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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15일 새벽.
불에 완전히 전소되어 뼈도 없이 무너져 내린 위안소. 새벽녘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꺼진 불은 연기만 피어낸다. 잠시 후, 연기로 자욱한 무너진 위안소 안에서 죽은 사체가 무덤에서 튀어나오듯 꿈틀거리며 검은 형체가 기어 나온다. 검게 그을린 작은 체구의 사람이 몸자욱한 연기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검은 형체의 실체가 떠오르는 태양에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검은 숯처럼 새까맣게 그으른 몸은 피부가 녹아내려 뼈가 다 보일 정도다. 살아난 것이 해골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지옥 불에서 나온 자는 세상 밖으로 나온 것에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본 소설은 픽션이며,
특정 인물이나 단체, 지명, 종교, 기업, 사건, 조직 및 배경 등은
실제와 어떠한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