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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 非可逆)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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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 非可逆)7
작성일 : 20-09-14     조회 : 370     추천 : 0     분량 : 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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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영한의 어머니가 말을 했다.

 

 "그 년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망조가 들었어. 아이구 남사스러워서. 나참 뭐 그딴게 굴러들어와서는......"

 

 혼잣말처럼 했다. 하지만 듣기 싫었다.

 

 "그만하세요."

 

 하고 말을 했다.

 

 "너도 잘 한 거 없다. 오죽 못 났으면 마누라가 저 지경이 되도록 있었냐?"

 

 "무슨 말이......"

 

 가기 막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영한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뱉어 버리고 말았다

 

 "그만 하세요. 아이들 한테 도 저한테도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제발요 애들 엄마나 우리들이 엄마 꼭두 각시가 아니잖아요. 다컸어요. 아니 늙었어요. 그리고 엄마 보다 훨씬 많이 배우고 똑똑 해요. 그러니 가르칠 들지 마세요.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 해 주시면 안 돼요? 어떻게 엄마 입맛에 완벽이 다 맞출수가 있어요? 애들 엄마도 나도 사람인데......"

 

 "나는 다 맞추고 살았다. 나는 다 맞추고 살았어. 그런데 너희들은 왜 못하니? 나도 그렇게 살았는데 너희들은 뭔데 뭐가 그리 잘나서 그거 하나 못 맞춰 주냐"

 

 어머니의 목소리에 울음기가 배어 있었다.

 

 "뭘 바라시는 데요?'

 

 "내가 뭘 바라니 다 너희들 잘 되라고......"

 

 "우리들 잘 되라고 내 앞으로 사채쓰시고 우리들 잘 되라고 애들 애미 친정에 돈 빌리시고 우리들 잘 되라고 애미 소지품 뒤지고 그러셨어요?"

 

 "애들 애미가 그러디? 내가 그랬다고?"

 

 "아니요. 알고 있었어요. 아니요 다 알아요. 그런데 모르는 척 눈 감고 있었던 거예요. 문제 만들기 싫어서......"

 

 영한은 게워내듯 속에 있던 말을 했다.

 

 어머니는 몸을 돌려 앉으면서 등을 보이며 말을 했다.

 

 "어차피 말 할 거 애들 애미 살아 있을 때 하지 그랬냐?"

 

 "그러게요 그랬으면 적어도 애들 엄마 저렇게 까지 되진않았을 텐데요."

 

 아버지가 헛기침을 하며 큰소리로 말을 했다.

 

 "그만들 해! 이런다고 애들 애미가 살아서 오냐? 그냥 지 팔자지. 이런 집에 시집 온 거도,그렇게 간 것도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냥 지 팔자인거다. 내가 너희들 결혼 할때 아는 철학관에 알아 봤더니 너 두번 결혼할 팔자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거다."

 

  아버지는 읽고 있던 신문을 접고 돋보기를 벗으며 눈이 피곤한지 눈 사이를 엄지와 검지로 꾹꾹 눌렀다.

 

 "사람 죽고 사는거 다 팔자 탓이다. 그냥 네 팔자려니 하고 살아라."

 

 할말이 없었다.

 

 영한이 한숨이 내어 쉬었다.

 

 "이제는 어쩔거냐?"

 

 "어쩌긴요?"

 

 "애들 하고 너 괜찮겠니?"

 

 어머니가 다시 몸을 돌려 말을 했다.

 

 "괜찮죠. 이대로 살면 돼요. 어차피 어머니 우리 애들 거둬 주실거 아니고 내 자식은 내가 거둬아지요."

 

 

 15.

 

 이렇게 이슈가 되고 나니 친척들 친구들 하나 둘씩 위로 라고 연락을 해 왔다. 어떤 전화도 영한의 위로가 되지 못 했다.

 

 그냥 내버려 두었으며 좋겠다고 생각 했다. 뭐가 그리 남 일에 관심이 많은지 싶었다.

 

 아내의 말이 생각 났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거야? 뭘 하든지 말든지 뭐가 상관인 거야?"

 

 "왜 또?"

 

 "당신네 사람들 말이야."

 

 "당신네 사람들이라니?"

 

 "당신 친척들 말이야. 내가 뭘 하는지 왜그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할머니 부터 해서 고모들 까지......"

 

 "신경 쓰지마. 원래 그런 분들이야."

 

 "원래 그런 분들이 왜 유독 나한테만 그러냐고 동서한테는 안그러면서......"

 

 "제수씨는 뭐 어려워서 그렇겠지."

 

 "그럼 난 만만 하다는 거네?"

 

 "아니 당신이 성격이 좋으니까."

 

 "난 그 분들 생각 듣고 싶지 않아 나를 위한 다는데 다들 결국 시어머니 욕이고 시어머니는 결국 다른 사람들 욕이고 고모들 욕이고 그러다 잘 지내면 나는 또 찬밥 신세고.어머니는 또 내 머리 스타일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화장은 하지 마라 화장 하면 아버지가 안 좋아 하신다. 머리 치렁 거리면 아버지가 안 좋아하신다. 왜 들 그러냐고? 왜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로 해야 해?"

 

 "다들 그렇게 살아오셨으니까. 어머니도 할머니도 고모들도."

 

 "그럼 여태 내가 살아온 것은 없는 거야?"

 

 "아버지 싫어 하는거 안 하는게 뭐가 그리 대수야?"

 

 "내 남편이 당신이 아니고 아버지야?"

 

 말을 하다 보면 그렇게 흘러 가곤 했다.

 

 영한은 그런 말이 듣기 싫어 일부러 귀를 막고 피했다.

 

 당연히 싫을 것이다. 간섭받는 것도 통제 받는것도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대가족 안에서 살아온 영한은 너무도 잘 알았다. 홀 어머니 밑에서 딸 하나 귀하게 자랐으니 아내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난 말이야 절벽에서 혼자 서서 백만 군대를 막기 위해 선 힘 없는 병사 같애. 그리고 나의 뒤에는 아무도 없어. 너무 외로워."

 

 영한은 그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 불만에서 그 역시 도망가고 싶었다.

 

 "나는 뭐지? 당신한테? 그냥 자리만 지키는 개야? 아니 개만도 못 하지. 자기 집에서 키우기 개 따라다니면서 개똥이나 치우고 있으니 서열 같은 걸로 따지자면 제일 밑이야."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잘 못 했어. 그러니까 그만 하자."

 

 "뭘 그만 해. 뭘 잘 못 했는데......"

 

 "아 씨발 또 시작이네."

 

 영한은 자리를 떴었다.

 

 영한은 아내를 생각 하면서 혼잣 말을 했다.

 

 "이제 알겠네. 내가 뭘 잘 못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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