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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되어줘.
작가 : MICA
작품등록일 : 20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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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꽃이 되는 여자
작성일 : 17-11-25     조회 : 449     추천 : 0     분량 :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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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울고 있었다.

 따뜻한 봄이었지만, 남들에게나 따뜻할수있는 봄이라고. 애써 위로하면서.

 낮게 흩날리는 분홍 벚꽃잎을 보면서 저 조각을 나도 하나 가질수 있을까 생각하며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을 보았다.

 

 행복하게 웃는 사람, 아무 표정없이 걸어다니는 사람,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

 모두가 그녀빼고는 행복하고 바쁜 것처럼 보였다.

 

 여자는 봄이 싫었다.

 매해 3월이 찾아오면 여자의 기억은 일그러져갔다.

 마치 잊고싶지만 절대 잊혀지 않는 기억속에 사는 사람처럼,

 애써 슬프지 않는 노래를 틀어가며 위로해댔다.

 

 여자는 가스레인지의 불을 켰다.

 도마를 펼치고 양파를 썰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프라이팬 위에 양파를 볶기 시작한다.

 

 여자만의 위로 방법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슬픔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양파가 맵다는 핑계로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여전히 분홍의 꽃들은 흩날리고 있었다.

 그런 3월의 어느날 목련처럼 짓이겨진 마음은 갈색으로 변했다.

 

 갈색의 마음에도 분홍은 찾아올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을것이라 여자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그냥 갈색이되자,

 더는 더럽지 않도록 갈색이 되어버리자.

 까맣게 되어버린 양파를 바라보며 그녀는 말했다.

 

 조용히 창문을 열고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따뜻한 바람이 여자 주위를 맴돌고,

 

 여자는 비로소, 꽃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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