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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집착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만?
작가 : 얀티스
작품등록일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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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하나를 이루면 새로운 난관이 시작되나 봅니다.
작성일 : 22-01-02     조회 : 361     추천 : 0     분량 : 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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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언니 완전 예뻐!!”

 

 나는 보라색 꽃이 새겨진 자수를 높이 들고는 감탄하기 시작했다.

 

 루디아는 나의 칭찬에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였고 그런 언니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그녀의 팔을 두 손으로 잡으며 눈을 빛냈다.

 

 “언니! 언니! 언니가 세상에서 제일 자수를 잘하는 것 같아! 나중에 언니 인기 많아지는 거 아니야?”

 “레이아... 그 정도는 아니야!”

 “언니도~ 참! 진짜 꽃 같은데? 너무 예뻐!”

 

 루디아는 거의 홍당무가 되었고 나는 웃으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근데 이 꽃의 이름은 뭐야?”

 “아.. 이건 라일락이야.”

 “라일락?”

 “응!! ”

 “혹시 뜻도 있어?”

 “그...그게.”

 

 루디아는 말을 더듬으며 내 눈을 쳐다보지 못했고 난 그런 그녀를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잠시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애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어?”

 “자매간의 사랑....”

 “언니...”

 “처음엔 너의 보라색 머리카락을 보고 보라색 꽃을 수놓아 너에게 선물하고 싶었어. 그리고 찾아보니 라일락이 우애라는 뜻을 지니고 있더라고.”

 

 루디아는 시선을 아래로 했고 그녀의 귀는 빨개졌다.

 

 내 눈에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이렇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나중에 피폐해져 버리다니.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언니의 손을 꼬옥 잡고는 해맑게 웃었다.

 

 “언니!! 고마워!! 내가 그동안 받았던 선물 중에서 가장 값진 선물이야!”

 

 그 말은 진심이었다.

 

 이렇게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선물은 처음이었으니까.

 

 사실 이걸 받아야 할 사람은 진짜 레이아 아르첸스여야 했지만.

 

 루디아는 나의 해맑은 미소에 답을 해주는 듯 같이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렇게 루디아와 도란도란 얘기하는 사이 해가 저물었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갈 준비를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루디아는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 내일 또 올게!!”

 “응! 레이아.”

 

 루디아는 나를 배웅하며 손을 흔들었고 나도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우리 둘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하녀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나는 계속 서서 내 모습을 보려고 하는 루디아를 말리며 그녀를 방에 들어가게 했다.

 

 그리고 복도에서 엘과 함께 서 있는 하녀를 바라봤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 루디아의 전속 하녀였다.

 

 그녀는 이득만을 보는 사람이었고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성격이다.

 

 한마디로 공작과 공작부인이 방치하고 있는 루디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신경조차 쓰지 않고. 원작에서 레이아가 루디아에게 악담을 퍼부었을 때 그녀는 말리기는커녕 속으로 비웃는 여자였다.

 

 '이름이 아마 세느였지?'

 

 나는 일부러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세느?”

 “네!!! 아가씨!”

 

 원래 레이아는 자신의 고용인들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냥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

 

 유일한 예외가 엘 하나였고, 그래서 그런지 세느는 고개를 들어 눈을 빛내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아마 자신의 이름을 알아줘서 기쁜 거겠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라고.

 

 “세느, 우리 언.니. 잘 부탁해.”

 

 나는 활짝 웃으며 귀엽게 말했다. 그리고 언니라는 단어에 힘을 줘서.

 

 그녀는 순간 당황한 기색을 비추었다가 고개를 숙이며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언니 한 번이라도 건들이면 넌 끝나.’

 

 라는 생각.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착한 편은 아닌 것 같다.

 

 레이아라는 역할에 금방 적응하는 것을 보면.

 

 갑자기 착해지면 사람들은 갑자기 달라진 나를 보고는 의심하기 시작할 테고, 한 번의 의심은 걷잡을 수 없게 커져 버릴 수 있으니까.

 

 

 나는 그녀에게 가볍게 손 인사를 건네고는 엘과 함께 방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하다가 중간에 멈추었다.

 

 그리고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망설여 보이는 엘에게 물었다.

 

 “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지?”

 “네?”

 “지금 네 얼굴에 쓰여 있어.”

 “아... 그게.”

 “언니 때문이야?”

 

 언니라는 단어에 엘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언가 할말이 있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괜찮으니까, 말해.”

 

 엘은 자신의 치마를 두 손으로 잡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갑자기 루디아님께 잘해드리는 이유가 궁금해서요.”

 

 그건... 내가 언니에게 잘 안 해주면...

 

 나중에 남자 주인공들의 경멸과 모욕을 당해야 하는 건 기본.

 

 한순간에 목이 쓱싹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난 살고 싶으니까.

 

 나는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들을 속으로 생각한 채 다른 말로 변명했다.

 

 “그냥... 내 언니잖아.”

 “네?”

 

 엘은 당황해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고 난 다른 곳에 시선을 둔 채로 말했다.

 

 “엘... 내가 오늘 나쁜 꿈을 꿨다고 했지?”

 “네...”

 “나쁜 꿈보단... 슬픈 꿈이라고 해야 할까?”

 “네?”

 “당연하다고 여긴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지면 어떨 것 같아?”

 “그거야....”

 “날 챙겨주던 언니가 사라져버리면?”

 “....”

 “생각해보면 언니는 나를 챙겨주고 잘해줬어. 하지만 난 그 사실을 몰랐고. 아마 난 언니를 원했을지도 몰라.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뿐.”

 “아...아가씨.”

 

 나는 오른손 검지를 들어 얼굴 앞으로 놓고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부모님이 언니를 싫어한다고 나도 같이 싫어할 필요는 없잖아? 내가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뭐.”

 

 나의 말에 엘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거의 자식을 다 키우고 떠나보내는 사람처럼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가씨... 언제 이렇게 크셨어요.”

 “엘... 왜 울고 그래. 난 우는 사람 싫다! 그리고 나 다 컸거든!”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엘을 올려다보았고 엘은 미소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 아가씨~ 아가씨 다 크셨죠! 그럼요!”

 

 엘의 말투는 꼭 나를 놀리는 것만 같았고 난 그런 엘을 뾰로통하게 쳐다보았다.

 

 한참이나 나를 귀엽게 바라보며 웃고 있었던 엘은 무릎을 굽혀 나와 시선을 마주한 채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아가씨... 아가씨는 소중하신 분이에요.”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엘의 눈동자를 빤히 보았다.

 

 그녀의 갈색 눈동자는 나에 대한 애정과 미안함, 슬픔,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왜 저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걸까...

 

 “그럼 이만 방으로 갈까요? 아가씨.”

 

 엘은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가 문득 그녀에게 물었다.

 

 “엘.”

 “네?”

 “넌 언제나 내 편이지?”

 “네!! 당연하지요!! 전 언제나 아가씨 편이랍니다!”

 

 역시... 나는 그녀의 대답을 들으며 흡족한 듯한 미소를 지었고 마지막으로 더 물었다.

 

 “너 언니한테 쌀쌀맞게 구는 거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야?”

 

 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직시했고 그녀의 눈동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리고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아가씨가 좋아하시는 분들은 저도 좋아합니다, 아가씨. 제가 루디아님께 그렇게 대한 것도 아가씨는 제게 우선순위이시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손을 잡았고 속으로 엘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엘이 나에게 복종과 충성심을 가지게 된 연유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녀는 날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

 

 날 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점.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녀 또한 잘해주나,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가차 없다는 거.

 

 ‘그거면 됐어!’

 

 나는 엘과 함께 걸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시작이 좋은걸?'

 '앞으로도 일이 내 생각대로 잘 풀리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말이다.

 

 그 생각을 하며 난 노래를 흥얼거렸고 그런 날 바라본 엘은 흐뭇해했다.

 

 

 현재 나는 몰랐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그건 나의 안일한 생각이었다는거.

 

 아니, 바보같이 너무 자만해버린 내 잘못이었다.

 

 

 ***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상쾌한 아침, 아침 식사를 끝낸 나는 엘이 데워준 우유를 마시며 기분이 좋았다.

 

 ‘역시... 부자가 좋구나.’

 

 빙의하기 전, 한국에서 살 때는 가난해서 돈을 아껴야 했고 이렇게 값진 음식들을 먹지 못했었는데...

 

 어제, 오늘. 맛있고 고급스러운 음식들을 많이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

 

 ‘빙의해서 좋은 점도 있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우유를 마시고 있던 그때, 엘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나를 불렀다.

 

 “저 아가씨...”

 “응? 왜?”

 

 나는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마시다가 엘을 보았고 그녀는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말을 꺼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컵을 떨어트려 버렸다.

 

 “아가씨.. 저 근데 노예 경매에서 데려온 그 애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쨍그랑-

 

 

 “아가씨!!!”

 

 그녀는 희게 질린 얼굴로 나에게 다가와 내가 다친 곳이 없나 살펴보았다.

 

 다행히 다친 곳이 없어 안도했고 나를 안아서 안전한 곳에 놓았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어... 나 괜찮아! 그니까 저 유리 좀 치워줘.”

 

 나는 깨진 유리 조각을 가리켰고 그녀는 바닥에 흩뿌려진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우기 시작했다.

 

 엘이 유리를 치우느라 내 얼굴을 보지 못하는 사이, 나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까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으니까.

 

 [노예 경매에서....]

 [데려온 그 애는... 어떻게]

 

 ‘뭐야... 지금 이 시기였던 거야? ’

 

 소설에서는 정확한 날짜가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가 어린 시절은 간략하게만 나와 있고 정말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루디아가 컸을 때였다.

 

 그리고 9살이라는 나이에 노예 경매에서 노예를 사왔다니...

 

 그 어린 나이에?

 

 아니지, 아니야. 레이아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나는 나의 멍청함에 속으로 자신을 욕하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엘에게 물었다.

 

 “엘.”

 “네?”

 “내가 걔를 언제 데려왔더라? 요즘 3일간 내가 좀.. 안 좋았잖아.”

 “아... 아가씨께서 쓰러진 전날에 데리고 오셨어요.”

 “그래?”

 

 나는 그녀의 대답에 속으로 화색을 띠며 안도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너무 늦어버리면 갱생 불가능했으니까.

 

 “엘. 당장 걔 보러 갈래.”

 “네? 아!! 알겠습니다!”

 

 엘은 바닥에 있는 유리 조각이 하나라도 보이지 않게 말끔하게 치우고는 나와 함께 방을 나섰다.

 

 그리고 나는 엘과 함께 긴 복도를 걸어가며 묘하게 긴장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거기다가 루디아에게 갔을 때보다 더 발걸음이 더딘 것 같고.

 

 아마 내 목숨이 달린 문제라 그런 건가...

 

 나는 생각에 잠긴 채로 걷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긍정적인 마음을 되새겼다.

 

 ‘아니야! 할 수 있어! 루디아랑 친해지기 계획도 성공했잖아?’

 

 나는 긴장된 마음을 진정하고는 두 주먹을 움켜쥐며 눈을 빛냈다.

 

 ‘그래! 해보는 거야!’

 

 이제 내 두 번째 목표는 이거다!

 

 ‘서브 남주에게 나를 죽이지 않을 정도로만 잘해주기!’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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