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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란 무엇인가?
작가 : 겨레기
작품등록일 :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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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어느 도적의 일기(X) -> 기록(O)]
작성일 : 19-10-12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3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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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일명 마법사의 나라, ‘마로스제국’이다. ‘잘프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길거리는 너무나도 깨끗하다. 아마도, 타 제국에서 까지 노예들을 사들여 오는 ‘마로스제국’이기에 그렇지 않은가 싶다.

 

  또한, 이곳의 시민들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듯 질서정연하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대륙의 제국 중 가장 큰 항구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좋은 사업 아이템을 건질 수 있겠다! 눈이 빛난다! ‘궁수용사’의 눈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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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들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그동안에 피로를 달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냥 방에 쉬고 싶지만, 시간을 허비할 순 없지! 돈은 항상 옳다! 만약 나에게 큰돈만 있었어도, 우린 그런 고생과 고통을 받지 않았을 테지.. 고로 돈은 옳고, 나도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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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밤에도 굉장히 밝다. 아마도 빼곡하게 즐비해 있는 건물의 창문에서 나오는 빛 때문이겠지. 이 나라 사람들은 밤낮 없이 연구만을 하는 것 같다. 어떤 건물에서는 작은 폭발음이 나기도 하고, 어떤 건물에서는 동물의 비명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큰 건물에서는 ‘마물’의 비명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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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엔 다른 마을에는 없는 특이한 상점이 있다. ‘스크롤’을 판매하고 있는 상점이다. 평범해 보이는 양피지에서 ‘마법’이 나온다. ‘마법’의 강도와 특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이걸, 다른 나라에 팔면 확실히 돈이 될 것 같다. 좋아. 오늘 밤에 나오길 잘한 것 같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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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으로 돌아가는 길, 사슬에 묶인 노예들이 고위 마법사의 지시에 따라 줄지어 어느 큰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선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노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도구이다. 그들을 어떻게 하든지는 돈으로 구매한 ‘소유자’의 마음이다. 고로 저것은 옳다. 돈은 옳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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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노예 무리 중 어린소녀로 보이는 노예가 무리를 이탈해 어떤 여인에게 빌고 있다. “우완제국 용사님이시죠!?”, “저는 우완제국에서 왔습니다!!”, “용사님께서 선발되는 과정도 봤습니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우리 ‘궁수용사’는 그 노예를 살 돈이 없고,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있다. 금세 마법사들에 의해 그 노예는 피를 흘리며 무리로 돌려보내진다. ‘궁수용사’에게 다가가 오늘은 어서 방으로 들어가 쉬자고 말했다. ‘마로스제국’을 돌아보고 있던 ‘궁수용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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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우리는 이 ‘마로스제국’에 나중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쓸데없는 특수능력을 가진 우리 ‘마법사용사’의 나태 때문이다.

 

  마법사는 5가지의 등급으로 나뉘게 된다. ‘마로스제국’에서 정한 마법사의 기준이다.

 5. 네오피테 – 4. 미노르 – 3. 메조르 – 2. 이그젬프투스 – 1. 마구스

 

  그는 여기에 속해있지도 않다. 초급마법사인 ‘네오피테’도 아닌, 그냥 일반 시민이다. 나는 왜 등급을 올리는 시험을 보지 않았는지 물어봤다. 답변은 딱 우리 ‘마법사용사’ 다웠다.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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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의 등급을 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왜냐? 보통의 마법사들은 ‘마법 연구 성과’로 한 단계씩 등급을 올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법사 등급 시험은 1년에 한번만 볼 수 있고, 상급 마법사인 ‘메조르’까지는 쉽게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연륜과 인맥을 크게 중요시하는 마법사들은 중급마법사인 ‘미노르’ 등급에 오래 머물러있고 성실하게 등급시험을 치르고 있다면, 마나의 흐름을 관리하는 법은 숙련자가 되었다 판단하여, 상급마법사인 ‘메조르’가 될 자격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것이 상급마법사인 ‘메조르’가 유난히 많고 편차도 심한 이유이다.

 

  우리 ‘마법사용사’는 성실하지도, 인맥이 많지도, 중급마법사인 ‘미노르’ 등급에 오래 머물러 있지도 않았고 엄청나게 뛰어난 ‘마법 연구 성과’도 없다. 그런 그가 오늘 ‘마법사등급 시험’을 치르러 처음 간다.

 

  남은 건 ‘실력’ 뿐이다. 그러나 그와 함께 여행을 다녀본 결과, 그의 실력은 많이 쳐줘도 중급마법사 ‘미노르’일 것이다. 우리 중 그가 가장 약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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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스크롤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러 ‘궁수용사’와 함께 마을을 돌고 있다. ‘전사용사’는 수련을 하고 있고, ‘성직자용사’는 그동안에 피로가 아직 안 풀린 지, 방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그리고 마을을 어느 정도 돌았을 때, 이곳이 왜 이렇게 질서정연한지 깨달았다. 이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자체가 없다. 오로지 연구만을 위해 살아가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려한다. 아마도, ‘마로스제국’의 극단적인 ‘마법연구’와 ‘희생’ 강조로 이곳의 사람들은 그렇게 되어버린 것 같다.

 

  그때, 엄청난 굉음과 함께 지면 전체가 흔들려 어린아이가 넘어져 피를 흘리며 울고 있다. 아무도 그 아이를 봐주지 않는다. 돈이 안 되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고하고 나와 ‘궁수용사’는 그 아이 앞에 가있었다.

 

  ‘궁수용사’가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처음 느껴본 따뜻함에 그 아이는 엄청 어색한 얼굴하고 있었고, 그것은 나의 마음속 무언가에 흠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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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궁수용사’는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고, 그 아이의 부모는 우리에게 적대심을 표출했다. 나와 ‘용사궁수’는 그 적대심이, 두려움에서 온 것임을 아는 데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린 길거리에 ‘장애인’, ‘노숙자’, ‘구걸하는 자’, ‘취객’, ‘어린아이’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여기서 ‘거의’는 우리가 일전에 도움을 주었던 그 ‘어린아이’ 때문에 붙인 것이다. 이상 하리 만큼 깨끗한 길거리를 걷던 나와 ‘궁수용사’는 무언가 짐작 가는 것을 느꼈고, 그녀는 말했다. “이곳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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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을 보고 돌아오고 있는 졸린 눈의 ‘마법사용사’를 만났다. ‘궁수용사’의 시험은 어땠냐는 질문에, 그는 귀찮다는 듯이 시험을 통해 받은 ‘마법사 등급 목걸이’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그것은, 초급마법사 ‘네오피테’도, 중급마법사 ‘미노르’도, 상급마법사 ‘메조르’도 아니었다. 최상급마법사 ‘이그젬프투스’의 목걸이다. 아마도, 그 아이를 울리게 만들었던 굉음은 우리 천재 ‘마법사용사’의 것이었나 보다.

 

  우리에게 실력을 숨겼던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열심히 하지 않은 것뿐이다. 이 사람, 정말 뼈 속까지 나태하다. 확실히 얼굴뿐만 아니라, 재능도 주인을 잘못 만났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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