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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바탈스톤(부제: 영웅의 돌) 1
작가 : 박지숙
작품등록일 : 202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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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_001_001_01_히어로 김 탄.
작성일 : 23-01-30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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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에는 고유한 주파수가 있다.

 

 빰빰빰빰. 빰빰빰빰.

 여기 빰이라는 글자가 8개가 있다.

 

 이게 만약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의 1악장 도입부를 텍스트로 표현한 거라면?

 숙련된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장대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들릴 것이다.

 

 이에 필적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오직 숙련된 숙련공들만이 낼 수 있는 소리가 있었다.

 

 바로 신우 프로텍 직원들이 기계로 내는 오케스트라였다.

 3축 가공 cnc, 3D 프린터, 밀링 머신, 유압 프레스, 진공 탈포기 등등.

 

 마치 연주자들이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듯 신우 프로텍 직원들은 위와 같은 기계들을 만지며 멋진 하모니를 만들고 있었다.

 청중이 많듯 오더도 많았다.

 

 그런데 이 신우 프로텍 기계들이 내는 하모니 속에서 이질적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계음 속에서 나는 사람의 목소리는 상당히 불쾌하고 낯선 소음 같았다.

 

 “불량이야. 불량이라고. 이런 또 불량이네”

 

 이 불쾌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바로 이곳 신우 프로텍의 총 생산 책임자 반장이었다.

 

 그는 큰 키에 다부진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매력적인 남자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이는 60대 초반.

 그에 따라 얼굴에도 주름이 많았다.

 

 아무튼 이 반장이라는 사람은 지금 화가 나 있었다.

 그가 검수하고 있는 제품이 모두 불량이었기 때문.

 

 “어라, 이것도 불량이네? 어휴, 큰일이야. 이틀 뒤가 납품 기일인데 이를 어쩌나….”

 

 반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압력 밥솥 폭발하듯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이 불량 작업의 원인 마영식을 째려봤다.

 원흉이었던 마영식은 아무것도 모른 체 샌딩 머신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마영식.

 신우 프로텍 생산직 직원.

 고등학교를 졸업과 국방의 의무를 마친 평범한 대한민국 26세 남자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불량 메이커.

 신우 프로텍 요주의 인물. 반장의 경계 대상 1호.

 

 그는 평상시 작업을 잘 하다가도 한 번 불량을 내면 대량으로 사고를 쳤다.

 그는 한때 수습 불가 사태까지도 일으킨 주범이기도 했다.

 

 신우 프로텍 역사상 그런 수습 불가 사태를 일으킨 건 마영식이 최초이자 최후였었다.

 

 그는 이렇듯 반장을 괴롭히는 자였다.

 

 “영식이 이 놈의 자식을 그냥…”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

 단단히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반장이 다짐을 했다.

 그가 증거물을 손에 들고 마영식을 불렀다.

 

 “영식아!! 영식아!!”

 

 어디선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마영식은 하던 작업을 멈췄다.

 뒤를 돌아보자 화가 나 있다는 듯 도끼눈을 뜨고 있는 반장이 포커스 인 되었다.

 

 ‘아니겠지. 환청인가?’

 

 영식은 다시 고개를 돌려 기계의 시작 버튼을 눌렀다.

 또 영식아 라는 환청이 마영식의 귀에 들렸다.

 

 그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 반장이 보였다.

 순간 몸이 굳고 심장이 덜컥 내려 앉은 마영식.

 

 ‘어우 씨. 내 이름을 부른 게 반장님이잖아? 환청이 아니었네.’

 

 

 

 “영식아!”

 

 이건 당장 달려오라는 소리였다.

 즉시 마영식은 한숨부터 나왔다.

 

 

 반장님.

 마영식의 직장 상사.

 하지만 마영식에게는 가장 껄끄럽고 무서운 존재.

 

 그리고 마영식은 그가 이 직장에서 자신을 가장 못마땅해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마영식의 심장이 마치 신경의 무조건 반사처럼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영식아!”

 

 반장이 또 이름을 불러댔다.

 이건 정말 오늘 뒤지게 혼난다는 뜻.

 그걸 알기에 마영식은 선뜻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다시 반장이 영식을 불렀다.

 

 “영식아!”

 

 “네. 반장님.”

 

 “너 이리 와 봐!”

 

 어차피 마영식에게는 늘 있는 일이었다.

 그게 뭐냐면..

 매일 반장에게 꾸중을 듣는 일.

 처음 맞는 매가 무섭지 매일 맞으면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한 영식이가 ‘에이 씨’ 라고 투덜거리고는 우싸인 볼트 같은 속도로 쏜살같이 반장에게로 달려갔다.

 그렇게라도 하면 화를 덜 낼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인생 최고의 달리기 기록을 달성한 듯 반장 앞에선 마영식은 숨을 헐떡거렸다.

 그런 그가 숨 돌릴 틈도 없이 반장의 비난이 쏟아졌다.

 

 “영식아. 너 자꾸 일을 이따위로 할 거야? 어?!!”

 

 “뭐가요?”

 

 마영식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을 이따위로 했는지..

 

 그가 멀뚱히 눈만 끔벅거리며 쳐보자 반장이 그 증거물인 부품을 영식의 얼굴 앞으로 내밀었다.

 

 “어? 이건.. 제가/”

 

 반장은 영식에게 변명할 틈을 주지 않았다.

 다짜고짜 소리부터 지르며 잔소리를 해댔다.

 

 “뭐가요? 라고라고 했냐? 지금? 자 봐. 이거42번 부품.

 눈이 있으면 똑바로 봐라. 이거 이거 샌딩이 모두 불량이잖아!

 작업할 땐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라고 했잖아. 이 한심한 놈아.

 어휴, 제발 좀 야간 잔업 좀 그만하자. 영식아.

 대체 넌 왜 그러는 거야. 다른 동료들도 생각해야지. 에휴.

 요즘 것들은 다들 그렇게 이기적인 거야?”

 

 누가 들어도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비난이었다.

 하지만 영식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왜 그런 것 가지고 나무라냐는 듯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봤다.

 그런 영식의 모습에 반장은 당황했다.

 

 ‘설마.. 관두려고 저러나? 아이고. 오더가 많아서 지금 그러면 큰일인데.’

 

 예상과 다른 반응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반장은 지금 할 말을 잃었다.

 

 원래대로라면 마영식이 잘못했다며 싹싹 빌어야 맞는 스토리인데 지금 그는 뻔뻔하게 반장을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행동은 정말 마영식이 회사를 관둘 생각이 아니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행동.

 

 반장의 예상이 적중한 듯 마영식이 픽 비웃으며 고개를 아래로 툭 떨구었다.

 마치 모든 걸 다 내려놓겠다는 듯..

 

 반장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금 마영식이 이러면 곤란했다.

 정말 오더가 많았으니까..

 

 

 반장이 쩔쩔매자 영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쳐다보는 사람이 기분 나쁠 정도로 삐딱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영식의 머리를 후려치며 욕을 할 반장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저 말없이 영식을 쳐다보며 그의 입에서 관둔다는 소리가 나오질 않기 바랄 뿐이다.

 

 

 픽~

 

 비열하게 마영식이 웃자, 반장의 심장은 원래의 위치를 벗어난 것처럼 더 아래로 내려 앉았다.

 

 “하이고~”

 

 반장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마영식의 눈빛이 살벌하게 변했다.

 

 

 일단 절박한 자가 물러서는 법.

 반장이 먼저 사과를 했다.

 

 “미안하다. 영식아. 화내서.”

 

 “아이 씨. 이제 아셨어요? 그거 제가 한 거 아니거든요?

 김 탄이 한 거잖아요. 반장님.

 42번 샌딩작업 오늘부터 탄이 하기로 한 거 잊으셨어요?

 오전 작업 물량이면 탄이 한 건데 왜 저한테 뭐라고 하는 거죠?”

 

 기가 살았는지 쩌렁쩌렁한 영식의 목소리가 반장의 귀를 후벼 팠다.

 동시에 반장이 눈이 깜짝 놀란 듯 커졌다.

 

 “뭐라고? 탄이 했다고? 탄이?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네. 맞아요. 탄이 한 거라고요. 너무하세요. 반장님.

 아무리 제가 불량 메이커라고 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라고요.”

 

 “하지만… 탄이는..”

 

 “아 나. 어이가 없네.

 반장님이 탄만 예뻐하는 건 알겠는데 탄의 잘못을 저한테 뒤집어 씌우는 건 잘못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차별과 박해 속에서 일하는 저는 제가 참 대견스럽다고 생각해요.

 부잣집에서 못 태어난 제 죄가 큰 거죠.

 부조리와 억압 속에서도 먹고사니즘 때문에 참아야 하니까요.”

 

 틀린 말이었지만 반장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단지 영식이나 할 법한 대량 불량 작업을 탄이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반장님!”

 

 “으.. 응.”

 

 “전 이만 제 작업을 하러 가도 되죠? 저 이따가 약속 있어서 잔업하면 안 돼요.”

 

 “어. 그래. 그래. 어서 가서 일 해라. 미.. 미안하다. 오해해서..”

 

 “맨날 나한테만 뭐라 그래…. 쳇”

 

 영식의 불만 가득한 구시렁거림은 영식의 바람대로 반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는 못했다.

 

 단지 그는 이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사건에 대해 알아내고자 탄이 작업하는 곳으로 향했다.

 

 

 여기서 잠깐!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되돌려 보면 왜 히어로 얘기에 생산이니 기계니 불량작업이니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이사람 때문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샌딩 머신 뒤로 서 있는 한 남자.

 

 바로 이제 갓 20살이 된 청년 김 탄.

 아마 175cm정도 되는 평균 키.

 히어로로서 자질이 의심될만한 근육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냥 몸.

 

 뒷모습은 별거 없으니 앞모습을 보자.

 

 염색을 하지 않은 그냥 이발소 같은 데서 자른 스타일 같은 새까만 더벅머리.

 그리 잘생기지도 못 생기도 않은 페이스.

 다만 그의 개성이 하나 있다면 쭉 찢어진 큰 눈이었다.

 한 마디로 촌스러웠다.

 

 그렇다.

 애석하게도 여기 바로 김탄이라는 사람이 히어로다.

 아니, 미래에 히어로가 될 사람이다.

 

 아득하지 않은가?

 이 자가 어떻게 히어로가 될지 상상해보면?

 

 토니 스타크처럼 초일류 부자도 아니고

 피터 벤저민 파커처럼 주변에 방사능에 피폭된 거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로버트 부르너 배너처럼 핵물리학자 출신도 아니니까 말이다.

 

 위에 열거한 사람들이 누구냐고?

 순차적으로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헐크이다.

 대단한 히어로들이지 않은가?

 

 어디 그 뿐인가?

 지금까지 존재한 그 수많은 히어로의 직업을 따지다 보면 김탄의 스펙은 저기 흙수저를 넘어 똥수저에 가까웠다.

 

 우리 미래의 히어로께서는 지금 신우 프로텍에서 샌딩 머신기를 돌리고 있었다.

 

 그래서 김탄의 직업이 신우 프로텍 생산직 직원이었으니 당연히 이에 관련된 얘기를 할 수 없지 않은가?

 

 김탄이 이 직업을 가진 게 김탄 잘못만은 아니었다.

 그가 만약 하워드 스타크의 아들이었다면?

 

 그가 만약 태어난 곳이 미국에 있는 뉴욕시 퀸스에 거주지가 뉴욕시 맨하튼 파커 인더스트리즈 였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김탄이 꼭 그렇다고 해도 아이언 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지금 신우프로텍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직업 때문에 대한민국 히어로 탄생기 이야기를 듣는 걸 포기하고 싶다면 다시 한 번 김탄의 국적과 태생에 연민을 가져보시라.

 

 적어도 세계 최고 히어로가 대한민국에서 탄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은가?

 저 스펙과 저 국적으로 말이다.

 

 그럼 왜 하필 김탄이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다.

 불특정 다수 중에서 제비 뽑기로 뽑힌 거와 비슷한 거였으니까.

 

 어쩌면 김탄은 솔직히 재수없게 히어로에 낙점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모두 만년 전 파눔의 만든 판을 탓하시길.

 

 파눔은 만년 전 이 모든 이야기를 계획하신 설계자.

 그에 대해 알고 싶으면 이 이야기의 프리퀄 안녕 내친구 자붐비를 찾아 보시라.

 흠냐~

 

 아무튼 그때 당시 파눔이 자본주의를 알리 없거니와 직업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그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히어로로서의 요구상을 몰랐을 테니까 말이다.

 

 부디 디테일이 부족한 파눔을 용서해주시라.

 

 쿨럭!

 

 아무튼 우리의 미래의 히어로 깨서는 샌딩 머신기 앞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계셨다.

 그런데 너무 많이 흘렸다.

 

 “야! 탄아! 김 탄!”

 

 이름을 부르자 김탄은 당연히 돌아봤다.

 반장이 서 있자 환한 미소부터 나왔다.

 

 “어? 반장님!”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어차피 그들만의 세상이겠지만 만나서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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