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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욕지도)
작가 : 금보
작품등록일 : 20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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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작성일 : 19-09-07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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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SC #74. 1928년10월13일 06시. 상해 항.

 

 욕지도 작전은 성공리에 끝났다. 부상당한 의열단원들은 병원으로 호송하고 공구는 작전 선 선원실에서 회복하고 있다. 작전 선은 수리하여 계속 의열단의 본부로 사용하기로 하여 선박 수리소로 옮겨진다. 선박 수리소 옆 부두에 의열단 차량이 도착 한다.

 

 원봉 : 공팔 형님 탈취한 금괴는 빨리 처분해 버리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반은 자금 난에 허덕이는 임시정부 정정화에게 전달해서 요긴하게 쓰도록 하고 나머지는 조선인 혁명 간부학교 창설 자금 등 여러 독립운동 단체의 활동 자금으로 지원 하여 유익하게 사용하도록 합시다.

 

 공팔 : 그리하도록 하지요. 그런데 원봉대장의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 무슨 다른 걱정거리라도?

 -169-

 원봉 : 아닙니다.

 

 원봉은 쓸쓸히 웃으며 공팔의 시선을 회피한다.

 

 원봉은 기옥을 생각 하고 있었다. 기옥에게 나서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못내 안타깝고 한탄스러울 뿐이다.

 

 원봉 : 내 목에 걸린 현상금이 얼마이던가요?

 

 공구 : 약 320억이라 듣기는 했소만.

 

 원봉 : 하! 하! 하!

 

 메마른 웃음만 남기고 원봉은 차를 몰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SC #75. 1928년12월 중순 . 난징 모처.

 

 기옥과 상정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기옥이 웨딩드레스 대신 군복을 고집하여 이상정도 군복차림으로 결혼식에 임했다. 임정간부들과 상정의 형제, 상화와 상백 등이 보인다. 결혼식에서 활짝 웃어야 할 신부 기옥의 모습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음은 왜일까?

 

 결혼축가 대신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이상화의 시가 낭독되는 것으로 결혼식은 끝났다.

 

 

 

 

 

 -170-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맨드라미 들마 꽃에도 인사를 해야지.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 웁다, 답을 하려무나.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171-

 원봉이 연통문을 날린다.

 

 원봉 : 그때 받은 첫정을 지금은 잃어 버렸지만

  그 땅은 언제나 나의 땅 이였소

  나는 봄마저 빼앗겨 버렸지만 당신은 종다리 우는

  그 보리밭에서 내가 찾으려던 행복 놓치지 마시요.

 

 기옥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기옥 : 원봉씨 지요? 당신 원봉씨가 맞지요?

 

 대답이 없다. 아니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기옥은 하객들 중에 원봉을 찾으려 하지만

 원봉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낭독 되었던 그 시구절만 다시 들려온다.

 

 원봉 :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 웁다, 답을 하려무나.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지금은 들을 뺏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끝.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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