저 써닌가 써니텐인가  하는 애랑 동네 나들이라도 가셔~"

말만 안하면 셀러브리디인데...

필리피노인 써니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미기적거리며 프론트로 나간 세경은 안경을 닦으며 써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호호 입김을 불어 티셔츠에 안경을 닦는 세경을 향해 185센치의 장신남이 걸어왔다.

"sekyung shin?"

" yes.i'm sekyung."

누구지? 당황한 세경은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써니 기다리고 있죠? 써니 친구예요.써니가 세경씨 에스코트를 부탁해서 제가 왔어요.전 RU예요."

루의 말인즉슨 써니는 오전에 두통이 있어 먼저 집으로 갔고 친구 루에게 세경을 데리고 와줄것을 부탁했다는 소리..

써니는 리조트근처에 살면서 up대학을 다니는 필리핀 아가씨였다.

루는 써니와 함께 up대학을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이며 세경에게 한국인 친구를 소개해주려고 써니가 루에게 에스코트를 부탁했다는..

정민과 반대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세라의 눈에 장신에 휜칠한 루가
들어왔다.

'옴마나..저건 뭥니? 세경이가 웬 준연예인급 남자랑 같이 나가지? 이건 뭔 시츄에이션?'

손톱을 물어뜯으며 세경쪽을 바라보던 세라에게 정민이 소리쳤다.

"야.신세라.안 타?"

정민과 한국인 스텝 민우와 함께 택시를 타고 시내를 나가는 내내 세라의 머리속에선 그 꽃미남이 떠나질 않고 있었다.

잘 테닝된 구릿빛  피부에 잘 차려입은 세련된 스타일..

누구지..누구지..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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