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거기 학생 나 좀 도와줘.“
한 거동이 불편한 중년이 학생의 옷을 잡으며 도와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 있다.
학생은 거리낌 없이 짐을 들었고 중년이 따라오라며 뒤를 따라갔다.
”아휴, 고마워 차라도 대접해야지.“
”아닙니다, 바로 들어가 봐야 해서 말로만 받겠습니다.
계속된 중년의 호의에 학생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노인은 준비한 차를 앞에 건네며 한 모금 마신 뒤 능글능글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내가 늙어도 아직 잘 찾아내는 거 같아, 학생은 뭐 때문에 여기로 온 거야?, 심지어 처음이지?”
학생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차를 강하게 놓았다.
“난 참 저 표정이 좋아, 내가 딱 맞춘 표정.”
“죄송합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방을 집는 순간, 노인은 어조가 바뀌며 강하게 얘기를 꺼냈다.
“누군가 찾고 싶은 느낌도 들잖아!”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중년은 웃으며 농담하듯이 말을 꺼냈다.
“이 나이 먹었으면 뭐 어느 정도 눈치는 채지.”
“부모님을 찾고 싶어요, 이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못 뵀어요, 단 한 번이라도..”
중년은 숨을 가다듬고 제안을 하나 했다.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이게 맞나? 영화에서 비슷한 멘트가 있던데.
어쨌든 일 같이하자, 죽은 사람 영혼이 보일 거야, 막 귀신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는 그런 사람?”
“혹시 오다가 본 적 있나?”
학생은 확실히 봤다며 차를 내려두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당연한 소리고 그럼 같이 일하는 거고 이 주소로 내일 찾아와, 그리고 너는 부모님의 단서를 찾으면 돼, 그 주변을 수소문하든, 내일 와서 자료를 한 번 뒤져보던지.
그리고 거기 선배들이 있으니 한 번 도움을 요청하던지, 너가 도움을 주던지. 그건 알아서 해.”
“아, 이름을 못 물어봤네.”
“이윤재입니다.”
“난 지연태.”
“내일 보자, 특별한 청년, 자세한 얘기는 내일 다시 말해줄게."
윤재가 나간 뒤 연태는 적잖은 충격을 먹은 듯 발을 헛디디며 다급하게 전화를 걸며 한 쪽 손에는 메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길다고 생각한 연결음 후, 그의 조교가 전화를 받았다.
“네 네, 교수님. 무슨 일이라도?”
“저런 얘는 또 처음 보네, 어떻게 둘 다....”
그 후, 얘기는 길어지며 전화를 받던 조교도 놀란 듯 보였다.
“그러면, 다시 다 갈아엎고 0부터 시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