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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사냥꾼
작가 : 태범
작품등록일 : 20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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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 좀비 사냥꾼
작성일 : 20-09-24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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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원들은 처음부터 준호의 말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를 향한 비난은 아니었지만 모르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모두 조용! 계속해봐.”

 “예. 감사합니다.”

 

 준호는 좀비보다 권력을 손에 넣고 한 지역의 지배자가 된 인간들에 대해서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군인이다. 군인이라면 당연히 국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그래서 저희가 이곳에 갇혀 있는 겁니까?”

 

 준호가 처음으로 오진아 대위의 말을 잘랐다.

 

 “뭐?”

 “국민의 안전을 우선한다는 건 참 좋은 말입니다. 그럼 저희는 국민이 아닙니까?”

 “그거야…….”

 

 오진아 대위도 마찬가지였지만 다른 팀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국민이 아니기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이런 신세가 되었다는 것.

 그러니 결국 팀장인 진우성을 중심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준호의 말이 맞다. 이제 이곳에 있는 군인들은 우리와 같은 군인이라고 할 수 없어.”

 “하지만 그들은 군복을 입었고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군복을 입고 무기를 들으면 모두 군인인가? 모두 국민의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럼 아닙니까?”

 

 쉽게 끝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준호. 계속해봐.”

 “네. 결과적으로 생존한 모든 군인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미쳤어?”

 

 참다못한 한상훈 중위가 소리쳤다.

 

 “조용히 해라. 지금부터 준호의 말이 끝나기 전까지 누구도 입을 열지 마.”

 

 결국 우성은 모든 팀원들의 발언을 중지시켰다.

 

 “죄송합니다.”

 

 한상훈 중위가 고개를 숙이며 물러선다.

 

 “생존자를 구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진짜 생존자라고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왜?”

 “변형 바이러스에 감연 된 이들이 그들과 섞여 있기 때문이죠.”

 “언제라도 좀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자들?”

 “맞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대비가 필요하겠죠.”

 

 생존자라고 구출하고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만 그들 중 일부는 언제라도 좀비가 될 수 있는 이들이다.

 그건 결국 멀쩡한 사람과 좀비를 한 곳에 넣어 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들이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할 수 없잖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몸 안에 변형 바이러스가 잠복중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선 생각보다 까다로운 검사가 필요하다.

 지금의 경우 생존자들을 분류하는 방법이 겨우 몸에 상처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 뿐.

 좀비에게 물리거나 놈들의 피가 몸 안으로 들어갔을 경우 좀비가 될 수 있다.

 비록 좀비가 발생한지 겨우 6개월이 조금 더 지난 시점이었지만 그건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으나 당시 치료제가 개발되었을 때 그걸 투약 받은 이들이 있을 겁니다.”

 “전 국민이 모두 투약 받은 것 아니었나?”

 

 독감 예방주사를 맞듯 치료제가 개발되었을 때 전 국민에게 치료제가 투약되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준호의 설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거나 혹은 감염된 적이 있었던 이들에게 우선 투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밀접한 접촉을 했던 이들에게 추가로 투약이 되었죠.”

 “그러나 우리는 당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도 없었고 접촉한 적도 없었는데 투약을 받았지.”

 “예. 특수한 일에 종사하거나 필요에 의한 선택이었습니다.”

 

 준호가 말한 특수한 일에 종사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의료진들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의지와 상관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런 환경에 노출된 이들은 모두 추가 투약을 받았었다.

 그게 의료진을 제외한 다른 업종이었기에 국민들은 모든 사람들이 치료제를 투약 받았다고 알고 있었다.

 

 “과연……. 당시 모든 이들이 치료제를 투약 받은 게 아니라면 그것으로 변형 바이러스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거군.”

 “예. 또한 그것을 통해 여기 계신 분들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이들까지 구분할 수 있겠죠.”

 

 얘기가 길어질수록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러나 준호의 말이 끝났을 때 모두에게 남겨진 숙제는 의외로 간단한 내용이었다.

 

 “좀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이들을 우선 구분하고 그들 중에서 우리처럼 특수한 신체 변형을 보이는 이들을 선별한다?”

 “네. 신체 변형을 보인 이들은 좀비가 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놈들의 바이러스에 완벽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죠.”

 “그럼 그들의 피를 이용해 좀비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건 어떤가?”

 

 우성의 물음에 준호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실험을 진행해봤습니다.”

 “아…….”

 

 연구소에서 홀로 긴 시간을 버티고 있던 준호는 그곳에 있는 좀비들에게 자신의 피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었다.

 직접 피를 투약하기도 했었고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를 만들어 투약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모든 행동에 대한 결과는 실패.

 

 “분명 방법은 있을 겁니다.”

 

 확신에 찬 말을 하고 있지만 준호의 표정은 결코 밝은 것이 아니었다.

 연구원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희망이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그것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타국에서는 이미 치료제를 만들었을 수도 있겠네?”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역시 현재로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흐음…….”

 

 결국 치료제의 개발은 태범 팀이 관여할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현재의 상황에서는 생존자들을 최대한 확보해 그들에게서 변형 바이러스로 인한 신체 변형을 보이는 이들을 구분하는 것.

 그들을 찾아 세력을 보강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결정해야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모든 무장이 해제 당한 채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로 인해 앞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우선 이곳을 탈출한다.”

 “알겠습니다.”

 “거점을 확보하고 그곳에서 단장님과의 연락망을 확보한다.”

 “그 후에는요?”

 “주변 안전구역을 파악하고 생존자들을 구출해 그곳으로 이동시켜야지.”

 “자칫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알아.”

 

 욕심으로 인해 권력을 손에 쥐고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었을 군인들이 있는 곳이 결국 안전구역이다.

 

 “우리가 직접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

 “그럼요?”

 “가까이 접근해 좀비의 위협을 최대한 막고 그들이 안전구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기만 한다.”

 “활동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탄약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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