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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 非可逆)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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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역( 非可逆)12
작성일 : 20-09-15     조회 : 394     추천 : 0     분량 : 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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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무현이 몇 번이나 전화를 했다. 살아 있기나 하는 거냐고 그 말에 살아 있지 그럼 하고 한 번 봐야지 하는 말에 바빠 하는 말로 전화를 끊어 버렸던 것은 아내의 장례식 장에서 했던 무현과의 대화가 아파서 였다.

 

 머리 속에서 영한을 괴롭히던 생각이 무현의 입에서 듣게 되는것이과 맞 물려 안 밖으로 총공격을 당해 도망 갈때 도 없이 코너에 몰린 기분이었다.

 

 두드려 맞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픈것이 나을 때 까지 무현을 피하고 싶었다. 만나지 않을 수 있다면 끝 까지 만나고 싶지 않았다.

 

 아내를 죽인 이유를 말 해 하고 말 것 같았다. 결국 아내를 죽인 것은 너 잖아 하는 책망에 맞아 죽을 것 만 같았다.

 

 몇 번 이리 저리 피하다 보니 무현이 전화를 해서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오늘도 바쁘지?"

 

 "응 아이들 때문에"

 

 "그래 이해 한다. 그런데 조금 섭섭하다."

 

 "아이들 저녁도 챙겨야 하고 아이들 두고 나가기 그래서."

 

 "알아. 알지만......그래도 네가 나를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뭐 잘 못 했나 싶기도 하고......"

 

 아파서 무현을 피했는데 피했던 것이 무현을 아프게 한 것 같아 미안 했다.

 

 "알았어 애들 한테 물어 보고 연락 할게."

 

 "그래 알았어."

 

 아이들 한테 물어 보고 할 것도 없었다. 인성은 학교륾 마치고 학원을 갔다 오면 6시라도 먹을 것을 차려 놓기 때문에 혼자서도 잘 챙겨 먹고 중학생이 되고 나서 사춘기라는 것이 온것인지 혼자 있고 싶어 해서 영한이 늦는다고 하면 좋아 하는 기색이 역력 했다.

 

 인비는 12시나 되어야 귀가를 하니까 그 것 마저도 상관 없었다.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던 아이들이 영한 보다 더 잘 버텨 주고 영한 보다 더 잘해 나갔다.

 

 학교에서는 엄마가 없다는 것 때문인지 세상의 비난의 중심이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보니 우리 가족이 한 켠으로 불쌍해 보이는지 학교 선생도 아이들이 잘해 나가고 있다고 칭찬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따라 다니는 꼬리표는 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엄마가 자살한 아이들 ......그런 꼬리 표 뒤로 많은 말들 역시 아이들을 괴롭힐 것이다.

 

 그것에 익숙해 질 때 까지 아이들은 간간히 그런 이야기에 아플 것이다.

 

  어느 순간 그것이 아무 것이 아닌 것이 될 때는 아이 들이 어른이 되겠지. 영한은 잠시 그런 생각을 하며 무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전에 무현과 자주 가던 호프 집이었다. 인테리어도 변하지 않았고 안주도 변함이 없었지만 주인은 세번이나 바뀌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지 않는것이 있다는것이 편안해 지는 나이가 되자 그 곳을 오게 되면 변하지 않았다는것에 감탄을 했다.

 

 그때 그시절 영한과 무현이 어릴 적 유행 하던 노래를 틀어 주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그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다.

 

 최근에 바뀐 주인에게 왜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냐고 했더니 바뀌지 않는것도 있어야 우리 같은 사람도 쉴 때가 있죠 하는 말을 했다.

 

 그 말에 맞장구를 쳤었다.

 

 그 때가 일년 너머 였으니 아내가 있었을 때 였다.

 

 둘은 500CC생맥주를 앞에 두고 노가리를 안주로 시켰다.

 

 요즘 뱃살이 나와서 진 안주는 피하자고 무현이 말을 했다. 뱃살이 나올 나이가 되었다.

 

 잠시 호프 집의 음악을 들으면서 따라 부르다. 영한이 말을 했다.

 

 "총 같은거 쏠 수 있는데 있지?"

 

 "그건 왜?"

 

 "그낭 가슴이 답답해서."

 

 "실탄 사격장 같은데 있지 않아?"

 

 "그냥 하늘을 향해 빵빵 하고 쏘고 싶어."

 

 "그거 좀 위험 한데?"

 

 "뭐가 위험해? 그렇다고 내가 누굴 향해 쏠 것도 아니고......"

 

 "총을 손에 쥐면 그러고 싶을 지도 모르잖아.."

 

 영한은 맥주 잔을 들고 들이키고 캬 하는 소리를 내고 난 이후에 말을 했다.

 

 "웃긴 이야기 해 줄까?"

 

 "뭔데?" 무현이 노가리를 가위로 자르면서 물었다.

 

 "우리 애들 엄마 노트에 여러 가지 말들이 쓰여 있어. 뭐 이런 저런 이야기 일기 같은 이야기도 있고 소설 같은 이야기도 있고 뭐 알 것 같은 이야기도 있고 모를 것 같은 이야기도 있고 그런데"

 

 "그런데?"

 

 무현은 가위로 자른 노가리 조각을 입안에 놓고 우물 거리며 말 했다.

 

 "이런 대목이 있드라 소리가 나지 않는 총이 있다면 남편을 쏴 죽이고 싶다."

 

 "헐! 그 남편이고 하면? 너?"

 

 "그래. 나 이영한."

 

 "에이 그냥 하는 말이겠지."

 

 "정말 그냥 하는 말일까?"

 

 영한이 낄낄 거리고 웃었다.

 

 "웃음이 나오냐?"

 

 "그러게 웃음이 나오네 우리 애들 엄마가 안 죽었으면 어쩌면 내가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고 보면 애들 엄마가 죽는 것 보다 내가 죽는 편이 더 나을텐데......"

 

 "뭐 그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이 있냐?"

 

 "뭐 하나 할줄 아는게 없더라 나란 놈은 결혼 하고 세탁기 한번 청소 하번 해 본적 없더라고......이 네모난 녀석이 어떻게 해야야 돌아가는 거지 하고 한참 보고 있었다니까 이런 물건이 우리 집에 있기 있었네 하고 생각을 했어. 웃기지 않냐? 어떻게 그걸 모를 수고 있지. 그게 바로 세탁기란 놈이더라구......"

 

 "원래 그런거야. 건강한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른다 잖아. 언제 손이나 코가 있었다고 거울을 보냐? 그냥 거기 있구나 하는거지 그게 거기 있구나 하고 자각 하는 순간은 아픈 순간이라고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팔이야 하잖아."

 

 "그렇네 모르는게 너무 많아."

 

 "그게 사는 거잖아."

 

 맥주 500CC를 다 해치우고 주인을 불러 소주 한병을 달라고 했다.

 

 맥주 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취기를 영한은 원했다.

 

 아내가 죽고 나서 영한의 머리 속에는 아내의 생각으로 가득 했다. 그러고 보면 아내를 사랑 하고 있는 것이 틀림이 없었다.

 

 사랑은 그 사람의 생각으로 가득 차는 것이다.

 

 아내가 물었다.

 

 "나 사랑하기나 하는거야?"

 

 "사랑? 그런 말이 듣고 싶어? 다 늙어서?"

 

 웃었다. 웃어 줬다. 그런 감성이 남아 있는 아내를 마치 저능아라도 되는 양 말을 했다.

 

 "참 못 났다. 그 나이에 사랑? 아직 당신은 안 늙었나 보네 좋겠다 애 같아서...... 그래서 인비랑 맨날 싸우나 보네 둘이 똑같아서."

 

 사랑해서 결혼을 했다. 온통 세상이 아내 밖에 없어서 아내와 결혼을 했다. 그런데 사랑이란 애들이라 하는 한 순간의 감정 소모 정도가 되어 버린 나이가 되자 아내의 물음에 그렇게 답을 했다.

 

 이제서야 다시 아내가 물어 본다면 이제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 하고 있었다고 계속 계속 쭉 그런데 어딘가 숨어 있는지 몰라서 그런 것 따위는 없는 줄 알았다고 그런데 이제서야 뒤늦게 나타나서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처음 만나 가슴 떨리던 순간 만큼이나 당신을 사랑 한다고 온통 당신 이야기만 하고 싶고 당신 생각만 하고 싶다고

 

 그렇게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나를 사랑했을까?

 

 아내가 뜬금 없이 영한을 향해 나를 사랑해 하고 묻고 싶었듯이 그것이 갑자기 알고 싶어 졌다.

 

 하지만 그 대답을 들을 수 없다.

 

 잠시 멍하니 있는 영한을 향해

 

 무현이 말을 했다.

 

 "야 마셔 마셔 시간이 약이야."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되는것들 하지만 그것이 시간이 지나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시간이 지날 수록 익숙 해지는것이다.

 

 아내가 없는 상황들이 아내가 없는 그 공란이 당연 해지는 것이다.

 

 영한이 무현에게 잔을 내밀면서 말을 했다.

 

 "공란을 위하여."

 

 "무슨 소리야?"

 

 "그냥 따라해."

 

 "그래 농담도 하고 살만 한가 보네."

 

 "그래 살만하다. 공란을 위하여."

 

 "그래 공란을 위하여다. 그 공란이 뭔지 모르겠지만."

 

 마침 스피커에서 김민우의 사랑일 뿐이야 하는 노래가 나왔다.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많은 이별을 했는지 몰라. 그대는 나의 온 몸으로 부딪쳐 느끼는 사랑일 뿐야."

 

 술이 거나 해 져서 그런지 목소리가 커졌다. 술집의 손님들이 힐끔거렸지만 영한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무현도 같이 불렀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옛날 노래를 흥얼거리던 것이 이런 것인가 ? 나도 아버지를 이해할 나이가 된건가 싶어 영한은 웃음이 났다.

 

 시간이 늦어져 집에 전화를 했다.

 

 "인비니?"

 

 "응."

 

 "빨리 들어 왔네?"

 

 "응 학원 안 갔어."

 

 "왜?"

 

 "컨디션이 안 좋아서."

 

 "어디 몸이 아픈거야?"

 

 "아니 그런건 아니고......"

 

 인비가 잠시 말을 머뭇 거렸다.

 

 "생리통 때문에......"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밥은 먹었어?"

 

 "응 친구들이랑 먹고 들어왔어.."

 

 "잘 했네. 뭐 먹었어?"

 

 "대패 삼겹살."

 

 "삼겹살?"

 

 "응."

 

 "우리 인비가 아빠 보다 더 잚 거고 다니네?"

 

 "다들 그런데 가서 먹고 하는데? 아빠가 몰라서 그렇지."

 

 "그런가? 인성이는?"

 

 "인성이는 자기가 차려 먹은 것 같던데?"

 

 "인성이는 뭐해?"

 

 "TV 봐."

 

 "좀 많이 보는 것 같진 않아?"

 

 "괜찮아 내버려 둬 너무 심하면 내가 이야기 할게. 그래도 학원 숙제랑 학교 숙제는 다 해 놨던 데 뭐."

 

 "다행이네. 아빠 친구랑 있는데 좀 더 늦을 것 같아 먼저 자고 있어. 너무 많이 늦진 않을 거야."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놀다 와."

 

 "고마워."

 

 아이들이 점점 어른이 되어 가고 있었다. 너무 빨리 어른스러워 져가는 것은 아닐까 제 나이에 부릴 수 있는 투정 다 부리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야 하는데 투정 부릴 자리가 없어 지고 나서 그런지 아이들은 제 나이 보다 빨리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영한은 좀 서글퍼 졌다.

 

 제 엄마가 있을 때는 애들 같기만 했는데......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없었다면 영한은 두려움이 일었다.

 

 아이들이 힘이 되어 주었다. 잘 버텨 주는 건지 잘 크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생각 하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하는 짓이 다 예뻐 보였다. 이랬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렇게 대견 할 수가 하는 식의 생각은 공부를 하거나 대단히 대단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그렇게 버터 주는 것 만으로도 감동스러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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