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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황제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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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의주. 용의 나라로 소환 되다.
작성일 : 16-10-03     조회 : 904     추천 : 2     분량 : 7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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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의주. 용의 나라로 소환 되다.

 

 스물다섯 해를 꼬박 진성 백수&사극 덕후로서 살아왔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잘생기고 몸 좋은 사극 배우. 두 번째로 좋아하는 것은 사극 로맨스.

  사극의 물이 짙게 들어 이제는 한복에 옛날 식 화장법에도 심취 해 있을 정도로 사극은 내 삶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나는 오늘도 평상시처럼 푸른빛이 도는 시스루 저고리에 진분홍빛 치마. 줄무늬 당혜를 신고 보무도 당당하게 서 있었다. 고전적 의상에 어울리는 길고 결 좋은 블루블랙의 머리를 이날을 위해 장신구 조각 방법을 배워서 열심히 만든 용무늬 옥비녀로 단단히 틀어 올렸다.

 화장은 집에서 기르는 분꽃의 씨앗에 콩가루를 섞은 가루와 콩기름. 목탄. 봉숭아 잎을 빻은 물로만 청초하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연출했다.

 내가 이렇게 사극에서 나오는 양반 댁 규수와 같은 아름다움을 뽐내며 오래간만의 휴가를 보내게 된 곳은 바로 사극의 주 촬영지이자 수많은 유적들이 즐비해 있는 경상북도 문경이다.

 그래. 문경세재가 있는 그 곳.

 어지간한 사극물 덕후라면 분명히 사극물에 나오는 유적지를 순회 하는 것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보통의 사극 덕후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금 내가 가는 그곳은 사극 덕후들 조차도 쉽게 나서지 않는 일을 하기 위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로부터 정확히 2주 전 월요일이었다.

 나는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사극 덕후, 사극 폐인 동료들과 상사에게 갖은 아양을 떨어댄 끝에 회식 2차에 끌려가지 않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택시 기사님께 따블을 외치며 겨우 도착한 집에선 이미 광고가 끝나고 우리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드라마가 막 방영하고 있었다.

 피를 튀기며 사람을 베어내던 4황자가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면서 연약한 속내를 보이고, 그녀에게 집착한 모습을 보이는 애절한 장면을 보면서 우리 세 명의 여자들은 동시에 애타는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하아~”

 “아…….”

 “으으…….”

 동시에 황홀한 눈으로 4황자를 훑어보던 우리는 드라마의 내용에서 잠시 4황자가 빠진 틈을 타, 열띤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저 시대에 저렇게 잘생긴 남자들이 있었을까?”

 포문을 여는 나의 질문에 친구들이 각자의 의견을 냉정히 털어놓았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 설마하니, 지금처럼 관리 할 방법도 없고 전쟁이 빈번한 저 시대에 저만큼 수려한 꽃 미남들이 있었겠니? 있더라도 그 남자들은 요즘 시대의 미남은 아니었을 거야.”

 염세적으로 툭 내뱉는 이 친구는 경리과 희빈이. 성이 장 씨라 얄궂게도 희대의 악녀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말투만 이렇지, 속 정 깊고 착한 친구다.

 자신과 이름이 똑같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장희빈을 첫 사극으로 접하고 난 후로 희빈 장씨가 죽임 당하지 않고 미래로 타임슬립 해서 미래에 다시 태어난 왕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글을 쓰는 게 꿈이라고 하는데…….매일 상사에게 치여서 일을 하느라 정작 글은 한 줄도 못 쓰고 있다나 뭐라나.

 “옛날 황족들은 예쁜 후궁들도 많이 뒀으니까. 그 중에서 아름다운 황자들이 있을 수도 있지.”

 느릿하게 말하는 이 친구는 홍보과 윤초선. 그래. 이 친구도 중국 5대 미인에 드는 초선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종종 놀림을 받는 친구이다.

 성격은 좋지만 초선처럼 나라를 뒤흔들 정도의 수려한 미인과는 아니라 홍보과 내에서도 이리저리 치이고 사는 억울한 인생이다.

 이름 탓인지, 자신이 경험 하지 못하는 오랜 옛날 초선의 삶을 동경하느라 중국 사극에 깊이 빠진 친구다. 이 친구는 조금 위험한 성향이 있어서 우리들이 몇 번인가 뜯어말린 적이 있는데, 타임슬립이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한다고 믿으며 작품에 나온 타임슬립 씬을 따라하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엔 호수에 몸을 던지기도 했었지. 으으...’

 타임 슬립이라는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아무에게나 그런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닐 텐데, 초선은 꼭 잘생기고 능력 있는 황제를 만나고 현대에선 이루지 못한 일들을 이루고 말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희빈이나 나나 마음속으로는 이 친구가 제발 이쯤에서 모든 것을 포기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중이다.

 왜냐면 저 친구가 그 시대로 타임슬립 된다면 ‘기미상궁이나 무수리쯤일 테니까.’ 라고 생각 했다.

 예쁘고 뒷배가 없는 여자들의 인생도 파란만장하지만 평범한 외모에 뒷배가 없는 여자는 예쁜 여자들보다 더 파란만장하고 짧다는 것을 사극덕후 인생 20여 년 동안에 뼈가 삭을 정도로 체감한 우리들로서는 그런 식으로 친구가 단명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차라리 평범한 남자를 만나 평범한 삶을 사는 현대가 낫다고! 지금은 그래도 자유연애나 가능하지, 저 시대엔 자기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잖아!’

 초선이를 보며 우리는 동시에 답답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내가 4황자가 다시 나오는 장면에서 눈을 빛내며 몰입을 준비하던 그때, 희빈의 까칠한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그래. 있을 수 있다 쳐! 하지만 저런 외모의 남자들이 그 시대에 살았다고 해도 오래 살진 못했을걸.”

 “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짜 미남미녀들은 명이 짧거나 드센 인간들한테 살해당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하잖아. 자기 얼굴을 그려주는 사람이나 내시들에게 뒷돈을 찔러 줄 수 있는 재력이 없으면 본래 얼굴보다 엄청 흉한 얼굴로 그려져서 황제의 승은을 받지도 못한 채 늙어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들었고 말이지.”

 “맞아, 맞아, 나도 그거 봤어. 왕소군인가? 그 미인도 자기 얼굴을 이상하게 그린 인간 때문에 자기 나라 황제에게 버림받은 여자였잖아.”

 거기에 좋다고 맞장구를 치는 초선.

 ‘초선아. 너 너무 몰입 했어. 이제 그만 좀 묻고 드라마에 집중 해 주겠니?’

 나는 이쯤에서 친구들이 드라마를 위해 입을 닫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한 번 열렬히 시작 된 토론은 좀처럼 끝을 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난 본방을 포기 하고 핸드폰으로 재방을 볼 각오를 하며 친구를 가장한 웬수들과의 토론을 들었다.

 “나중에 그 황제가 왕소군의 미모를 알게 됐다고 해도 진즉에 배는 떠나고 말은 십리도 더 가버린 거지.”

 “황제인데도 되돌릴 수가 없어?”

 “당연하지. 그 많은 신하들과 세상의 눈을 신경 쓰지 않으면 황제의 자리가 위태로울 텐데, 어떻게 여자 하나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겠어?”

 “그래도 미인인데……?”

 “미인이 뭐, 대수야? 역대 황제들 중에서 미인의 단물 빼먹고 죽이지 않은 인간들이 있느냐고. 예쁘면 한창 좋을 때 황제의 노리개가 됐다가 죽임 당하는 게 운명이야.”

 염세적인 희빈은 계속해서 염세적인 말을 쏟아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면서 입술을 축이는 친구의 목소리가 씁쓸하게 들린 것은 친구의 이름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그럼 돈 많고 그만큼 권력이 있는 여자들을 부인으로 맞이하게 됐다면 황제는 진짜 예쁜 여자들과 혼인 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겠네?”

 초선이 슬프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내 말이 그거야. 어째서 옛 선조들이 미인박명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아름다운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말을 만들어냈겠어. 미모가 뛰어나지만 집안이 뒷받침 되지 않는 여자들은 교활한 이들에게 희생 되기 일쑤지. 그렇지 않고 비교적 편안히 산다고 하더라도 여러 남자들에게 자신의 정조를 빼앗기는 일이 빈번했겠을 테고.”

 “아……. 그래서 예쁜 여자들은 아랫도리가 고생이라고 하는구나.”

 “그래, 그거야!”

 “그러고 보니까 말이야. 요즘에도 그래. 정말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드러나게 자신을 부각 시키지도 않고,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밖에 나가보면 진~짜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연예인이 되는 경우도 드물지.”

 “옛날에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 해.”

 “그럼 못생긴 후궁들이 대부분인 황궁에서 황제의 후손들이 잘생기길 바라는 것은…….무리겠네?”

 나의 질문에 친구들은 동시에 폭소를 내뱉으며 일제히 자신의 핸드폰을 열어 검색 결과를 들어보였다.

 “보여? 역대 아시아 국가의 황제들과 후궁들의 초상화.”

 “으윽. 정말 이 정도야?”

 “예쁜 사람은 드물다니까.”

 “그러네. 정말 그러네.”

 점점 더 우울해지는 초선의 목소리에 덩달아 나까지 심란함이 가중되는 것을 느꼈다.

 내가 즐겁게 사극이나 보려다가 왜 이런 우울한 토론에 말려들었을까. 후회 가득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쳐다보고 있을 무렵, 조금씩 토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자, 이제 토론은 그만 하고……. 이왕 회식 째고 나왔으니, 우리끼리 즐겁게 맥주 파티라도 할까?”

 “그럴까?”

 “그러자. 괜히 우울한 말은 그만 하고.”

 제일 우울한 말을 많이 한 희빈이 샐쭉한 미소를 지으며 냉장고 쪽으로 걸어갔다.

 ‘이제, 끝이지? 더 이상 우울한 이야긴 없지?’

 아무리 실제로 황족들이나 황궁의 여자들이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고 해도, 사극물에 현실을 이입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현실을 보려고 드라마를 시청 하는 게 아니니까.

 ‘실제로 황제가 잘생기지 않았으면 어때! 내가 황제랑 혼인 할 것도 아니고, 드라마 보고 즐거우면 그만인걸.’

 그러나 나는 이때,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

 

 집에서 갖는 술자리는 즐거웠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온갖 음담패설이 가미 된 대화를 나누고 한중일 사극 드라마 배우들 중에 취향에 맞는 배우에 대해 논하며, 사극에 나온 유적지와

 드라마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며 술자리는 점점 더 무르익어갔다.

 그러다 우리는 왕 게임을 했고 사극 덕후라는 위치에 충실하기 위해서 우리는 몇 가지 민망한 벌칙을 뽑기 통 안에 밀어 넣었다.

 나는 혹시라도 내가 벌칙에 말려들었을 때를 대비하여 내가 생각 할 수 있는 가장 약한 벌칙을 집어넣었다.

 [사극 배우 대사를 하며 번호 따오기.]

 번화가에서 남자들 중 누군가에게 번호를 따지 못하더라도 그리 민망한 벌칙은 아니다.

 스쳐 지나갈 행인 1에게 아주 약간 맛이 간 여자 취급을 받으면 끝날 일. 그게 아니라도 독특한 취향을 가진 누군가를 남자친구로 얻게 될 게 분명하다.

 초선은 분명히 가장 센 벌칙을 내세우더라도 기생들이 입었다는 형태의 한복을 입고 클럽에서 광란의 댄스를 추는 것 이상의 벌칙은 적어내지 않을 것이다.

 복병은 희빈이었다.

 염세적이고 까칠한 말투를 구사하는 만큼이나 짐작하기 힘든 방향으로 튀는 성격 때문에, 희빈이 무엇을 낼지는 딱히 짐작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는 분명했다. 아주 시시하거나, 아주 독한 벌칙.

 나는 그저 희빈의 벌칙이 아주 시시한 것들 중 하나이기를 바랐다.

 몇 번의 왕 게임 끝에 희빈이 왕이 되었다. 초선은 평상시 자신이 자주 하는 짓 중에 하나인 기생 복장으로 클럽에서 광란의 댄스 추기에 당첨 되었고, 벌칙에 해당 되는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희빈은 내가 잽싸게 적어 넣었던 벌칙을 집었다.

 “이걸로 헌팅 하면 재밌겠다.”

 ‘내가 저걸 집으려고 했는데……. 사악한 것!’

 입술을 만족스럽게 말아 올리며 의뭉스러운 표정을 짓는 희빈의 모습으로 보아 짐작하건데, 내가 집게 될 벌칙은 절대로 시시한 종류의 것이 아닐 것이다.

 “희빈아~ 너, 왕이니까. 그냥 그건 나, 주고 왕 역할에만 충실 하는 게 어때?”

 “싫어!”

 희빈은 술에 취해 희빈 장 씨의 영혼이 들어앉기라도 한 것처럼 매몰차게 내 손을 털어냈다.

  희빈은 나를 재촉했다.

 “우린 다 뽑았는데 언제 뽑을 거야!”

 “아, 잠깐만 기다려 봐.”

 “해 다 넘어가~~!”

 “잠깐만.”

 “굼벵이냐? 뭘 이렇게 꾸물대?”

 “잠깐…….”

 “잠깐은 무슨. 어? 야! 야! 여의주! 의주야!!”

 나는 뽑기를 뽑기도 전에 평소와 다르게 기절해 버렸고 다음날 숙취와 함께 깨어났을 땐 능글맞게 웃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이 보였다.

 “의주야. 이번 주 안에 벌칙 증거 갖고 오는 거다~”

 “......”

 “기대하고 있을게!!”

 친구들의 표정이 수상스럽다고 느끼면서도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먼저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다.

 나는 친구들이 무슨 말을 더 하기도 전에 앓는 소리를 내며 찬장 안에 라면과 콩나물을 꺼내 콩나물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의주야~”

 “의주야~”

 “아…….속 쓰려.”

 “의주야?”

 “의주야. 나 좀 봐~앙~”

 “의주야. 의주야. 의주야!”

 ‘얘들이 해장으로 못먹을 음식을 먹었나. 왜 갑자기 징그러운 애교는 부리고 난리야?’

 “내가 의주인 거, 잘 아니까. 그만 불러라. 술독 올라서 머리 울린다.”

 “의주양~”

 “의주, 의주, 의주. 우리 의리 쭈~~!”

 “웩~!”

 “의주우우우우우우우~~~”

 이상하게 평상시보다 들쩍지근하고 코맹맹이 소리가 강한 초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난 그것을 친구들이 합심해 나를 엿 먹이려는 모종의 계략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는 머리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속이 쓰렸고, 친구들을 너무 믿고 있었기에 그 친구들이 그런 대책 없이 민망한 벌칙을 내걸었을 줄은 몰랐다.

 15분간 젓가락으로 면발을 들었다, 놨다 하던 끝에 꼬들꼬들하고 맛있는 해장라면이 만들어지자 나는 본격적으로 라면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캬~ 이제 살겠다.”

 장장 30분의 해장을 끝내고 난 후에 정신이 들었을 땐 숙취가 어느 정도 풀려서 머리가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희빈이 쥐어 준 끔찍한 벌칙을 보게 되자 또다시 머리가 아파와 제대로 된 사고가 어려워졌다.

 “뭐, 뭐, 뭐, 뭐-어-? 나보고 이걸 하라고?”

 “응!”

 “그렇지.”

 둘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와~ 나 미치겠네? 얘들이 단체로 약을 잘못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응.”

 “아니, 갑자기 이걸 어떻게…….야아~ 난 방송국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이거 못 해~!”

 “아는 사람? 후훗.”

 갑자기 초선의 눈에 이채가 흐른다고 느꼈을 때, 친구의 핸드폰 벨이 방정맞게 울려왔다.

 뚜르르~~뚜르르~~

 몇 번의 전화벨이 울리자 초선이 우아하게 전화를 받으며 한쪽 눈을 찡긋했다.

 “여보세요?”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초선이 전화를 받는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오빵~? 그래. 내가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됐엉? 어, 된다고? 어머, 정말? 오호호호~ 알았어. 고마워. 내가 조만간 밥 한 번 쏠게. 다음에 보아용~~”

 통화를 끝낸 초선이 나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등줄기로 한기가 스미는 느낌을 받았다.

 “의주야~”

 “아, 왜 또!!”

 “방송국 인맥으로 너, 드라마에 꽂았당?”

 “뭐?!”

 불길한 느낌을 믿었어야 했다. 불길함을 믿고 어디로든 튀었어야 했다. 아무것도 듣지 말고, 이 일이 성사 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일은 이미 벌어졌다.

 “하! 하.하.하. 야!!”

 “장소는 문경이고, 3일 후에 촬영한다니까. 내 얼굴에 먹칠 하지 말고 잘 다녀와용~”

 ‘저, 요망한 불여우가 대체 뭘 꾸민 거야?’

 나는 어쩐지 초선으로 인해 인생이 단단히 꼬일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뭐가 어떻게 꼬일지는 모르겠지만.

 

 

 

 

 

 

 

  ***

 

 

만우절재방송 16-11-19 23:36
 
남다른 미남 구덕씨 읽다가 미궁황제도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뒤의 내용이 궁금해지네요!
만우절재방송 16-11-19 23:39
 
* 비밀글 입니다.
  ┖
야광흑나비 16-11-20 07:05
 
컥-! 감사합니다. 만우절 재방송님. ^^ 까플님이나 만우절재방송님 말씀처럼 진짜로 코드가 잘 맞는가봐요. 이렇게 딱 맞게 작가님 작품이 좋은 걸 보면...
   ┖
만우절재방송 16-11-21 21:14
 
하이파이브~! 짝~
    ┖
야광흑나비 16-11-21 21:37
 
짝~ ㅋㅋ
까플 16-12-06 05:52
 
재밌는 대화내용입니다.
  ┖
야광흑나비 16-12-07 12:51
 
아하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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