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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게임
작가 : 이원
작품등록일 : 20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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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Ep.04 공범게임 1Round_부서진 거울 (1)
작성일 : 24-07-23     조회 : 167     추천 : 0     분량 : 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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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지? 이 원형 탁자와 깨진 거울은?

 마지막으로 왔을 때, 전혀 없었는데...

 어, 여기 쪽지가 하나 남겨져 있어.”

 

 [한치의 예상을 벗어나질 않는군. 탐정을 고른 홈즈, 앞으로 72시간 남았어. 힌트는 네가 지금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원형 탁자'와 '깨진 거울'이다. 그럼 행운을 빌지.]

 

 “M... 대체 어디까지 앞서나가고 있는 거냐? 뭐 내가 첫판을 탐정을 선택할 것은 누구라도 알아차릴 수 있어. 하지만 이건 알아차림을 넘어 '확신'이야. 이 행동은 모든 걸 완벽하게 설계하지 않는 이상 힘들어. 젠장! 모든 게 'M'의 손아귀 안에서 놀아나고 있어.”

 

 에런은 손에 든 쪽지를 구겨버린 다음 땅으로 내동댕이쳤다. 이후 몇 분 뒤에 에런의 휴대폰에 전화가 울렸다. 띠리리링...띠리리링...띠리리링.. '수신자 확인 불가 전화' 창이 뜬 걸 확인한 후 에런은 심장이 쿵 쿵 쿵 거리며 미칠듯이 뛰었다. 그리고 에런은 자기도 모르게 씩 웃은 뒤 전화를 받았다.

 

 ‘귓속 깊은 곳에서 쿵, 쿵, 쿵 소리가 울려.

 이 소리는 분노한 내 심장 소리?......아니면,

 ...다가오는 파멸(破滅)의 발소리인가!

 어찌 됐건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네, 명탐정 에런 홈즈입니다.”

 

 “.......부탁...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제발 저를... 저를 죽여주세요···.”

 

 뚝.

 의문의 여성이 말을 끝으로 전화가 갑작스럽게 끊어졌다.

 이에 에런은 순간 2가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방금 전화가 의뢰자라면 내 첫 번째 게임의 목적은 한 여성의 죽음을 막는 것인가? 어떻게 무슨 수로? 아니면 이 게임과 아무 상관 없는 의뢰 전화라면... 나는 [공범게임]과 [의문의 여성 자살 의뢰] 둘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거지?’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만 가득해지는 짧고도 굵직했던 살인 의뢰 전화 내용에 대해 에런은 눈살을 찌푸리며 파악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에런이 한참을 고민하는 그때, 문밖 멀리서부터 '쿵, 쾅, 쿵, 쾅' 거리며 매우 투박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누군가가 홈즈의 방문을 벌컥 열며 급하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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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층으로 이루어진 약 105m가량의 마천루 MI6 본부 '웸펠' 타워 지하 1층으로 셰린포드 홈즈는 내려갔다. 지하 1층은 오직 50cm가량의 '은색 금고'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회색 공간이었다. 셰린포드는 금고로 다가가 지문 인식, 패턴인식, 비밀번호, 홍채인식 그 외에도 다양하고 복잡한 인증 10가지의 절차를 거친 후에야 드디어 난공불락(難攻不落)과도 같은 금고의 문이 열렸다. 이 금고 안에는 노란색 파일 단 하나만 존재했고, 금고는 이 파일을 지키기 위해 존재했다.

 

 파일 표지에는 [Class 0. Secret Handling]이라는 문구가 찍혀있고, 파일명은 'Project_M'이라고 적혀있다. 셰린포드는 금고에서 파일을 꺼내어 천천히 파일 안에 적혀있는 한 사람, 한 사람들을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프로젝트 M... 이제 끝낼 때가 온 건가? 하긴 걸어 다니는 핵폭탄과도 같은 이 위험한 모리어티를 굳이 이 세상에 남겨둘 필요는 없지. 과거 19세기에서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셜록홈즈가 제임스 모리어티를 이긴 순간, 승자는 홈즈가 됐었지. 그 덕분에 우리 '홈즈 가문'은 영국을 뛰어넘어 각국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거대해졌어. 하지만... '모리어티'와 '홈즈' 간의 진실이 담겨 있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이 파일(Project_M)이 만약 공개된다면, 그 파급력은 가히 상상조차 할 수도 없을 만큼 위협적으로 다가올 거야.

 

 '셜록' 그리고 '마이크로프트 홈즈'... 이 파일을 영원히 지워버리는 일을 용서하세요. 저는 당신들의 과거를 그만 떠안고 싶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길래···.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모리어티'를 이 세상에서 말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그는 혼잣말을 마친 채, 바지 안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파일을 태워 없애버렸다. 프로젝트 M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활활 타오르며 이내 공중으로 사라졌다. 이 세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증거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셰린포드는 쓸쓸하게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쉽게 사라져버릴 것에 왜 나는 지키려고 했던 걸까?

 우리에게 불리한 증거인데... 나름의 양심이라는 건가?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잘못된 선택을 한 건 아닐까?

 그렇다 해도 밝힐 수는 없어. 절대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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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허억...안녕하십니까. 후우... 명탐정 에런 홈즈님. 전 '페넬로피 하퍼'이고 건축업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후.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들으면 흥미를 느끼실 겁니다...허억, 허억. 후우...”

 

 에런은 빠르게 의뢰인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의뢰인은 얼굴에 털이 수북하게 자랐고 머리는 정리되지 않아 까치집이 있는 백색의 얼굴에 볼살이 두툼했다. 입고 있는 옷은 남색 계열의 '투버튼 정장'이고 신고 있는 검은색 구두에는 흙과 잔디가 잔뜩 묻었다. 키는 170cm로 평균적인 키에 못 미치는 작았고 뱃살이 약간 볼록 튀어나왔다. 그리고 테 없는 안경을 쓰고 있었고 눈매는 파란색으로 둥글둥글한 눈매를 가지고 있다. 한 차례 빠르게 훑어본 에런은 어질러진 소파를 급하게 정리하며 의뢰인에게 앉을 것을 권유하며 말했다.

 

 “[Every day cycle]에서 급하게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집이 엉망이지만 앉으면서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군요.”

 

 “네?! 제가 그곳에서 온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의뢰인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러자 홈즈가 웃으며 먼저 자리에 앉으면 설명해주겠다고 하자, 의뢰인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급하게 의자에 앉았다. 홈즈가 의뢰인에게 홍차를 건네며 추리를 시작했다.

 

 “사실 전 그저 선생님이 주는 정보들을 주의 깊게 관찰했을 뿐입니다. 우선 선생님의 입가에 묻은 크림 파스타 소스, 아주 조금 묻었지만, 자세히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2번째는 선생님이 들어왔을 때 내쉰 거친 숨결과 남색 계열 양복바지 주머니에서 튀어나온 차량 열쇠입니다. 선생님은 차량을 가지고 있지만, 차를 타고 오기에는 애매한 거리여서 뛰어왔다는 걸 보아 도보로 5분 내지에 있는 장소에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근방에 있는 파스타 집은 총 3곳이고, 그 밖의 식당들은 전부 차가 필요합니다. 마지막 3번째는 바로 선생님의 구두에 묻은 약간 축축한 흙과 잔디입니다. 어젯밤, 이 근방에 짧은 비가 내려 땅이 살짝 젖은 상태인데, 마침 3곳의 파스타 집 중 유일하게 [Every day cycle]만이 보도블럭이 아닌 흙길입니다. 이 3가지 관찰을 통해 선생님께서 [Every day cycle]에서 급하게 이곳까지 달려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의뢰인의 파란색 눈동자가 휘둥그레 떠지면서 의뢰인은 간결한 추리에 매우 감탄했다.

 

 “와! 대단합니다. 그저 간단한 관찰이 이런 멋진 추리로 바뀌다니 몹시 흥미롭고 놀랐습니다. 역시 찾아오길 잘한 것 같군요. 아, 네네... 얼마 전에 제게 찾아온 악몽 같은 일에 대해 말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아까 말했다시피 노샘프턴(Northampton)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하퍼 빌딩 인더스트리(Harper Building Industries)' 사장입니다.

 

 약 3일 전, 9월 19일 오전 중에 악몽이 찾아왔습니다. 그날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 준비를 한 후 회사에 출근하는 그런 흔하디흔한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난 후로 저뿐만이 아니라 제 가족들, 그리고 제 직원들 모두가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 아... 홈즈 선생님! 이제 제게 남은 희망은 홈즈 선생님밖에 없습니다!

 

 3일 전 아침, 제가 10시에 출근해보니 평소와 달리 회사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어수선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일인지 제 앞에서 허둥지둥 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직원을 붙잡고 물어보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바로 앞으로 진행하게 될 공사 계약들의 원본 서류 및 파일이 하루 사이에 갑자기 증발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이 전부였다면 약간의 시간과 금액이 소요될 뿐이지 치명적이진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제가 사장실로 들어가니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그전에 꼭 홈즈 선생님께서 이후에 제가 이야기해드릴 사항에 대해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해주셨으면 합니다.”

 

 조용히 듣고만 있던 홈즈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알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이에 의뢰인 하퍼는 안심이라는 표정을 짓고서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바로 제 USB가 사라진 일입니다. 원래 3중(비밀번호, 열쇠, 지문 인식)으로 보관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걸 전부 뚫고 제 USB를 가져간 것입니다. 그 USB는 그저 단순한 메모리 저장장치가 아닌 모든 장부, 계약이 담겨 있는 판도라의 상자입니다. 부끄럽긴 하지만 합법적인 일뿐만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더러운 일도 했습니다. 원래 이 바닥이 깨끗하기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제 회사는 이미지도 좋고 사회적으로 봉사, 기부, 학교 설립 등 사회에 여러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결론을 말해드리면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일을 저지른 범인은 못 잡았습니다. 왜냐하면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밤, 사장실과 서류를 보관하는 금고 그리고 이곳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모든 통로의 CCTV가 해킹을 당했습니다. 또한, 그날 밤, 출입 프로그램도 해킹 메일에 감염이 되어 제 기능을 못 했습니다. 물론 경비원들이 있었지만, 어떤 노파가 준 커피를 마시고 30분 뒤에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모자를 푹 누르고 있어 얼굴을 확인은 못 했지만 주름진 손, 체구, 목소리 등에서 할머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전환한다면, 회사의 주가 하락과 건축 계약한 여러 사람 및 기업들에게 압박이 심하게 들어와 회사 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비공식적으로 제 인맥들을 돌려서 해결하려 했으나 제힘으론 할 수 없었습니다... 아! 그 인맥들 말입니까?...어, 어어...음... 그냥 흥신소입니다. 그 정도만 아시면 됩니다. 하하...

 

 이후 한참을 절망과 고뇌 속에 빠져 아까 맞추신 대로 [Every day cycle]에서 파스타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누군가가 익명으로 저에게 구원의 동아줄과도 같은 문자를 보냈고, 확인하자마자 저는 이곳으로 달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접 문자 내용을 보시는 게 이해되실 겁니다. 이게 그 문자 내용입니다.”

 

 하퍼씨에게 온 문자를 확인하고 홈즈는 순간적으로 감출 틈도 없이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 이건?! 대체 이 문자는... M?”

작가의 말
 

 Ep.04 공범게임1Round_부서진 거울 편 시작합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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