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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내게 보여줘
작가 : 지쓰
작품등록일 : 201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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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내게 보여줘 -16화
작성일 : 19-10-31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3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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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남자를 바라봤다. 그 남자는 바로 차원이었다. 아경이 생긋 웃으며 차원을 올려다 봤다.

 

 "여긴 어떻게 왔어?"

 "지나가다가 네가 보이길래."

 

 아경만 보고 걸어 온 차원은 그제야 시원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시원은 차원과 눈이 마주치자 자세를 고쳐 앉고 함께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근데 오늘은 왜 차가 없어?"

 "이제 내 차 타려고. 오늘 회사에 반납했어."

 

 시원은 차원을 바라 보다가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시원은 갑자기 손뼉을 힘껏 쳤다.

 

 "아!"

 

 차원과 아경이 시원을 바라봤다.

 

 "혹시… '거울아, 거울아' 개발자?"

 

 차원이 미소를 지었다.

 

 "네, 맞습니다."

 

 시원이 자신의 입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아경을 쳐다봤다. 아경은 시원의 시선을 조심스레 피했다. 시원은 차원과 아경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길가에 있는 정류장으로 나온 세 사람.

 

 "제가 차만 있다면 모셔다드릴 텐데, 죄송하네요."

 

 시원은 손사래를 쳤다.

 

 "아뇨, 아뇨. 여기까지 바래다주신 것만 해도 감사하죠."

 

 시원이 눈을 가늘게 뜨며 아경을 쳐다봤다. 눈으로 대화하는 아경과 시원.

 

 '신아경, 너 나중에 제대로 봐.'

 '미안, 내가 나중에 다 설명할게.'

 

 그때 시원이 탈 버스가 왔다. 시원은 고상한 몸짓으로 차원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차원도 시원에게 다음에 또 보자며 인사했다. 아경이 시원에게 손을 흔들자 아경을 향해 눈을 야리는 시원. 그리고 차원을 향해 손을 가슴에 얹고 다시 고개를 숙인 뒤 버스에 올라탔다.

 

 창밖으로 다정한 차원과 아경의 모습이 보였다. 시원은 두 사람을 계속 바라봤다.

 

 "신아경 저거, 전생에 나라 몇 개를 구한 거야?"

 

 차원과 아경이 큰 도롯가를 지나 아파트 주변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예전에 아경이 너랑 이쪽으로 많이 걸었던 거 같은데."

 "오… 기억하고 있네? 이 시간쯤… 둘 다 학원 끝나고 걸어왔었지."

 

 교복을 입고 걷던 지난 날을 추억하는 두 사람. 그때 갑자기 아경은 자신의 손거울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직 거울에 대해 아무 말이 없는 차원을 바라봤다. 아경은 입술을 깨물며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왜? 무슨 할 말 있어?"

 "응? 아니, 아니야. 근데… 차원이 너야말로… 나한테 할 말 없어?"

 

 차원이 아경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 있어."

 

 아경이 손을 움켜 쥐었다.

 

 "아경이 너… 왜 말 안 했어?"

 

 아경의 입술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 그게, 사 사실은… 기억이 잘…"

 "너한테 친구 있는 거."

 

 아경이 갸우뚱하며 차원을 올려다봤다.

 

 "너한테 저런 친구도 다 있었다니. 네 성격 받아주는 아량이 넓은 친군가 봐?"

 "… 어이구, 진짜!"

 

 아경이 후드티 소매가 덮인 손으로 차원을 툭 쳤다. 그러자 차원이 아경의 팔을 잡았다. 아경은 뾰로통한 표정으로 계속 차원을 올려다봤다. 그러자 천천히 아경의 소매를 걷어 올리는 차원. 그리고 아경의 뽀얀 손이 보였다. 그리고 깍지를 끼는 차원.

 

 "누가 어른 옷 입으래?"

 "……"

 

 차원이 아경의 손을 더 꽉 잡았다.

 

 "… 나 어른… 이거든?"

 "어른 손이 이렇게 작아?"

 "… 네가 큰 거야!"

 

 차원이 환하게 웃으며 앞을 보며 걸어갔다. 길가에 서 있는 나무 내음이 밤공기를 타고 그들에게 불어왔다. 아경은 차원을 바라보며 말없이 거리를 걸었다.

 

 ⁕ ⁕ ⁕

 

 서린의 소속사 사무실. 달라붙는 하얀 티에 모피로 된 자켓을 걸치고 있는 서린. 소파에 앉아 '제3의 시선' 대본을 보고 있었다. '제이니'역의 대사가 보이자 대본을 구기듯이 넘겼다. 그러나 다음 장에도 계속 등장하자 미간을 찌푸렸다.

 

 "왜 자꾸 이렇게 툭 튀어나와?"

 

 그때 매니저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 서린 배우님~ 대본 연습은 잘 되고 있으신가요?"

 "자꾸… 뭐 하나가 거슬린단 말이지…"

 "우리 서린이한테 뭐가? 뭐가 거슬려. 다 말해봐. 이 오빠가 다 해결해 줄 테니까."

 "오빠가 어떻게 해결해? 오빠가 역할 빼 달라면 빼줄 거야?"

 "음… 그런 것만 빼고 다 해줄 수 있지."

 

 매니저를 아니꼽게 쳐다보고 다시 대본을 보는 서린.

 

 그때 문이 열리고, 40대 후반의 깔끔한 정장 차림을 한 소속사 대표가 들어왔다. 매니저가 차려자세로 대표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서린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자, 자리에 앉아요."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응, 서린 씨~ 나는 우리 서린 씨가 여기저기 자주 나와서 오랜만이지가 않네?"

 

 서린이 몸을 살짝 꼬았다.

 

 "다 대표님 덕분이죠."

 "서린 씨라면 이번 새 영화도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박창호 감독님 영화에서 잘된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배우가 될 테니까. 난, 우리 서린 씨만 믿고 있습니다."

 "그럼요, 이번 영화 반드시 잘 해낼 거에요."

 

 대표는 흐뭇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서린 씨, 혹시 '거울아, 거울아'라는 앱 해봤어요?"

 "그럼요, 요즘 젤 핫한 건데… 당연히 해봤죠."

 "요즘 거기에서 젊은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서린 씨가 많이 선택되고 있다고 하네요."

 

 서린은 당연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요?"

 "그래서 말인데… 유니버스에서 두 번째 프로젝트로 '스마트 거울' 상품이 출시된다고 합니다. 우리 서린 씨가… 그 모델이 되는 거, 어떨까요?"

 "스마트… 거울이요?"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거 너무 좋은데요? 서린이가 모델로 선다고 상상하니 그림이 딱 나옵니다."

 "그래도… 유니버스 정도면 탑 배우를 쓸 텐데… 제가 될 수 있을까요?"

 "아직 정식 출시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그때까지 이번 영화 크랭크인하고, 주연배우로 성장하는 모습들을 계속 기사로 내보내려고 합니다. 서린씨 SNS도 마케팅부랑 상의해서 게시물 지속해서 올릴 거고요. 우리 쪽도 유니버스에 계속 어필을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서린이 턱을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팔짱을 끼며 대표를 바라봤다.

 

 "대표님, 저 한서린 이에요. 유니버스 모델… 제가 반드시 따내고 말게요."

 

 대표는 서린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매니저는 그 옆에서 혼자 호들갑을 떨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 ⁕

 

 아경이 일하는 편의점. 편의점 복장이 아닌 사복을 입고 계산대 앞에 아경이 서 있었다. 교대할 때마다 만나던 알바생 진수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진수 씨,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대타할 일 생기면… 꼭 연락해주세요."

 "에이, 제가 어떻게 배우님한테 연락해요."

 "저 아직 비중이 많은 역이 아니라서… 매일 바쁘진 않아요. 저도 한 번씩 일하면 좋으니까 꼭 연락해주세요."

 "알겠어요. 누나, 진짜 유명해지면 저 모른 척하시면 안 돼요!"

 "당연하죠, 자주 놀러 올게요."

 

 편의점 밖에는 차 한 대가 도착해 있었다. 아경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강호였다. 편의점 밖으로 나오는 아경을 뒤따라 나와서 배웅하는 진수. 아경은 어서 들어가라며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

 

 진수가 들어가자 편의점 외부를 훑어보는 아경. 그리고 기쁨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리자 익숙한 차 한대가 눈 앞에 보였다. 그러자 창문이 내려가고, 안에 강호가 보였다. 서로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아경과 강호. 강호는 차에서 내려 아경에게 다가갔다.

 

 "… 말없이 와서 미안해."

 

 강호를 가만히 바라보던 아경은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 옆에 타도 되지?"

 

 당황하는 강호.

 

 "어… 당연하지."

 

 아경은 당당한 걸음으로 강호의 차에 올라탔다. 아경이 조수석에 꼿꼿이 앉아 있자 강호도 뒤따라 차에 탔다. 그리고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 스포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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