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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100%농구부매니저
작가 : 코이
작품등록일 : 201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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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신입생의 등장 (6)
작성일 : 16-10-05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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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율의 말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고 은빛만이 작게 "정말 그렇네"라고 웅얼거렸다.

 

 “그럼 약속대로?”

 

 선율은 의기양양하게 다솜의 손목을 잡았다.

 

 “어?”

 

 다솜이 당황한 채로 선율에게 이끌려가자 현석이 조용히 나와 선율과 다솜의 손목을 잡고 그 사이를 끊어버렸다. 선율 쪽에 얼마나 세게 힘을 주었는지 선율이 얼얼한 손목을 다른 손으로 감싸 쥐었다.

 

 한편, 선율의 논리에 말이 막힌 지혁은 한 말을 무를 수는 없어 고민했다.

 

 이윽고 지혁은 무언가 좋은 생각이 난 듯 입을 열었다.

 

 “그래, 데이트하는 거 허락할게.”

 

 지혁은 순순히 선율의 말을 인정하는 듯 하더니 조건을 한 가지 덧붙였다.

 

 “대신……오늘 하루만.”

 

 그 말을 듣고 선율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뭐라고요? 벌써 저녁 7시잖아!”

 

 “글쎄, 서두르면 저녁 먹을 시간은 되겠지.”

 

 지혁은 '그건 네 사정이고'라는 식으로 무심하게 답했다.

 

 “안되겠다. 선배, 뛰어요!”

 

 선율은 다솜을 잡고 체육관 문을 열어 재끼고는 무작정 내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거야?”

 

 “몰라요. 일단 선배들이 없는 곳으로.”

 

 선율은 거침없이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하지만 정문을 나서고 나자 발걸음이 급속히 느려지더니 목적지를 찾지 못해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갈 곳은 생각하고 가는 거야?”

 

 “그게……. 아직 학교 근처가 익숙하질 않아서…….”

 

 다솜의 질문에 선율은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맞다, 신입생이었지.’

 

 막나가던 모습만 보다가 선율이 의외로 약한 모습을 보이자 다솜은 살짝 웃음이 났다.

 

 “음, 어디로 가지…….”

 

 아무래도 선배인 자신이 안내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어 다솜은 머리를 굴렸다. 그녀는 곧 머릿속에 갈만한 곳이 떠올라 손벽을 쳤다.

 

 “아! 그래, 따라 와."

 

 다솜은 퍼뜩 떠오른 단골집으로 선율을 데려가기로 결심하고 당당하게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5분 정도 걸어서 둘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는……?”

 

 선율은 눈앞에 작고 허름한 분식집 입구를 보고는 실망한 표정으로 다솜을 바라보았다.

 

 분식점은 음식을 테이크아웃 할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었는데 앞에는 노릇노릇한 튀김들이 쭉 진열되어 있고 철판에서는 떡볶이가 끓고 있었다.

 

 주인아줌마는 가게 안쪽 테이블에 음식을 전해주러 갔는지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더 좋은 데 데려가고 싶었는데…….”

 

 선율은 작게 중얼거렸고 그 말에 다솜이 발끈했다.

 

 “야, 지금 엄마손 떡볶이 무시해? 여기가 얼마나 맛있는데!”

 

 엄마손 떡볶이는 앉아서 먹을 시간이 안 되면 컵 떡볶이만이라도 먹기 위해 다솜이 최소 일주일에 세 번은 들리는 그녀의 맛집이었다.

 

 다솜은 작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를 뒤따라 들어온 선율은 작지만 생각보다는 앉을 만한 공간이 있는 것에 한번 놀라고, 그 좁은 공간에 학생들이 꾸역꾸역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가게의 테두리에는 혼자 먹을 수 있도록 바 형식의 테이블이 둘러져 있었고, 가게의 가운데에는 3개의 작은 테이블이 옹기종기 놓여 있었다.

 

 테이블 자리는 꽉 차 있었는데 때 마침 운좋게도 막 식사를 마친 여학생들 3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솜은 비좁은 가게 통로를 지나 그곳에 자리를 잡고 뒤를 돌아서 선율에게 어서 앉으라고 손짓했다. 선율도 어렵게 통로를 지나 자리에 앉았다.

 

 다솜은 오랜만에 엄마손에 온 터라 잔뜩 신이 났다.

 

 “저기요! 국물떡볶이 1인분이랑 튀김세트 주세요. 튀김 골고루 주시는데 못난이 두 개 주세요!”

 

 다솜은 익숙한 레파토리대로 주문을 했다. 주문을 받은 아주머니도 익숙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집게로 튀김을 골고루 집어서 기름에 넣었다.

 

 다솜은 못난이를 먹을 생각에 들떠서 싱글거리다가 곧 ‘아, 맞다. 얘랑 같이 왔지’싶어서 선율을 바라보았다.

 

 선율은 다솜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거 데이트였지.’

 

 데이트라고 생각하니 다솜은 갑자기 둘 사이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저기 있잖아. 궁금했는데…….”

 

 “응?”

 

 “내가 왜 좋아?”

 

 다솜은 ‘네가 먼저 돌직구로 치고 들어왔으니까 어디 한 번 해보자’하는 심정으로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선율의 태도가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흠, 선배가 예뻐서?”

 

 “뭐?”

 

 하지만 선율은 고민없이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너무 당당하게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자 다솜은 ‘어버버’하며 말을 더듬었다.

 

 ‘진짜 뻔뻔하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다솜은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져 버렸다.

 

 “너는…….”

 

 “그러는 선배는 왜 남자들만 있는 농구부에 들었어요?”

 

 다솜이 선율에게 휘말리지 않으려고 한 마디 하려는 찰나 선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어?”

 

 다솜은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야…… 농구가 좋아서.”

 

 선배가 예뻐서, 농구가 좋아서라니 둘 다 굉장히 심플한 이유였다.

 

 “너무 단순하잖아.”

 

 다솜의 말에 선율이 웃으며 말했다.

 

 '더 자세히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런 얘기까지 하고 싶진 않아.'

 

 다솜은 이제 막 알게 된 선율에게 깊은 얘기까지 하고 싶지 않아 말을 아꼈다.

 

 “지혁 선배 보려고 든 건 아니고?”

 

 그때 선율이 눈을 가늘게 뜨며 다솜을 떠보는 투로 말했다.

 

 “여기서 갑자기 지혁 선배가 왜 나와? 아, 아니거든. 지혁 선배 만나기 훨씬 전부터 농구를 좋아했어. 중학교 때부터. 그 때 보던 만화……아, 아니다. 아무튼.”

 

 다솜은 지혁의 이름이 나오자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다.

 

 “뭘 그렇게 당황해요. 그럼 선배는 지혁 선배 어때요?”

 

 선율은 팔을 괴고 다솜을 재미있다는 듯 쳐다보며 또 지혁의 이름을 꺼냈다.

 

 “어떻긴 뭘……. 그냥……아까 본 대로지. 농구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다솜은 어쩐지 부끄러워져서 괜히 휴지를 두 장 꺼내 선율과 자신 앞에 깔고 포크를 내려놓았다.

 

 “다들 지혁 선배 좋아해요?”

 

 하지만 다솜이 대답을 어려워하는데도 선율은 자꾸만 지혁에 대해 물었다.

 

 ‘왜 자꾸 지혁 선배에 대해 물어보는 거야? 그래, 처음부터 이상했어.’

 

 다솜은 고개를 확 쳐들어 선율을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너 지혁 선배랑 무슨 사이야?”

 

 “네?”

 

 이번에는 선율 쪽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전부터 아는 사이지? 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았어.”

 

 “어, 음…….”

 

 선율은 잠깐 옆을 보며 할 말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다솜은 너무나 궁금하다는 얼굴로 재촉하듯 그를 빤히 보았고, 선율은 조금 망설이다가 다솜을 바라보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듯 말을 털어냈다.

 

 “……안 아느니만 못한 사이.”

 

 ‘그게 뭐야.’

 

 다솜은 알 수 없는 선율의 말에 속이 답답했다.

 

 ‘알기는 아는 사이라는 소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다솜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때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떡볶이와 튀김이 나왔다. 그러자 다솜은 하던 대화 주제를 잊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떡볶이를 보며 반색했다.

 

 “먹어 봐, 진짜 맛있어, 이거!”

 

 다솜은 못난이튀김을 선율 쪽으로 굴려주면서 눈을 반짝였다. 선율은 그 눈빛에 에 부응하듯 못난이를 포크로 푹 찔러서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몇 번 씹고 가뜩이나 큰 눈을 더 크게 떴다.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

 

 “거 봐! 그치, 그치.”

 

 다솜은 자신이 추천해준 것이 맛있다고 맞장구를 쳐주는 선율을 보며 한껏 들떠서는 자신도 얼른 못난이 하나를 입에 넣었다.

 

 ‘너무 맛있어.’

 

 다솜은 뜨거운 못난이를 입 속에서 굴리며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맛있게 못난이를 먹던 다솜은 문득 선율이 조금 전에 지혁에게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것과 지혁과 아는 사이냐는 말에 묘한 대답을 남긴 것을 떠올렸다.

 

 하지만 선율의 성격에 제대로 말을 해줄 것 같지 않아서 다솜은 차라리 나중에 지혁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그냥 눈 앞에 있는 떡볶이와 튀김에 집중하기로 했다.

 

 더 이상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다솜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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