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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퍼 : 시간을 걷는 사람들
작가 : 제이원
작품등록일 : 201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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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07     조회 : 485     추천 : 0     분량 : 2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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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현이 집에 도착했을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녁 7시. 창밖은 벌써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뭐지?"

 

 수현은 자신의 오른쪽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봤다. 녹이 슬고 군데군데 기스가 난,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손목시계였다. 시침은 막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아, 역시. 또 고장났구나..."

 

 수현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앞으로 발을 내딛어 앞으로 몇 걸음걸었다. 눈을 뜨자 수현의 엄마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나 왔어. 또 드라마 봐?"

 

 "어유 깜짝이야!! 언제왔어?! 무슨 애가 발소리도 안내고 다녀!"

 

 "하하..엄마가 못들은거야."

 

 "무슨... 일찍왔네? 아직 3시 밖에 안됐는데."

 

 "지원이랑 돌아다니다가, 다리아파서."

 

 "얘가... 배부른 소리 하고있네. 고생했으니까 놀라고 용돈까지 줬구만."

 

 "네~ 밥먹느라 다~썼습니다~"

 

 수현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밖은 아직 환했다.

 

 

 01

 

 -한수현. 고등학교 2학년. 이과생. 흑발. 긴 생머리. 키가 큼.

 

 "키가 큼? 이건 또 뭐야. 야, 이게 끝이야?"

 

 넓직한 사무실같은 느낌의 방에, 회장님이 앉을법한 의자에 누군가 앉아있다. 말투는 그렇지 않지만, 겉모습은 초등학생으로나 보일법한 금발의 남자아이다.

 

 "네, 아직 제대로 얘기도 못해봤다니까요. 이정도도 엄청난 수확이에요."

 

  그 옆에는 마치 비서처럼 서있는 여자가 한명 있다. 미인인 듯 하지만, 얼굴의 거의 절반을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다. 여자는 계속 미소를 짓고 있다.

 

 "이걸로 어떻게 찾으라고? 하다못해 사진같은 것도 없어?"

 

 "있었으면 진작에 드렸겠죠. 전 어쨌든 노력했어요~."

 

 "와... 월급 날로먹지?"

 

 "하하... 이쪽 일에 월급 같은게 어딨어요? 이정도면 그냥 노예...의리지, 의리."

 

 "아... 진짜 너 짜증난다... 형만 아니었어도 잘렸다."

 

 "그 형님 믿고 이렇게 나대는거죠, 제가."

 

 "내가 무슨 죄야 진짜... 형님은 요즘 보이지도 않던데..."

 

 "어머 왜 울려고 해요? 잘 찾아봐요. 혹시 모르죠, 바로 찾을지. 키 진짜 크던데."

 

 "저리가!"

 

 

 아침 8시 10분. 수현은 등교중이었다.

 

 '아...버스 사람 진짜많네... 내가 탄게 기적이었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중 학교 옆에 마트가 눈에 띄었다.

 

 '헉... 사람 왜저렇게 많아... 오늘 밥 맛없나...?'

 

 수현은 멍하니 가게의 창문으로 가게안을 바라보았다.

 

 '...?'

 

 "어이, 한수현!! 숙제다 했냐?"

 

 "아 깜짝아! 그냥 이름 부르면 되지 왜 치고 난리야?!"

 

 "허 니가 불러도 대답을 안하니까~ 뭐보고 있었냐, 저기 뭐 있어?"

 

 "아니...그냥 누가 쳐다보는거 같아서..."

 

 

 "야, 오늘 급식 봤냐? 진짜 사람먹는거 맞나? 우리가 낸돈 다 어디간거야?"

 

 "미리 확인좀 하고올껄..."

 

 "야 한수현, 나갈래?"

 

 "아 귀찮아... 움직일 힘도 없다...지금 몇시냐?"

 

 "1시10분. 시간은 왜?"

 

 "그냥. 나 오늘 몇시쯤에 학교왔지?"

 

 "너? 한 10분쯤? 너 되게 이상한거 물어본다."

 

 "배고파서 맛이 갔네..."

 

 '뭐래... 흠, 8시 쯤이면 안 마주치겠지?'

 

 일어나서 교실 밖으로 나갔다.

 

 '복도지만 왠만한 소리는 다 들리는구나...'

 

 "야 쟤 왜저래? 진짜 미친거야?"

 

 "나둬, 가끔 혼자 마이웨이 하잖아."

 

 눈을 잠시 감고 앞으로 걸었다. 8시 정각.

 

 '이번엔 핸드폰 시계니까 정확하겠지. 지갑 챙겼던가?'

 

 학교 앞 마트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아마 급식메뉴를 보고 온것이라고, 수현은 생각했다. 수현은 늘 먹는 빵과 우유를 집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계산하는데만 10분이 걸렸다.

 

 '아...사람 겁나 많네...지금 몇시지?!'

 

 8시 10분. 가게 창 밖으로 등교하고 있는 수현이 보였다. 수현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았다.

 

 '나 저렇게 생겼었나... 하긴, 그때에 비하면 사람됬지... 헉 여기본다!'

 

 수현은 재빨리 사람들 틈에 숨었다. 사람들 틈으로 보니 정연과 만나 교문으로 들어가는것이 보였다. 수현은 다시 가게를 빠져나와 골목으로 들어갔다.

 

 '큰일날 뻔 했다..'

 

 수현이 처음 '여행'을 한 것은 중학교때였다.

 그날 2년 전 부모님이 이혼한 후 한번도 열어보지 않았던 아빠의 서재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그저 그 방문을 아주 오랜만에 열었을 뿐이고, 그곳에 아주 이상한 '무언가'가 있었고, 수현은 단지 그 무언가를 통과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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