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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100%농구부매니저
작가 : 코이
작품등록일 : 201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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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신입생의 등장 (2)
작성일 : 16-10-05     조회 : 151     추천 : 0     분량 : 3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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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작잖아.’

 

 다솜의 옆에 서있던 것은 아무래도 농구를 하기는 불리할 법한 그녀보다 조금 큰 키의 남학생이었다.

 

 이러면 실례지만 그녀는 순간적으로 그 남학생을 훑어보았다.

 

 그는 신입생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고 1인 걸 감안해서 맞췄는지 품이 넉넉한 교복을 입고 있었고 바짓단이 특히나 헐렁해보였기 때문이었다.

 

 또, 다솜에게 집중하며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 것이 전형적인 모범생 같아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을 스캔하는 시선에 민망했는지 오른손으로 뺨을 몇 번 긁적였다. 그러자 다솜의 눈에 유난히 작은 그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손도 작아.’

 

 다솜은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 신입생을 평가하고 있던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 얼른 신입생의 말에 대꾸했다.

 

 “음, 어, 농구부 부스는 이쪽 길로 쭉 가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있어. 그······쪽에 가서 입부서를 작성하면 돼.”

 

 다솜은 더듬거리며 그에게 부스로 가는 길을 설명했다.

 

 다솜의 말에 그는 '네!'하고 깍듯하게 대답하며 밝게 웃었다. 그러자 그의 양 볼에 귀여운 인디언 보조개가 생겼다.

 

 신입생은 인사하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다솜이 안내한 길로 걸어갔다. 즐거워 보이는 뒷모습이 한참 멀어지고 나서야 다솜은 뒤늦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농구에 필요한 건 뛰어난 신체조건이 아닌데 이런 걸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지······. 하고 싶다는 열정, 그게 중요한 건데.’

 

 다솜은 그가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어보기로 했다.

 

 그녀는 다시 앞을 보고 농구공을 붙잡은 채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

 

 

 

 

 

 다솜이 계속해서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지원자는 없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학교에서 지정한 홍보시간이 끝날 때가 되었고, 종소리가 울리자 운동장에 있던 학생들이 하나, 둘 부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솜도 정리를 돕기 위해 농구부 부스로 향했다.

 

 ‘다른 애들이 모은 신입생들이 더 있겠지?’

 

 그녀는 분명 더 많은 신입생들이 들어왔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농구부 부스로 돌아갔다.

 

 부스에 가보니 세현과 찬성이 의자에 앉은 채로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었다.

 

 세현은 앉아서 입부서를 뒤적거리며 읽고 있었고, 찬성은 테이블 위를 치우고 있었다.

 

 다솜은 자신이 온 줄 모르고 있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테이블에 팔을 딛고 몸을 쑥 내밀었다.

 

 “많이 신청했어?”

 

 “아, 씨! 깜짝이야.”

 

 갑자기 튀어나온 다솜 때문에 놀란 세현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그는 앙칼진 고양이마냥 인상을 찌푸리며 다솜을 올려다보다가, 자세를 고쳐 앉아서 3장 밖에 안 되는 입부서를 그녀의 눈앞에서 팔랑팔랑 흔들었다.

 

 그것을 본 다솜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겨우 3명? 그거밖에 안 돼? 좀 더 들어올 줄 알았는데······.”

 

 다솜이 시무룩하게 말하자 세현이 내밀었던 입부서를 거두었다. 그리고는 예쁜 눈동자를 옆으로 굴리며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소문 때문이겠지.”

 

 “아······.”

 

 세현의 말에 다솜은 씁쓸해하며 말을 줄였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연은고 농구부는 문제아들의 아지트로 악명이 높았다. 다른 운동부는 운동장을 썼는데, 농구부만 농구코트가 있는 체육관을 썼기 때문에 동아리 시간에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오롯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양아치들이 탐을 냈던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농구부는 이름만 농구부였을 뿐 놀면서 시간을 때우는 불량써클이었다. 선생님들도 혀를 내두르며 농구부를 담당하는 것을 꺼릴 정도였으니, 보통의 학생들은 농구부에 들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년 전, 그 분위기를 깨고 지혁과 현석이 농구부에 들었고, 그 다음 해에는 세현과 찬성, 다솜이 들어왔다. 물론 그들이 들어가는 데에도 우여곡절이 있어서 특히나 여자인 다솜이 매니저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 선배들은 작년에 모두 졸업을 했고, 그들과 동기였던 몇 명의 문제아들은 어떠한 연유로 동아리를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지혁이 주장이 되면서 연은고 농구부의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다솜이 옛날 생각에 멍해져가자 옆에 있던 찬성이 한 마디를 날렸다.

 

 “그래도 인원수는 맞게 되었으니까 됐지, 뭐.”

 

 그러더니 테이블 위의 쓰레기를 긁어모으던 손을 거두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신기한 녀석이 한 명 들어왔어.”

 

 “신기한 녀석?”

 

 그말에 다솜은 우울한 과거회상을 끝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카고에서 온 신입생이 있어.”

 

 “뭐!?”

 

 다솜은 '시카고'라는 말을 듣자마자 소리를 질렀고, 그것도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면서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카고라면 시카고 불스가 있는 곳이잖아!"

 

 그러자 세현도 옆에서 거들었다.

 

 “그래, 마이클 조던의 고향에서 왔다고. 왠지 대단할 거 같지 않아?”

 

 다솜은 그 말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카고 불스는 미국 NBA에 소속된 프로농구팀으로, 마이클 조던이 있던 95-96 시즌에는 72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최고의 농구팀 중 하나였다.

 

 인기가 어느 정도냐면 농구광인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에 시카고 불스의 구단주로 서게 될 거라는 추측성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 시카고 불스의 도시에서 온 지원자가 있다니 다솜은 심장이 뛰지 않을 수 없었다.

 

 다솜의 감격한 눈빛을 보고 찬성은 최대한 아까 보았던 신입생의 인상을 기억하려 애썼다.

 

 “농구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말을 엄청 잘하더라고. 이름만 '션(Sean)'이지 전혀 미국인 같지 않을만큼. 얼굴은 약간 남미쪽 피가 섞인 거 같던데 피부는 태닝을 했고 머리는 빡빡 밀었어. 포스 작렬이야.”

 

 “이따 방과 후에 직접 봐.”

 

 그때 세현이 시끄러운지 찬성의 말을 끊었다. 찬성은 조금 더 기억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작게 중얼거렸다.

 

 “무림고수 같은 느낌? 머리를 밀어서 그런가.”

 

 하지만 시카고에서 왔다는 말에 너무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는 것보다는 다솜이 직접 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말을 마쳤다.

 

 “아무튼 그래. 음, 그리고 또 어떤 녀석이 있었지?”

 

 ‘다른 애라면······. 아!’

 

 다솜은 아까 본 신입생이 떠올라 손을 그의 키만큼 번쩍 올리며 말했다.

 

 “아! 혹시 얘는 어땠어? 키가 이만한 애. 손도 엄청 크던데.”

 

 분명 아까 보았을 때 찬성의 앞에서 입부서를 작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찬성도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 걔? 글쎄.”

 

 찬성 대신 옆에 있던 세현이 심드렁하게 대답하더니 들고 있던 입부서 중 한 장을 다솜에게 건넸다.

 

 ‘왜 그러지?’

 

 다솜은 그의 태도에 궁금증이 생겨 받은 입부서를 내려다보았다.

 

 “이름, 신선율.”

 

 ‘선율? 현석 선배가 부른 이름이 맞았네? 근데 왜 모르는 척 가버렸지?’

 

 다솜은 더욱 궁금해져서 선율의 입부서를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출신학교, 제와중학교. 취미는 ······안 적었네.”

 

 선율의 글씨는 아까의 태도만큼이나 삐딱했고 정성 없이 휘갈겨져 있었다. 문항은 거의 다 단답형으로 대답해 놓았는데 몇 가지는 아예 적지도 않은 것도 있었다.

 

 "농구를 시작한 때, 중 1. 농구를 좋아하나 보네? 아까 봤을 땐 농구에 그렇게 흥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다솜은 그 부분을 약간 기쁜듯이 읽으면서 계속 남은 것을 읽어 내려갔다.

 

 "좋아하는 것, 사막 여우?"

 

 아까 보았던 차가운 이미지와 맞지 않는 대답에 다솜은 피식 웃음이 났다.

 

 입부서를 쭉 읽어보니 뭐랄까, 선율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 보였다.

 

 그런데 매끄럽게 이어 내려가던 그녀의 눈이 마지막 문항에서 멈추었다.

 

 그것은 입부 동기란이었다. 다솜은 무심코 그것을 읽었다가 놀란 표정으로 입부서를 얼굴에 가까이 갖다 대었다.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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