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박사장은 창을 내다 보았다. 그의 사무실은 20층 짜리 건물의 12층이었다.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그는 평상시 창 가까이에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은 발을 벽에 붙이고 창에 얼굴을 붙였다.
보통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그렇게게 서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아래길에서 사람들의 작은 머리가 지나 갔다. 그것을 세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박사장이 원하는 사람은 없다. 아들도 떠나고 아내도 떠나고 그녀도 떠났다.
박사장은 그들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렇게 박사장을 떠나고 싶지 않을 만큼의 사랑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남아 있었다면 그들은 박 사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떠나고 일년이 되었다.
그녀의 유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들은 알 것이다. 그것을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찾지 않았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을 그녀가 원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의 하얀 무릎이 생각이 났다. 그녀의 가는 목이 생각이 났다. 유난히 창백해서 어디 아픈 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아 있는 추위에 떨고 있는 이른 목련 같은 여자였다.
그 추위에 봄을 알리고 역할이 끝이 났다는 듯이 미련 없이 툭하고 떨어져 버리는 그런 목련
박사장은 그녀와 마주 앉아 있으면 그렇게도 마음이 아렸다.
헛헛한 웃음을 그래서 웃었다.
절대 살아 내지 못 할 곳에서 의연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살고 있는 여자 였다.
박사장은 그때 그녀와 마주 앉아 웃던 헛헛한 그런 웃음을 오랜 만에 웃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었다.
그녀를 살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한 동안 고민을 했다.
회유도 해보고 협박도 해 봤다. 잊고 새 출발을 하자고 그래서 이전 보다 훨씬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눈물 보다 웃는 것이 익숙하게 해주겠다고 네가 원하는 것은 다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다 해 줄 수 있었다. 힘도 능력도 있었다. 이런 진창에서 살지만 그녀가 원하면 깨끗하게 씻고 다시 시작 할 수도 있었다.
그녀를 살리고 싶었다. 그렇게 죽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아내가 죽었다. 자살이엇다. 침을 뱉어 주었다. 뭐가 그리 못 살겠냐고 잘 죽었다고 침을 뱉어 주었다. 잘 해 준 것도 없지만 그래도 돈을 아쉽지 않게 살게 해 주지 않았냐고 했다. 하지만 배는 골아도 그때가 좋았다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아내는 늘 말을 했다. 돌아 갈 수 없었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었다. 배고픔과 가난에 대한 원수를 갚고 싶었다.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골아 죽는다라는 거짓말 같은 현실에서 아들이 먹을 것이 없어 배 골아 죽었다. 실은 하루 끼니를 위해서 아내와 박사장이 일을 나간 사이 아이는 뒤 집기르 한 후 고개를 들지 못 해 숨이 막혀 죽었다. 그러니 아들은 배가 골아 죽은 것이 맞았다. 젖 먹이 아들의 복수를 하고 싶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절대로......
자신의 무능함이 미치도록 싫었다. 그런 때로 돌아가자는 그녀의 말을 무시 했다. 아이야 다시 가지면 되지 않냐고 아일를 잃고 방황한 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박사장은 자신을 용서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가난을 같이 했던 아내 역시 용서 할 수 없었다.
박상은 아들이 죽고 사체업에 들어왔고 돈을 받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 이 판을 떠 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아내가 죽자고 이 일을 그만 두고 새출발을 하자고 했을 때는 엄감생신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박사장은 그래서 헛헛한 웃음을 웃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널 살릴 수 있을 까?"
"아무도 나를 살릴 수는 없어."
"살 생각을 해야지 왜 죽을 생각을 하는 거야?"
박사장의 언성이 높아 졌다.
"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언제 까지 설명을 해야 하는 거야?"
"너야 말로 얼마나 이야기를 해야 알겠니?"
"어떤 말도 어떤 상황도 나를 바꿀 수는 없어."
"왜? 왜 냐고!"
박사장이 수진이 무릎을 그러 모으고 앉아 있는 벽위를 손바닥으로 세게 치면서 말을 했다.
수진이 박사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 눈 빛은 원망하는 눈 빛이었다.
"난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니까?"
알 수 없었다. 그것이 왜 이유가 된 단 말인가?
"그게 왜? 그게 뭔 상관인데?"
"당신은 죽었다 깨어 나도 그걸 몰라."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냥 그 인간들 너를 배신한 인간들 복수만 하면 되잖아. 그것들 내가 사지를 절단 해서 공구리쳐서 망포구 앞에 버려 버릴 게. 그럼 되는 거 아니야? 니가 원하는거 복수 잖아."
"그러니까 당신은 모른다는 거야. 살아간 다는 것이 얼마나 나에게 고통인지 당신으 죽었다 깨어 나도 몰라."
대화는 절대 합일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언제나 되돌이 표를 찍고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런 대화 지겨웠다.
"지겹지도 않냐?"
"그래 지겨워. 그래서 그러는 거야. 이제 그만 하고 싶어."
"그런 말이 나를 설득 할 수 있다고 생각 해?"
"당신을 설득 하고 싶은 생각은 하나도 없어. 그냥 당신을 만나고 싶어 만나는 데 당신은 언제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거야. 당신이 나를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당신이 절대 이해할 생각이 없으니까 그런 거고......"
이해 할 생각이 없다. 이해 하려고 노력 하지도 않았다. 이해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변명을 해봐도 그녀의 말이 맞다.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 봐라 내가 정상인지 네가 정상인지."
수진이 비웃었다.
"길 가는 사람들이 내가 아니잖아. 길가는 100명이 그렇다고 해도 내가 아니라고 하면 나의 인생에는 그게 맞는거야."
"대부분의 사람이 가는 길이 맞는거야.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을 선택 하는 것이 맞는 거라고!"
"맞고 그른 기준은 누가 주는 건데? 당신이 뭐데 내 인생을 맞고 아니라고를 판단 하는건데?"
"그럼 그건 누가 판단을 하는 건데?"
"아무도 판단따위를 할 잣데는 없어, 그냥 제 멋대로 생각 하는 거라고 어떻게 알아 내 마음을 이런 내마음 하나 이해 하지 못 하는데 어떻게 알아 내가 느끼는 아픔을......"
그녀는 박사장을 설득 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 맞았다. 박 사장의 허락 따위는 없었다. 다만 그에게 편지를 하나 남겼을 뿐이다. 미안 하다는 말로 시작 하는 편지.
미안해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원하는대로 살려면 살 수 있겠지요 그래서 잠시 행복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자격도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제가 싫습니다. 더 이상 사랑 받을 수 있다는 희망 따위도 가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저는 당신에게 사죄를 하고 싶을 뿐 입니다.
당신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그 상황이 와도 나라는 것을 생각 하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겠지요.
그들로 대표 되는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아프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만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한 치라도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당신의 옆에 있어서 그래서 옆에 있는 데리고 살던 똥개 죽어도 아프기 마련인데 내가 당신의 옆에 잠시 나마 있었다 사라졌기 때문에아플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나에게 당신은 그럼 죽지 마 하고 엄한 얼굴로 말을 하겠죠.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이런 다짐을 하기 전에 당신을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 그럼 저는 그 생각을 다시 재고 해 봤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다짐을 했습니다. 세상에 나를 낳아준 자들이 나를 사랑 하지 않으니 저는 저를 사랑 할 수 없고 이세상에 아무도 저를 사랑 하지 않아도 저를 사랑해야 마땅할 제가 저를 사랑하지 않으니 나는 어떤 누구의 사랑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살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은 그들의 세상이고 저는 저 세상이 저의 세상입니다. 그래서 살수 없습니다.
이 말 역시 당신을 설득 시킬 수 없겠지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저는 당신이 생각 나서 웃습니다.
당신의 기가 막히다는 듯이 웃는 그 웃음이 생각이 나서 그러다 순간 변해서 다시 엄한 얼굴이 되어서 소리를 지르는......저는 당신의 그 웃음이 좋았씁니다. 저는 당신의 그 엄한 얼굴이 좋았습니다.
저를 문제라고 고개 젖지 않고 걱정을 해주는 그런 모습이 진심이라는것을 알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저는 사랑을 모릅니다. 사랑을 해보지 않았고 받아 보지 않아서 그런건 모릅니다.
그래도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말을 합니다.
당신을 좋아 했습니다. 당신을 좋아 합니다.
당신이 저를 이해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 편지를 구겨서 쓰레기 통에 넣어 버려도 좋습니다.
그저 저는 당신에게 그 날이 오면 그들이 자신의 죄를 시인하지 않고 나를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그때 당신이 저에게 해줄 마지막 부탁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저의 부탁을 들어 주시지 않으셔도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말 할 수 없을 테니......그저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태어나 이렇게 밖에 죽을 수 없었던 김수진이 아닌 안진희라는 여자를 기억 해 주시고 불쌍히 여겨 주신다면 제 부탁을 들어 주싶시요."
박사장은 그 편지를 다 읽고 책상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한 번도 들어 보지 못 한 이름이었다. 안 진 희
편지 말고도 다른 두장의 종이가 더 들어 있었다. 박 사장은 그것을 꺼내 보았다.
하나는 김수진이 박사장에게 오억을 빌렸다는 차용서이고 하는 사체 포기 동의서 였다.
박사장은 이 무의미한 서류들을 보면서 다시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김수진이라는 없는 사람이 쓴 차용증. 이 가짜 서류가 무슨 힘을 발휘를 할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