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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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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정말 많이 닮았구나!
작성일 : 18-12-15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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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 수지 아가씨는 만나셨는지요?

 양말은 드렸습니까? 혹시 사과는 하셨는지요?“

 

 영감은 집으로 돌아온 시후 뒤를 총총 따르며 쉴 새 없이 질문을 했다.

 

 “영감.. 오늘은 좀 피곤해.. 방으로 가서 쉴 테니 급한 일 없으면 전하지 말아줘..”

 

 그의 눈빛은 영감을 피하고 싶어 하는 듯 했다.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그의 크고 넓은 어깨가 축 처져 있는 것이다.

 

 영감은 축 처진 모습으로 방으로 들어가는 시후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도련님'~~ 영감은 자식 같은 시후가 힘들어 하는것이 마음이 아픈듯 그를 나지막이 불렀다.

 

 그러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라도 떠 오른 듯 눈을 빤짝였다.

 

 ###

 안개가 너무 짙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국화꽃 향이 코를 찔렀다.

 

 “아~향기좋아. 근처에 국화 밭이 있나봐? 너무 향긋해.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안개가 너무 자욱해 수지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한 발짝 한 발짝 안개를 뚫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니 마술처럼 뿌연 안개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와~~~~~~”. 수지의 눈앞에 국화 꽃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걸 보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저 사람은 누구지?”

 

 긴 갈색 머리에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서 있는 한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것이다.

 

 수지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뒷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데...'

 

 “누구세요?” 수지는 그녀를 향해 조심 스럽게 물었다.

 

 "나야~~ 태이."

 

 그녀가 방긋 웃으며 수지를 향해 돌아섰다.

 

 “너가 태이구나? 어떤여자인지 아주 궁금했는데..너무 반가워."

 

 수지는 그녀를 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근데 우리 정말 많이 닮았구나. 시후라는 그 남자가 나를 너로 착각하는 게 이해되. 어쩜 이렇게 닮을수 있지?"

 

 “수지야. 나를 좀 도와줘!"

 

 수지를 바라보는 태이의 눈빛이 갑자기 슬퍼졌다.

 

 "그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도와달라니?"

 

 "수지야. 제발 도와줘."

 

 "그래, 알았어. 어떻게 하면 너를 도울수 있는지 말해줘."

 

 "수지야...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서둘러줘!"

 

 "뭘 서둘라는거야? 태이야, 자세히 말해봐."

 

 처음보는 태이가 도움을 요청하는 이 상황이 수지에게는 너무 얼떨떨 했지만 그녀의 표정이 너무 간절해 할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돕고 싶었다.

 

 "태이야! 태이야!”

 

 "누구지?"

 

 어떤 남자가 태이를 부르는 소리에 수지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떤 낯선 남자가 수지를 바라보며 태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수지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듯 한 다정한 눈빛이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태이야, 아빠다. 설마 아빠 얼굴을 잊은거는 아니겠지? 우리 예쁜 딸, 정말 많이 컸구나.

 이제 어엿한 아가씨인데..."

 

 수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슬픔과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다.

 

 “죄송해요, 아저씨...전 태이가 아니라 수지에요. 태이씨는 좀 전에 제 옆에 있었어요.”

 

 “어.. 어디 갔지?” 수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그녀가 갑자기 보이지 않는것이다.

 

 

 “지이잉..지이잉..지이잉."

 

 무슨 소리지?

 

 전화~??????

 

 깜작놀라 눈을 떴다.

 

 

 “여보세요.” 수지는 목이 반쯤 잠긴 허스키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수지야. 잘 잤어? 자고 있는데 깨워버렸네. 미안해서 어쩌지?”

 

 민재 선배의 다정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아니에요, 선배. 괜찮아요... 마침 일어나려고 했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것 같아 걱정되서... 괜찮니?”

 

 “헤 헤...머리가 조금 띵 한 것 빼고는 괜찮아요."

 

 수지는 아직 잠이 덜 깬듯 크게 하품을 했다.

 

 “... 많이 피곤하지?.....그런데...음....오늘 저녁에 뭐해?"

 

 “특별한건 없어요. 왜요?"

 

 “오늘 새 영화 개봉하잖아. 나한테 무료 티켓이 몇장 있는데.. 신과 함께 같이 보러 가지 않을래?”

 

 “진짜요? 선배 짱! 그 영화 진짜 보고 싶었는데. 오늘이 개봉 날짜에요?

 

 “응."

 

 “완전 좋아요. 소연이도 같이 가자고 할까요? 소연이도 그 영화 정말 보고 싶어 하거든요." 수지는 신이 나서 말했다.

 

 민재는 잠시 생각하는 듯 말을 멈춘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어... 그렇게 할까?"

 

 “그럼 우리 같이 저녁도 먹고 영화도 봐요. 제가 소연이한테 전화할게요. 와~~재미겠다.”

 

 “허허..그래, 그럼7시 영화 예매할게.

 

 "네, 나중에 봐요.”

 

 " 수지야~."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순간 그가 다시 수지를 불렀다

 

 "네?"

 

 "..아...아니야, 아무것도....나중에 봐...."

 

 전화를 끊고 수지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선배가 할 말이 더 있는거 같은데...'

 

 

 

 “지잉잉 지이잉 지잉잉."

 

 '문화동 아저씨???무슨 일이시지??'

 

 " 여보세요?”

 

 “수지 아가씨, 어제 집에 잘 들어가셨는지요?”

 

 "네 아저씨...안녕하세요."

 

 “어제 저희 집에 오신 귀한 손님에게 식사를 못 대접한 게 영 마음이 걸려서 전화 드렸습니다. 혹시 오늘 아가씨 시간 되시면 같이 저녁식사 하고 새로 개봉한 신과 함께 영화를 보여드릴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드릴 말씀도 있고요. 허 허."

 

 영감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아.... 어떡하죠? 금방 친구랑 약속을 했어요. 저도 그 영화를 오늘 7시에 보기로 했거든요.

 죄송합니다."

 

 수지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배여 나왔다.

 

 “괜찮습니다. 제가 조금 늦었네요. 친구랑 재미있는 시간되시고요. 다음 주에는 꼭 한번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네, 아저씨...안 그래도 저도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태이라는 아가씨에 대해서요.”

 

 “네?” 영감은 놀란 듯 되물었다.

 

 “갑자기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뇨.. 그런건 아닌데... 어제 이상한 꿈을 꿨는데....궁금한게 있어서요. 만나서 애기해 드릴게요...”

 

 “아...네 알겠습니다.”

 

 더 물어보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영감은 재촉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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