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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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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누구.....세요?
작성일 : 20-09-24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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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누구.....세요?

 

  테이블이 길게 늘어선 실내 포장마차에 들어선 강현은, 구석 자리에 이미 자리 잡고 앉아있는 준을 발견하고 마주 앉았다.

 

 “아... 일찍 왔네요”

 

 “네, 근처에 있었거든요”

 

 “아~네... 다시 인사할게요, 이 강현입니다”

 

 인사를 하고는 명함을 한 장 내밀었다.

 

 -아... 의사였구나-

 

 일단 신원은 확인했다.

 

 “서준입니다. 얼마 전 제대를 했고, 다음 학기 복학 준비생입니다. 혹시..저녁 식사 하셨습니까?”

 

 준은 혹시 강현이 빈속에 술을 먹게 될까 봐 물었다.

 

 “네, 먹었습니다, 서 준씨는요?”

 

 “네... 저도,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강현의 잔에 술을 채워 주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서른둘입니다. 형제는 위로 형님만 두 분 계시고 두 분 다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다 계십니다”

 

 이번에는 강현이 술병을 받아 준의 잔에 술을 채워 주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 얘기하면서 한두 잔씩 오가는 사이에, 준이 강현에게 말을 놓으라고 했다.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인 강현이었고, 어느새 두 사람은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역시 남자는 술이 좀 들어가야 친분이 쌓이나 보다.

 

 “우리 누나랑 무슨 사이입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준의 질문에, 강현은...

 

 “얼마 전까지 사귀는 사이였고, 지금은 누나가 헤어지자고 해서 내가 쫓아다니고 있는 사이지”

 

 “네~에? 누나가 형이랑 뭘 했다고요! 사귀었다고요?”

 

 “그래, 안 믿겨?”

 

 “누나가 남자 알레르기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물론이지... 그리고 누나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

 

 “어느 정도 안다는 건... 우리 집안에 대해서도 안다는 거예요?”

 

 “그래”

 

 “그런 얘길 누나가 했다고요?”

 

 “아니... 누나는 그런 말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거, 너도 알잖아...”

 

 “그럼, 어떻게 알았어요?”

 

 “그 사람 친구에게서 들었어... 아~ 그리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오해가 없었으면 해. 누나가 나를 자꾸 밀어내니까 이유를 알고자 내가 직접 찾아가서 듣게 된 거니까”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소주 두 병을 금방 비워 버렸다.

 

 “그럼, 누나랑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일단 마음을 열게끔 열심히 쫓아다녀야지”

 

 “네~에?”

 

 준은 뭔가 특별한 방법이 강현에게는 있는 줄 알았더니 별다른 게 없어서 조금 실망했다.

 

 “누나에게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다가온 사람은 없었어... 물론 다가오지 못하게 철벽을 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끝까지 다가가는 사람이 없었지... 그래서 난 끝까지 다가갈 거야”

 

 강현의 말에 준은 눈을 반짝였다. 이 사람은 지담의 그 두꺼운 틀을 깨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마음가짐,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강현은 그녀가 아무리 밀어내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어느 덧 자신을 응원해 주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으니까...

 

 “그래... 끝까지 응원해줘”

 

 

 -------

 

 퇴근 후, 곧장 지담에게로 또 달려간 강현은, 요즘 매일 지담에게 출근하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려는 지담의 손목을 거침없이 잡아 체,

 

 “밥 먹으러 가자”라고 웃으며 말하며, 오늘도 얼굴도장을 어김없이 찍고 있는 그였다.

 

 지담이 뭐라고 말하려고 고개를 드는 순간, 강현이 전화를 하고 있었다.

 

 “처남, 집 앞인데 밥 먹으러 가자”

 

 <“알았어요, 형”>

 

 그 광경을 본 지담은 이제 낯설지도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준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녁마다 이 남자에게 끌려다니고 있지만, 벌써 며칠째인지 모른다.

 

 ‘그래 얼마나 가겠어’ 하고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그녀였다.

 

 -근데, 이 둘은... 도대체 언제 저렇게 친해진 거지? -

 

 식당에서도 둘이 얼마나 애틋한지 눈뜨고 못봐 줄 지경이다.

 

 이젠 강현이 자신보다 준이랑 더 친해진 것 같았다.

 

 “언제부터 친했다고 그렇게 붙어 다녀?”

 

 지담은 준과 강현을 흘겨보았다.

 

 “왜? 샘나?”

 

 준이 놀리듯 말했다.

 

 “샘은 개뿔~”

 

 “이거 봐, 이거 봐! 여자가 말투가 그게 뭐냐? 형, 그냥 딴 여자 알아봐... 우리 누난 드세도 너~무 드세... 형이 잡혀 살게 될걸?”

 

 준이는 아랑곳 하지않고 말한 뒤, 상추쌈에 고기를 턱 하니 얹혀 입으로 가져갔다.

 

 “닥쳐~”

 

 지담이 숟가락으로 준의 이마를 딱하고 내리쳤다.

 

 “아~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데, 너무한 거 아냐?”

 

 “시끄러워!”

 

 “자자~ 싸우지 말고, 고기 먹어, 고기, 다 타겠다... 자~ 당신도 먹고, 우리 처남도 많이 먹고...”

 

 하며 강현이 익은 고기를 지담과 준의 접시에 담아 주었다.

 

 준이 덕분이지만, 이렇게라도 그녀를 볼 수 있어서 강현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서 그녀의 마음이 차츰 열리면, 더 바랄 게 없다는 게 강현의 생각이었다.

 

 *

 

 매일매일 오던 그가 웬일인지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화도 냈고, 막말도 하고, 무시도 했으니 오지 않을 법도 했다.

 

 “그래 그 사람도 많이 참은 거지... 이제 포기한 게지”

 

 지담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시 한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일찍 왔네... 강현이 형 안 만났어?”

 

 “포기했는지, 밖에 없던데? 잘 됐지 뭐... 앞으로 너도 그 사람, 만나지마”

 

 “뭐? 밖에 없어?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러곤 통화버튼을 눌렀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받지 않았다.

 

 “무슨 일 있나?”

 

 그리고 다음날....

 

 오늘도 그는 오지 않았다. 지담은 시원하다기보다 섭섭하고 걱정이 되었다.

 

 모퉁이를 돌아 골목 안까지 돌아봤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하~...내가 왜 이러지?”

 

 고개를 저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마침,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준이 들어왔다.

 

 “누나, 강현이 형.... 많이 아팠대... 어제 병원 다녀 왔나봐... 그래서 못 왔대”

 

 “뭐? 어디가 어떻게 아프대?”

 

 지담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래졌다.

 

 “몰라... 목소리가 많이 안 좋더라고... 병원은 며칠 쉰다고 했다는데, 집에 혼자 있어서 끼니라도 제대로 챙겨 먹는지 몰라”

 

 준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담에게 말하고는, 또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가고 싶어도 아르바이트는 주말도 쉴 수가 없으니, 갈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하고는, 지담을 슬쩍 쳐다보는 준이였다.

 

 “..............”

 

 지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준이가 일부러 그렇게 말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래도 그가 아프다는데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찾아가려니 마음이 쉽게 허락이 되지 않았다.

 

 그 동안 그가 그녀에게 했던 모습을 비추어 보면, 당연히 가야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담은, 밤 새 뒤척였다.

 

 그리고 결국 다음 날, 그의 집 앞에 서 있는 지담이었다.

 

 초인종을 누르려다 멈칫하고, 또 누르려다 멈추고....숨을 크게 내쉬었다가 다시 누르려는 순간....

 

 “누구....세요?”

 

 지담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소리 나는 쪽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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