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신호등
작가 : 야곱
작품등록일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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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 3
작성일 : 16-10-12     조회 : 472     추천 : 0     분량 :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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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등 3

 

 

 

 아주 오래 전 그날..

 

 햇살은 유난히 빛났고

 따사로왔다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뛰노는

 그녀는.. 긴 청 치마에 흰 운동화 그리고

 긴 생머리를 동여 메고 있었다

 

 가뿐숨을 가누며 내게 다가온 그녀는

 벤치에 앉아있던 나를 끌어당기더니

 좀 걷자고 했다

 

 함께 거닐던 그녀가..

 '안덥니? 옷깃은 왜 세웠어?'

 

 사실 멋좀 내려고

 아부지 바바리코트를 몰래 입고 나왔었다

 가을이라 잔뜩 폼을 잡으려 했지만

 코트 속 와이셔츠 와 속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모른척, 웃음도 참아가며

 나의 옷깃을 매만져주었다

 

 그리곤 저만치 떨어져서는..

 '너 구두도..아빠 꺼지?'

 

 하더니 까르르 소리내어 웃으며

 푸른초장을 내달린다

 

 그 청아한 웃음소리는

 메아리가 된지 오래다.

 

 

 

 그때의 그 웃음소리가 새삼 귓전을 맴돈다

 

 지금...그녀가 그때와 마찬가지로

 까르르 소리내어 웃고있지만

 그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사뭇 달라진 그녀의 웃음소리를

 이젠 관여 할 수 없다

 

 마치 방관하듯 바라만 봐야 하는

 처지일 뿐이다.

 .

 .

 더 이상의 의미가 되어서는 안되기에..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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