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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게임
작가 : 이원
작품등록일 : 20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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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Ep.03 시작된 게임 (2)
작성일 : 24-07-16     조회 : 164     추천 : 0     분량 : 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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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웁?! 에임? 으에 웁에?”

 (M?! 게임? 그게 뭔데?)

 

 ‘젠장! 빌어먹을...입에 물려있는 물체 때문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잖아. 그리고 아까부터 뒤통수 쪽이 아픈데 누군가에게 맞은 건가?’

 

 본인을 M이라고 소개하는 가면을 쓴 남자의 말에 궁금한게 많아진 에런은 말을 뱉었지만, 그의 입에 물려있는 재갈로 인해 말이 옹알이로 튀어나오고 침이 입 밖으로 질질 새어 나왔다. 새어 나온 침이 에런의 입가와 윗옷 주변에 다 묻었고 바닥에는 작은 웅덩이가 생겼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에런의 모습을 지켜본 M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한참 동안 그를 비웃으면서 폭소를 해대었다.

 

 “하하! 큭...크크크큭! 푸하핫! 아이고 배야! 흐흐하하하하하핫! 크흡! 미치겠네, 쿨럭 쿨럭! 후우우...내가 살아서 이 광경을 볼 줄이야. '명문가'... 대대로 내려온 힘과 부를 가진 자들을 뜻하는 말이지. 이러한 명문가인 천하의 '홈즈'가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침이나 질질 싸지르는 모습이라니! 이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하겠군. 크큭! 홈즈, 내가 특별히 아량을 베풀어 입은 편하게 만들어줄게. 뭐 애초에 제대로 말했다면 됐을 문제였지만 풉.”

 

 삐빅.

 홈즈를 한참 동안 조롱하고 비웃은 뒤, M은 홈즈 입에 물려있는 검은색 자갈을 주머니에 있는 리모컨을 작동시켜 입에서 풀어주었다.

 

 “콜록콜록, 퉤. 크읏... 그래, 네 녀석은 도대체 정체가 뭐지? 날 납치한 이유는? 아니 정확히 물어보자면 계속해서 내 지인들을 미끼 삼아 나를 이곳으로 납치한 이유는 대체 뭐야? 나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거야?! 내가 지금까지 잡은 범죄자들은 형의 관리하에 철저하게 통제당하고 있는데. 도대체 넌 누구야?”

 

 “쉿, 홈즈. 지금 네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하나야. 앞으로 너의 지인들의 목숨이 걸린 '게임'에 네가 참가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아, 말 끊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계속해서 끊으면 재갈을 다시 입에 물릴 수밖에 없어. 그래, 다행히 어느 정도 눈치가 있는 편이군. 기왕이면 자네가 내뱉고 있는 짙고 무서운 살기도 접어두고. 그리고 부하들을 대신해서 사과하지. 신사적으로 대하고 싶었지만, 워낙 부하들이 사나워야지 원. 내가 머리는 건들지 말라고 했는데, 저항흔이 없는 걸 보아 기절했을 때 한 대 맞았나 봐 큭. 착하게 살았어야지. 쓸데없는 소리는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하고 지금부터 게임에 대해 설명해줄 테니 잘 들어.

 

 게임의 제목은 {공범게임}이야.

 공범게임은 쉽게 말하자면 '역할'게임이야.

 게임은 총 5Round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Round 시작 전, 역할을 선택할 수 있어. 역할의 선택지는 총 2가지로 [탐정]과 [공범]이 있지. 먼저 '탐정'은 내가 주는 힌트를 가지고 범죄 사건을 미리 파악하여 막는 역할이다. 대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못 받는다. 오로지 네 힘으로만 사건을 풀어야 해. 부정행위는 용서치 않아. 만약 내가 준 힌트를 가지고 사건을 해결한다면 그 내용을 xxx-xx 이 번호로 보내. 그러면 내가 확인 후 네 풀이가 맞다면 그 즉시 원하는 인질 한 명을 풀어주고 해당 범죄는 일으키지 않겠어. 그리고 그 인질은 너의 동료로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그 즉시 인질 한 명은 죽으니까 신중하게 해결하길 바라지.”

 

 탐정 역에 관해 설명을 들은 에런은 동공이 매우 심하게 흔들리며 얼굴에서 초조함과 두려움이 나타났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인질이라니... 그리고 실패하면 죽음, 성공하면 해방이라... 제길!’

 

 한참을 절망과 끊임없이 새어나오는 생각에 빠져있던 에런은 고개를 살짝 들어 고민하는 자신을 즐거운 듯이 쳐다보고 있는 M에게 질문을 던졌다.

 

 “M... 인질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그의 질문에 M은 살짝 웃으며 오른손으로 핑거스냅 후 몸을 일으켜 세우고 오른쪽으로 약간 이동했다. 그러자 그동안 M의 몸에 가려져 있던 흰색 노트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서서히 노트북의 모니터가 켜지자 홈즈의 질문에 M이 즐거운 말투로 대답했다.

 

 “그건 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도록 해봐.”

 

 모니터가 완전히 켜지자, 에런은 속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끌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켜진 모니터 화면은 2분할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각각의 화면은 어딘지 모를 어두캄캄한 장소에서 의자에 꽁꽁 묶여있어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왓슨을, [나이팅게일] 병원의 한 병실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레이첼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왓슨! 그리고 레이첼...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구나.

 1차 수술 후에 2차 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진짜 어떻게 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다행이야... 진짜로’

 

 홈즈는 두 눈을 부릅뜨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야수와 같은 기세로 몸을 바둥바둥 움직이며 M에게 소리치면서 말했다.

 

 “M! 모든게 네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거다! 내가 그렇게 되길 바라니까! 그러니까 어서 이 망할 게임의 룰을 마저 설명해! 반드시 게임을 클리어하고 네 녀석을 지옥으로 떨어뜨리겠어!”

 

 홈즈의 모습을 보며 M은 잠깐 옛날 일이 떠올랐다.

 떠올리기도 싫은 끔찍하고 비극적인 서막의 시작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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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모든게 네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거야.

  꼬마야, 넌 실패할 거란다.

 M : 뭐? 지금... 뭐라고?!

 ??? : 우리가 그렇게 되길 바라니까.

 

 •

 •

 •

 

 ‘빌어먹을.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떠올렸군. 후우... 침착해. 이젠 옛날의 어린 내가 아니야.’

 

 에런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에 M이 동요한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 동요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에런이 모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M이 동요했던 것은 떨쳐내고 싶지만 떨쳐낼 수 없는 짙은 ‘과거’이기 때문이다.

 

 “...그래, 다음은 탐정에 가하는 제약들이다. 왜 제약이 없을 줄 알았어? 그럴 리가 없잖아 크크. 도청장치, 초소형 카메라, 위치추적 장치를 항시 장착해야 한다. 왜냐하면 몰래 꼼수를 쓸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지. 혹시라도 떼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장담하지 못해.

 

 다른 선택지는 공범이다. 솔직히 말하면 공범의 난이도는 최하다. 공범은 그저 내가 지시한 범죄행위를 하기만 하면 돼. 그 어떠한 지시사항이라도 말이지. 대신 범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인질 한 명을 풀어주지. 그리고 이게 가장 공범의 특이하면서도 좋은 점인데 말이지 흐흐.바로 공범 역할을 하면서 범죄계획을 누군가에게 알릴 수 있어. 단 알려줄 때, 너를 드러내선 안 돼. 그렇지만 범죄를 저지를 땐, 너를 감춰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범죄를 저지를 때, 복면 같은 걸로 너를 숨기지 말란 말이야. 이게 공범 역할 끝이다. 아 참고로 탐정과 같이 감시 장치를 달 필요가 없다. 어때 간단하고 좋은 역할이지?”

 

 홈즈는 두 역할을 전부 듣고.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정리하자면 이런건가?

 ————————————————————————

 [탐정]

 1. M의 힌트를 토대로 사건을 예방

 2. 사건의 진상을 알았다면 xxx-xx로 문자를 보내

  사건 해결 시 인질 한 명 구출 가능

 3. 사건 해결 실패 시 인질 한 명 사망

 4. 사건 해결을 위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단, 구출한 인질은 동료로 활용 가능

 5. 몸에 위치추적, 도청, 카메라 장치를 항상 장착

 

 [공범]

 1. M의 지시사항대로 무조건 범죄 실행

 2. 범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인질 한 명 구출

 3. 범죄계획을 누설 가능함

  (단, 본인이 알려줬음을 드러내면 안 됨)

 4. 범죄를 실행할 때 본인을 감춰서는 안 됨

  (가면, 복면 등)

 ————————————————————————

 

 확실히 {공범게임}을 클리어하기 젤 쉬운 방법은 공범을 선택하는 거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범죄를 실행하라니 저 악마 같은 작자가 내게 어떤 걸 시킬 줄 알고? 그리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한에서 범죄계획을 누설 가능한 것은 결국 나를 한순간에 천하의 범죄자로 악명을 떨치게 만들려는 속셈이다. 반면에 탐정은 클리어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빈틈없는 감시에 초반부는 나 혼자의 힘, 또 힌트가 유용할지 아닐지 몰라. 그렇지만 윤리적이든 내 직업을 생각해본다면 탐정을 선택해야 해. 이게 맞는 길인데... 하지만 만약에 내가 실패하게 된다면 내 지인들은 죽는다. 아 복잡해. 뭐가 정답이지?’

 

 “아 그리고 세세한 사항이 남아있어 마저 말해주지. 각 라운드 시작 전, 역할 선택 및 구출할 인질 또한 선택해야 한다. 내가 모니터를 통해 인질을 2명밖에 안 보여줬는데 나머지 3Round 인질들은 Secret(비밀)이다. 저 두 명을 구출했다고 허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거야. 방금 설명을 마무리로 공범게임 룰은 이게 전부야.”

 

 M의 룰 설명이 끝나고 에런은 곰곰이 룰을 되새기면서 M에게 궁금한 사항들을 물어보았다. M은 맨 처음에는 귀찮아하면서 대답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에런이 게임의 '공평성'을 들먹이자 어쩔 수 없이 대답해주었다.

 

 “혹시 언제까지 난 묶여있지?”

 “홈즈, 너가 첫 라운드 시작 전, 역할을 정할 때까지다. 다음.”

 “그럼 첫 라운드는 언제 시작하지?”

 “크큭. 지금 당장 선택해라. 탐정이냐 공범이냐?”

 

 홈즈는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당연히 탐정이다. 그리고 이 망할 {공범게임}에서 내가 '공범'을 선택하는 일은 없어! '탐정'으로서 이 게임을 클리어 후 반드시 M, 네 녀석을 잡겠어. '명탐정 홈즈'의 모든 것을 걸고.”

 

 M은 예상했다는 듯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천장에 달려있는 CCTV를 향해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손짓을 했다. 약 3분이 지나자 누군가가 백룸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에런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자유의 몸이 된 에런은 바로 눈앞에 있는 M을 한 대 칠려고 움직였다. 하지만 자신을 풀어준 사내의 손에 의해 목덜미가 붙잡혀 벽으로 던져지면서 쓰러져 실패했다.

 

 “으악! 큿. 뭐야 저 말도 안 되는 괴력은!”

 

 에런은 벽에 부딪힌 등과 허리가 매우 욱신거렸지만, 자신을 던진 사내를 보기 위해 힘들게 허리를 폈다. 에런을 던진 사내는 바로 M의 오른팔 아담이었는데, 태산과도 같은 그를 본 에런은 위압감을 느끼며 어깨가 저절로 살짝 떨렸다. 아담은 쓰러진 홈즈를 쳐다보면서 큰 목소리로 경고를 단호하게 날렸다.

 

 “멈춰라. 에런 홈즈.”

 

 ‘젠장! 저자는 정녕 인간이 맞는 건가?’

 

 “크크큭. 위험했네, 위험했어. 홈즈. 내 오른팔 '아담'이 없었다면 내게 닿았을 텐데 아쉽겠어. 특별히 이번은 그냥 넘어가지만, 두 번째부터는 내가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몰라... 홈즈.”

 

 작은 해프닝이 일어나고 곧이어 검은색 양복과 선글라스를 낀 남성 3명이 들어왔다. 그들은 양손에 초소형 디지털 장비를 쥐고 있었다. 에런은 곧 본인의 몸에 달 감시 장치들을 보면서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공범게임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니, 이미 시작했었다는 사실을.

작가의 말
 

 공범게임 룰이 나왔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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