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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N번째 고백
작가 : 멍무
작품등록일 : 2019.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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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작성일 : 19-09-30     조회 : 376     추천 : 0     분량 : 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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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창가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면 어떤 남자 아이가 보였다. 그 남자아이는 유독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 피부와 대조되게 검은 생머리는 부는 바람에 흩날리곤 했다. 오늘 그 아이 앞에는 긴 생머리의 여자 아이가 서 있었다. 여자 아이는 주저하다가 힘겹게 몇 마디를 꺼냈고 남자 아이는 가만히 듣기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남자 아이가 입을 열고 무슨 말을 하더니 곧 바로 뒤돌아 걸어갔다. 여자 아이는 몇 분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고개를 푹 떨군 채로.

 

 " ... 고백이었을까? "

 

 " 뭐가? "

 

 나는 손가락으로 창 밖을 가리켰다. 저 남자애 말이야, 가끔 보이는데. 늘 저런 상황이야. 쟤가 몇마디 하고 가버리면 여자 애들은 항상 축 쳐져 있어. 아마.. 고백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한 손으로 턱을 받친 채로 말했다.

 

 " 고백 아닐 걸. 쟤 유명해. 성격 더럽다고. "

 

 ...그렇지만, 고백이 아니라면 굳이 불러내서 무슨 말을 했겠어?

 사실 남의 말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보기엔 소녀의 고백을 무심히 걷어찬 소년. 뭐, 이런 상황이었으니까. 사실 나는 그 애에게 성격이 더럽다는 소문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도 그럴 만한게, 그 남자 아이는 대체로 선이 굉장히 가는 편이었다. 키가 작지는 않았지만 근육 없이 말라보이는 몸과 사납지 않은 눈매. 스쳐지나가도 아 저 친구 인상 참 좋구나 싶은 사람.

 문득 소년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그를 소년이나 남자 아이 따위로 지칭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무언가로, 그를 표현하고 싶었다.

 

 " 이름도 알아? "

 

 " 재우야, 권재우. "

 

 왜인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재우. 여기서 크게 소리 치면 권재우가 돌아봐줄까 싶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 권재우는 날 모를 뿐더러 관심도 없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름을 듣고 나는 한가지 결심했다. 집에 가면 니 이름 세 글자를 또박 또박 소리 내어 불러보기로. 나중에 그 이름을 부를 일이 있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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