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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은 것
작가 : 히마와리
작품등록일 : 20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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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작성일 : 20-08-23     조회 : 639     추천 : 0     분량 : 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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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김예인!! 집중 안 해!! 뭐 하는 거야 장난해? 네가 집중을 안 하면 환자가 얼마나 불안해하겠어?

 죄송합니다..

 수선생님~

 네! 가요! 너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마.

 네.. 알겠습니다..

  

 간호사가 되면 환자를 치료하고 봉사하는 그런 의미 있고 뿌듯한 삶을 살 줄 알았다.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삶. 대학 새내기부터 국가고시를 합격했던 그 순간까지 '좋은 간호사'를 꿈꿨는데.. 막상 병원에서 '간호사' 로서 실전에 뛰어드니 대학시절 꿈꿨던 '존경받는 간호사' 와는 거리가 멀었다. 적어도 내 경험 상 신입 간호사는 그랬다.

  

 봉사정신은 생각 할 겨를도 없으며 안털리면 다행인 삶.. 하지만, 오늘도 털렸다.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태움이라는 은어를 쓰지만 그냥 나는 털렸다라고 한다.

 군대 못지않게 위계질서가 강한 직업이란 걸 알고있긴 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상당히 불편하다. 환자의 생명이 달려있다보니 어쩔 수 없는 걸 알지만 후.. 그래도 힘든건 사실이다.

  

 야 김예인 너 수간호사한테 또 털렸지?

 어.. 하.. 진짜 인생 왜그냐?

 야 조금만 버텨라 형이 퇴근하고 밥 사줄게

 싫어. 집 가서 쉴래. 그리고 네가 뭔 형이야!! 키도 쬐끄만한게

 치잇.. 나중에 딴 말 하기 없다.

 그래~

  

 간호사 입사 동기 한상규, 동기들 중에 이상하게 상규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편하고 나랑 잘 맞는다.

 덕분에 병원에 적응도 잘 하고 외향적인 상규 덕분에 병원 동료분들 하고도 친해질 수 있었다.

 전화가 울렸다.

  

 따르릉~

  

 여보세요 201호요 네 지금 갈게요. 야 환자가 부른다 나 간다~

  

 예인은 환자가 부른 병실로 달려갔다.

  

 어르신, 어디 불편하신 데 있으세요?

 아니.. 주사 다 맞았어 빼줘!

 네, 잠시만요. 아 그리고 어르신 약 드셨어요? 저번엔 안 드셨잖아요. 꼭 드셔야 빨리 퇴원하고 집에 가셔야죠.

 간호사 양반, 내 몸은 내가 알아. 굳이 안 먹어도 돼. 그리고 어르신이 뭐야! 오빠라고 해봐. 오~빠!

 하.. 이러시면 곤란해요 어르신. 그리고 꼭 약 드세요!

  

 항상 이런 식이다. 의사는 항상 우러러보면서 간호사를 아래로 본다. 간호사도 정말 대단한 직업이고 존중 받아야 마땅한 직업인데 일부 어른들이나 몰상식한 사람들이 간호사를 만만하게 본다. 그리고 심하면 성추행까지.. 으.. 그런 날은 속으로 욕 한바가지 환자한테 내뱉고 싶지만 그럼 난 손가락이나 빠는 실업자가 되겠지.

  

 급하게 병실을 빠져나와 창밖을 바라보았다. 꼭 이런 날은 날씨도 좋다. 햇빛이 마치 이불 펴듯 내려앉은 느낌이 들었다. 가끔은 이런 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퇴근까지.. 음.. 2시간 정도 남았네 좀만 버티자!

 저기요 접수하는 곳이 어디예요?

  

 병원에서 처음 보는 남자가 말을 걸었다. 한눈에 봐도 크게 다친 것 같았다.

  

 아니 환자분! 어쩌다 이러셨어요? 일단 지혈부터, 이쪽으로 오세요. 접수는 지혈 먼저 하고 하셔야겠어요.

  

 급하게 소독을 하고 지혈을 마친 예인은 환자 원무과로 안내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처음 본 환자는 작업도 중 실수로 발에 글라인더를 떨어트리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고 한다. 환자의 이름은 김상혁 씨로 지극히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을 가진 아저씨었다.

  

 붕대 자주 갈아주시 고요. 압박붕대와 의료용 테이프는 인근 약국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니 꼭 구매하세요. 상처가 깊어서 꾸준히 관리하셔야 해요! 이해하셨죠?

 고마워요 아 그리고.. 제가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부모님 성함이..

 

 부모님?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가 괜한 소리를 했네요. 미안합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상혁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으로 가기 위해 병원을 나섰다.

 집에 가는 길, 어느 한 기억 때문에 머리가 아파왔다..

  

 그럴 리 없어. 그 아이는.. 그 아이는.. 분명.. 후.. 아냐, 분명 그 아이가 분명해! 목에 있는 점 2개 틀림없어.

  

 상혁은 23년 전 일을 회상했다.

 

 23년전...

 

작가의 말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전국에 계신 간호사 분들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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