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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 非可逆)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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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 非可逆)1
작성일 : 20-09-14     조회 : 680     추천 : 0     분량 : 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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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내는 계속 반복이 되는 시간 속에 이렇다 저렇다 기억 날 만한 일도 아닌 저녁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한 이후

 

 잠시 앞에 다녀 올게 하고 나간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기억 하는 아내는 큰 추위가 온다는 절기 대한에 영하 10도를 오르 내리는 혹한이라는 기상청의 보도가

 

 핸드폰에서 안내 문자가 왱왱하고 울리는 그때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온몸을 웅크린 뒷 모습이었다,

 

 

  2.

 

  "도대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단순 가출일 수도 있고 하니까 일단 실종이라는 단서가 확실해 지면 실종 신고를 하시면 되고요."

 

  경찰은 마치 등기부 등본이나 때러 온 사람처럼 무심하게 말을 했다.

 

  "뭐요? 단순 가출이요?"

 

  영한의 언성이 높아 졌다.

 

  "아니, 그러니까 ."

 

  말단 순경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얼굴도 보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하더니 영한의 높아진 언성에 의자에서 방어라도

 

 하는 듯이 일어섰다.

 

  "단순가출이 어떻게 이 날씨에 가디건 하나 입고 핸드폰도 안들고 슬리퍼 끌고 나갑니까?"

 

  "저기 그니까 그럼 실종 신고를 하시겠다는 겁니까?"

 

  젊은 경찰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요 앞에 갔다 오겠다고 지갑하나 달랑 들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만 하루가 지났는데 들어오고 있질 않으니 그게 무슨 탈이 나도 났다는 말이지 않습니까?"

 

 "저기 선생님 그러니까 일단 기다려 보시고......저희도 조사란 걸 해 봐야 할 것 아닙니까? 막 말로 가정 내 폭력으로 인한 단순 가 출을 실종신고를 하러 오는 사람이 하루에도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그 말에 열이 올랐다.

 

 "뭐? 지금 당신 뭐라고 한거야. 지금 내가 집에서 마누라나 두들겨 패는 사람이라는 거야?"

 

 "그거야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기가 찼다. 하지만 더 언성을 높여 봐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호흡을 가다듬 고 차분하게 말을 했다.

 

 

 "저기요. 그래요 그렇게 생각 할 수 있다고 칩시다. 그래요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집에서 마누라 패고 지랄을 하는 인간이라고 하더래도 생각이라는 걸 해 보세요. 이 엄동 설한에 가디건 하나 걸치고 핸드폰도 두고 간 사람인데 단순 가출이라는 게 말이 안 맞잖아요."

 

 화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말 끄트러미에서 짜증이 났다.

 

 "뭘 모르시나 본데요. 가출 하시는 분이 나 가출 함네 하고 짐 가방 들고 나가겠습니까? 그 가출의 이유가 선생님이라면 선생님의 눈을 더 피하기 위해 더 그렇게 했을 수도 있구요."

 

 영한은 말이 통하지 않는 젊은 순경을 향해 욕을 퍼부어 주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가정내 폭력으로 인한 가출이라는 인상만 주게 될 것 같아 더 차분해 지려 노력 했다.

 

 "아. 그럼 제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단 댁에서 기다리세요. 이제 겨우 하루 지났지 않습니까? 단순히 가출 했다 슬그머니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조금 댁에서 기다리 시라는 겁니다. 그래도 안되면 진짜 실종 신고 하시면 되구요."

 

  3.

 

 그렇게 나간 아내는 하루가 꼬박 자니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들어 오겠지 하고 마음 한켠 에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영한의 머리 속의 비집고 들어오려는 것을 밀어 놓고 자버렸다.

 

 그리고 눈을 떠도 아내가 들어온 흔적은 없었다. 큰 아이가 엄마는 하고 물어 보는 말에 일이 있어 나갔다고 말을 하고 출근준비를 했다. 무슨일이 있는지 몰라도 들어오면 뭐 하는 짓이냐고 한 것 따지려고 마음을 먹고 일 하는 도중에도 핸드폰을 연신 들여다 보면서 퇴근 시간만을 기다렸다.

 

 분명 아내는 집으로 돌아 왔을 것이다. 확신 했다. 하지만 그것은 확신이 아니라그저 두려움을 몰아 내는 영한의 생각의 방식일 뿐이었다. 집에 돌아와서야 뭔가 대단히 큰일이 생겼구나 싶었다.

 

 작은 아이가 엄마 아직 안 왔어 하는 말에 대답도 않고 슬리퍼를 끌고 근처 지구대로 갔다.

 

 

 

  4.

 

 늦은 밤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위가 어두워지는 시간 일로 학교로 집을 나갔던 이들이 집으로 돌아와 밥상 앞에 앉는 시간 그래서 언성이 높아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시간 그 시간 속에 영한은 아내가 겪을 수 있는 온갖 끔찍한 상상들을 머리 속에 떠 올렸다.

 

 소름이 돋았다.

 

 "그럼 저 더러 이렇게 넋 놓고 집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으라는 겁니까?"

 

 영한은 화를 억누르면서 이를 앙 물었다. 이 사이로 억울 함이 삐져 나왔다.

 

 "그러면 저희더러 어떠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따박따박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제 말 다 하는 민중의 지팡이라는 이 공무원은 영한에게 유연하게 대해줄 마음은 없어 보였다.

 

 "그냥 실종 신고를 하면 안 되겠습니까?"

 

 "일단 서류는 작성 하세요."

 

 "서류 작성하면 어떻게 됩니까?"

 

 "사건 조사 해서 단순 가출인지 아닌지 실종인지 조사가 들어가겠죠."

 

 결국에는 서류를 작성하든 어떻든 답답함을 해소 할 줄 어떠한 방법도 존재 하지 않으니 공권력에 굴복 하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고 나면요?"

 

 영한의 물음에 그는 한숨을 내어 쉬곤 그 쪽에서 언성이 높아 졌다.

 

 "단순 가출이라고 판단이 되면 댁으로 연락이 갈 거구요. 실종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실종 수사 팀에서 아내분을 실종자 명단에 올리고 실종 수사를 하겠지요."

 

 "그럼 어떻게......"

 

 뒤에서 앉아 있떤 머리가 벗거진 소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면서 말을 했다.

 

 "아 그 양반 참 질기네. 우리도 절차라는 것이 있고 그런 거 잖아. 왜 그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 먹어?"

 

 하고 말을 했다.

 

 영한은 한 장의 민원 처리서를 들고 서서 앉지도 서지도 못 한채 서서 있었다.

 

 정말 무엇을 어떻게 할 지 몰라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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