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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다.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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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성일 : 16-11-12     조회 : 702     추천 : 0     분량 : 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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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다. 그것도 만월이다, 꽉 찬달 그런 달이 뜬 날에는 뭔 일이 생겨도 꼭 생기는 날이다. 비가 올 것처럼 희뿌연 달무리가 떠 올라서 비가 올 것 같은 그런 날 음울한 기분에 달을 올려다 보기가 서글픈 그런 날 나는 왜 그 날 창을 열어 창 밖에서 비 냄새라도 맡으려고 코를 킁킁거렸던가? 피 속에 흐르던 동물 적 본능 때문에 공기 중에 떠 다니던 수증기에 영향을 받는 먹이 감의 이동에 민감해 졌던가? 무엇이 되었던 공기 중에는 강력한 수분이 차 있었고 그래서 달은 희뿌옇다.

 

 나의 창은 삼층이다. 그 시간 삼층 아래의 집 앞 가로등 그런 곳은 길가는 똥개가 똥을 싸질러 놓고 이웃이 쓰레기를 내 놓고 취객들이 속을 게워 놓고 그런 잡다한 것들로 복잡하고…… 어느 한때나 잠시 깨끗 했던가 한 때는 코를 감아 쥐게 하는 악취가 진동을 하고 청소부의 비 자국이 부지런히 모여 길을 내도 그 곳은 그런 장소가 되고 마는 그런 곳이다. 그 곳에 어느 때부턴 가 그 어느 때가 무단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던 경찰이 어디엔가 숨어서 무단 투기한 쓰레기의 주인을 찾아내 벌금을 물리고야 말아야겠다고 경찰과 관할 지역 관청이 투합이 되었을 때 나의 창 삼층에서 주변을 둘러 보며 쓰레기를 버리려던 주민과 그 주민을 단속 하려 숨어 있는 경찰을 보았다. 한편의 소극을 보는 것 같았다. 나의 창에서 내려다 보이는 세상은 그렇게 조금은 웃긴 소극 같았다. 관객도 무대 위의 배우도 다 알고 있다. 이것이 조금은 웃긴 소극이라는 것을 그래서 웃고 그래서 숨죽일 수 있는 것이다.

 

 그 날은 일상적인 그런 날과 같이 일을 마치고 친구와 약속을 해서 저녁을 먹고 생맥주 한 잔 간단히 하고 들어온 시간이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되면 인적이 드물어지는 동네다. 그런 동네 간간히 불빛이 보이는 정도라서 달빛도 달이 숨은 날에는 별도 정취가 느껴질 만큼 보이는 동네 그런 동네에 나는 살고 있다. 그래서 이 동네의 정취에 간혹 취해 창 밖을 내다 본다. 술이 취해 그런 것인지 아님 말 그대로 동네의 정취에 취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래서 문제 될 것은 없다.

 

 창 밖으로 멀리 번화가의 불빛이 들판에 꽃들의 군집처럼 보인다. 그래서 가끔은 쓸쓸해진다. 나는 그런 쓸쓸함 때문에 늦은 시간 창을 열어 놓고 밤의 정취를 즐기곤 했다.

 그 날도 조금은 취기가 올라서 창을 열어 이제 시작 될 여름의 공기를 맡았다.

 외롭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정말 외로운 사람은 외롭다라는 단어를 끌어 올리기도 힘겹다. 나는 정취에 취해 아 외롭다하고 말하는 것은 정말 외로운 사람에 대한 사치에 불과 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 밤이었다. 외롭다라는 말을 과감하게 뱉고 그래서 공기 중에 떠 다니는 수분을 한 움큼 건져 올리는 그런 밤 그런 쓸쓸함

 

 한 남자였다. 마치 연극 무대에서 핀 조명을 받고 있는 것처럼 나의 창 아래 늘 배경처럼 서 있는 가로등 아래 늘어져 있던 남자 나는 그 남자가 눈에 들어 오는 순간 나의 뇌에는 취객 하나가 떠오른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이기지도 못 할 술에 져서 그로기 상태가 되어서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자리가 자신의 지정석 같이 느껴서 그 자리에서 습관처럼 누워서 술에 눌려 잠이라고 생각 되어 질 기면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매번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매번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상태는 거의 흡사하다.

 

 감색 정장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의 손질을 받았을 그런 정장이다. 그는 마치 극장에서 지루한 영화를 보다 잠이 든 것 같다. 정확히는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리를 뻗고 있으니 그런 것 만은 아니다 고개는 떨어져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입은 벌어져 있다.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펴고 있다. 마치 주술사가 제를 올리기 위한 의식을 드리고 있는 것 같다.

 

 이전의 취객은 은색 양복이었고 손을 베게 삼아 자고 있었다. 아기처럼 곤히 자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이전의 남자와 같은 남자일 지는 모르나 아무튼 자세도 다르고 양복도 다르다. 삼층에서 내려다 보는 그의 모습은 정확하진 않다. 하지만 이전의 사람들과 다른 것은 그들은 그들이 기대어 자거나 밑에서 웅크리고 자던 가로등과 마찬가지로 배경이었다. 그저 어느 취객이 술에 취해 잠이 들어서 다음 날 아침이 되면 화들짝 놀라 그 자리를 미련 없이 떠 날 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에는 그는 배경이 아니다. 그는 주인공이다. 핀 조명을 받고 있는 어둠 가운데 주인공 그는 대사를 해야 한다. 그는 그렇게 말을 할 것이다. 물론 내가 있는 자리에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말을 할 것이다. 푹푹 단내를 풍기는 호흡을 하며 사는 것이 더럽게 힘들다고 말을 한다. 그는 30대 전 후반이다. 그의 구두가 세련되 보인다. 하지만 그의 구두는 조명 밖에 있어 중요한 것이 되지 못 한다. 중요 한 것은 그 이다. 그는 입안에 이 물감 때문에 침을 뱉지만 턱 밑에 떨어진다 제 정신일 때 같으면 주변을 둘러 보며 황급히 턱을 손으로 훔칠 것이다. 그 황급함은 주머니에서 휴지나 손수건을 꺼낼 여유가 없는 종류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제 정신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술을 마신다. 의식을 놓기 위해서 그런 목적으로 먹는 술이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정당하다 술을 마시고도 칼 같은 정신을 놓지 않고 있다면 술을 배신 하는 행위다. 그렇게 나는 상상 한다. 창 틀에 턱을 괴고 그를 내려다 본다. 하지만 그는 미동도 없다.

 

 나는 상상을 한다. 그는 아내 말고도 연인이 있다. 그 연인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다. 그래서 그는 늘 긴장 속에 산다. 두 여자를 만족을 시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는 만족을 시키기 위해 살고 있다. 직장 상사를 만족 시켜야 하고 회사를 만족 시켜야 하고 아내를 만족 시켜야 하고 애인을 만족 시켜야 하고 아이들을 만족 시켜야 한다. 이 사회에서는 만족의 기준을 분명히 세워 놓고 있다. 회사에서는 한 달에 한번 정도를 실적을 윗 돌아야 하고 집에서는 아내에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헌신을 해야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아이들을 만족 시켜야 한다. 적어도 두주에 한 번 정도는 연인을 만족 시켜야 한다. 부모님도 빼 놓으면 안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전화를 해야 하고 두 주에 한 번 정도는 방문을 해서 기분을 맞춰 줘야 한다. 용돈도 두둑 해야 한다. 그리고 도덕이라는 질서도 교통 질서도 가끔 눈도 빼 놓지 말아야 한다. 친구들도 있다. 친구들의 고민도 들어 줘야 한다. 그런 만족을 시키기 위해 남자는 분주하다. 남자는 그런 만족에 지쳤다.

 그의 어깨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난 지쳤어. 나는 그의 어깨를 본다. 그의 어깨는 45도 정도 내려 가 있다. 술에 될 대로 되라고 맡기는 시간 의지를 놓아 버리는 시간에 남자는 숙면한다. 어쩌면 잠을 잘 자고 있는 지도 의심스럽다. 남자는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 할지도 모른다. 그는 완벽을 꿈꾸는 삶이다.

 

 10시 45분이다. 나는 30분 이상을 그를 지켜 보고 있다. 샤워를 하고 불을 끄고 잠이 들었다. 숙면이 낮의 생활에 도움이 된다. 12시를 넘긴 시간에 한번 잠에서 깼다. 나는 그 남자는 어쩌고 있나 싶어 잠이 깨지 않은 상태로 창 밖을 내다 본다. 그는 그대로이다. 정말 그는 지친 것이다.

 나는 그를 배경 삼아 뒤 돌아서 화장실에서 방광을 비우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내 잠이 들었다. 나는 잠을 자면서 저대로 자게 내버려 둬도 될까? 하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오월이지 않은가? 한데서 잔다고 해서 입을 돌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목이 꽤나 뻑뻑해 지겠지 그래서 내내 자기가 어디서 잤는지 하는 생각을 떠 올리며 술을 끊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겠지. 그래도 저녁이 되어서 동료가 어때 한잔 할까 하는 말에 동요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대로 잠이 들었다. 햇살이 창 안으로 비춰서 눈이 부셔서 잠이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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