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달이다.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1.12
  첫회보기
 
5.
작성일 : 16-11-12     조회 : 358     추천 : 0     분량 : 4892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인하는 휘영의 친구이다. 그에게는 완벽해 보이는 아내가 있고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을 했다. 지독한 감정의 결과이다. 그가 나에게 그렇게 고백 했던 것은 어느 날 눈오는 날이었다. 우리 셋은 술을 마시고 있었고 꽤나 기분이 좋았다. 인하은 아내의 이야기를 했고 그리고 그는 행복 해 보였다. 그래서 결혼을 한다면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휘영과의 미래를 인화의 이야기 속에 빗대어 상상 해 보았다. 허구이다. 하지만 허구 만으로도 그것은 행복한 상상이었다. 상상 속의 휘영과 나는 그림 같은 집에 있고 아이도 하나 있다. 인하의 이야기 속에서 비롯된 상상임으로 아이는 인하의 아이처럼 아들이다. 인하의 이야기처럼 아이는 사랑스럽고 서로는 행복했다. 행복은 허구의 감정이다. 행복을 절대 가질 수 없는 파랑새와 같다. 하지만 그 상상은 행복 했고 그 순간은 목소리가 높아지고 은근슬쩍 인하의 어깨를 툭툭 치기도 했다. 인하를 향한 감정은 휘영의 친구 그리고 좋은 사람 이상은 아니었다. 여자에게는 방이 하나 밖에 없다든가 그 방에는 휘영이 있었으니 더 이상 더 누군가를 들일 여유도 없었다. 그때를 생각 해 보자면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남자의 욕정이 술이라는 놈에 의해 발동을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휘영은 대리 운전 기사와 근처 공영 주차장으로 차를 가지러 가고 나는 꽤 취한 인하와 같이 휘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이 와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눈이 하늘에서 펄펄 내렸다. 그래서 어 눈 온다 하고 말을 했다. 반가운 손님이라도 오듯이 문 밖을 내다 보고 말했다. 인하가 취해 흔들리는 시선으로 창 밖을 내다 보며 말했다. 눈 와요. 그때 까지도 인하는 같은 나이에도 나는 높임 말을 썼다. 애인의 친구이기 때문에 적당한 격식을 차려야 했기 때문이다. 격앙된 목소리로 첫 눈이에요 하고 말했다. 그가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어서 일어서서 나의 입에 입을 맞췄다. 나의 방에는 한 사람의 여유 밖에 없었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가슴이 뛰었다. 그것은 언제 휘영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 일지도 모르지만 그 것 만은 아니었다. 그가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나를 다른 사람으로 그가 사랑하는 아내를 향해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향해 그렇게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 했다. 그가 술에 취했기 때문에이기도 하고 나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랑해요 하고 말을 한다면 사랑해요 누구씨 혹은 사랑해 누구야 하고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을 부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고 만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가 대상을 정하지 않고 했던 사랑해요 하고 말했던 다음의 나의 입술을 누르던 입 맞춤은 나를 내내 가슴 두근거리게 했고 혼자 있을 때 마다 그 지긋한 감각이 다시 되 살아나곤 했다. 휘영이 옆에 있을 때 도 잠시 그 감각 때문에 입술에 손가락을 댓다.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의 감각이 전해지는 듯 했다.

 

 나의 감정에 콧 웃음을 쳐야 했다. 휘영이 인하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얼굴이 붉어 질 정도로 감정은 이상하게 널을 뛰었다. 화를 내야 했다. 나의 감정에…… 그의 입술의 감촉이 느껴질 때 마다 감정은 시간이 지나가면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런 감정에 휘둘리다 보니 자꾸만 휘영이 싫어 졌다. 휘영을 향한 나의 감정은 그렇게도 얄팍한 것이었던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만들어 놓은 가짜 감정에 휘말리고 있었던 것 일까?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감정이 나의 것이라면 내 마음대로 되어야 할 텐데 감정의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매몰차게 나를 거슬러 흘렀다. 인하의 전화가 왔다 나는 그의 전화를 받지 말아야 했다. 그의 전화를 받고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가 말했다. 이젠 지쳤어. 그 말 뜻을 알 수 없었다. 그가 다시 말했다. 우리 만날까? 나는 그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반응 해야 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행동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나를 움직이지 못 했다.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이 그 대답이 되었던 건지 그가 내가 그쪽으로 갈까 하고 말했다. 나는 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그건 곤란하겠군. 그렇게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그의 회사 근처의 카페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그때 그의 직업은 펀드 매니저 였다. 나는 펀드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그저 잘빠진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노는 일의 한 부분이라고 만 생각했다. 일반적인 약속이었지만 나는 그 약속을 뿌리치지 않았다. 불륜이다. 그렇게 쉽게 휘영을 배신할 수 있었던 것이 놀라웠다. 몇 일 전 만해 도 나는 휘영과의 결혼을 꿈꿨고 그것이 행복했다. 정말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러웠다. 혼란은 나를 장악했다. 나는 인하를 기다리면서 몇 번이나 되 돌아 갈 기회가 있었고 그럴까 하고 출입문 쪽을 봤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문을 열고 인하가 들어왔다. 나는 그가 반가웠다. 그리고 그와 이야기 해야 했다. 왜 그랬는지 나의 행동에서 그를 그렇게 만든 무언가가 있었는지 그것을 알고 싶었다. 그것을 알고 싶다는 방어막을 치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정당화 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자제력을 벗어 났다. 그를 발견한 순간 나는 미소를 짓고 말았다. 그리고 당겨진 입술에 당혹스러워 미소를 거뒀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면서 그를 향해 손을 들었다. 그는 나를 발견하고서 내가 앉아 있던 자리로 와 앉았다. 그는 목 아래까지 매어져 있던 넥타이를 거칠게 풀면서 말했다.

 아 피곤해. 나는 그에게 피곤해요 하고 물었다. 단지 그것은 그의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한 말에 대한 반사적인 반응이었다. 나는 이다지도 그의 말과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런 것일까? 그와 만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나는 나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와의 첫 만남은 그와 만났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부였다. 커피를 마시면서 그가 나에게 당신과 같이 있으면 휴식 같아요. 하고 말했다. 그와 단 둘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언제나 휘영이 함께였다. 그런데도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에게 나는 어떤 말도 해 줄 수 없었다. 나에게 그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오는지 나 자신도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의 존재는 피부가 따끔거리는 신체의 감각에 속한다. 내내 혼란스럽다가 나중에는 피부가 따가워지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뱃속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지 구토감이 밀려온다. 그런데도 나는 그가 전화가 오거나 연락이 오면 그를 만나러 나갔다. 내가 휘영에게 이별을 말했을 때 휘영은 한번도 예상하지 못 했다는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하를 만나고 난 뒤 한 달이 채 못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한달 사이 나는 휘영에게 한번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휘영의 입장에서는 정말 느닷없는 통보였을 것이다. 그는 왜 하고 물었다. 나는 그를 향해 지겹다는 표정으로 그냥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치명적인 결정타이다. 지겹다. 그리고 그냥 그 사이에는 어떤 진실된 감정도 없다. 한낮 가벼운 겉 피를 벗든 그 겉 피는 어깨에 위태롭게 걸쳐져 있는 것과 같이. 팔을 허공에 젖는 행위로 겉 피는 땅에 툭 하고 떨어진다. 나는 그 겉 피를 쳐다 보지도 않는다. 휘영은 그와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그는 몇 번이나 이유를 요구 했다. 타당한 이유 나는 그의 답변을 회피 했다. 노골적으로 왜 그 딴걸 원하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 타당한 이유에 답변을 할 이유 따위는 없었다. 그런 것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슬프게도 나에게 그런 것이 없었다. 있었다면 그를 설득한 지당하게 옳은 이유가 있었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까?

 

 휘영은 인정하지 않았다. 타당한 이유가 없는데 어떻게 그 논리에 설득 당할 수 있을까? 일방적인 폭력 나는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주먹이 날아온 대상이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절대 그런 주먹질 같은 것은 받을 리 없다고 맹신하는 대상에게서 날아온 주먹 그의 충격을 컸다. 이별에 대 처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그는 어른스런 방법을 택했다. 아이처럼 떼를 쓰거나 혹은 폭력에 폭력으로 맞받아 치거나 그런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 맘의 비행선에 올라 혼자 만의 비행을 시작 한 것이다. 그의 비행선은 작고 그리고 위태로웠다. 그의 몸 하나도 감당이 안 되는지 흔들거리며 떠나갔다. 그 비행선의 이름은 슬픔이라는 비행선이고 그 비행선은 언제 추락할지 모르니 여행시에 발생하는 불미한 사고에 어떠한 책임도 비행선에게 물을 수 없다는 서류에 싸인도 했다. 그렇게 그는 떠나갔다. 아니 그렇다고 믿었다.

 

 술을 마시고 그리고 그는 차를 몰고 의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는 바다 아래로 추락을 했다. 그의 죽음에 대한 기사는 꽤 오랫동안 언론에 떠 돌았다. 그 당시 큰 이슈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쇼핑 센터에서 불이 나서 여러 명이 죽고 난 이후에 한 참이 지나서 였다. 아마 그 쇼핑센터에 불이 난 사건과 휘영의 사건이 맞물렸다면 휘영의 사건은 유야무야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건이 있은 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갈 때 즘 휘영이 이별을 비관해서 차로 바다에 뛰어들었고 사람들은 승냥이 떼들 마냥 물고 늘어졌다.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이 되자 나의 신상은 기사가 뜬지 하루 만에 다 털렸고 나를 비방하는 전화가 오고 주변 사람들은 나를 향해 수근거렸다. 그것도 잠시 지 싶어 반응 하지 않았다. 전화가 와서 욕을 해대고 이 메일로 장문의 욕설 편지가 오고 개인 홈피에는 악성 댓글이 넘쳐나고 테러를 감행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벽돌을 보낸 택배도 있었다. 그 택배 상자에는 붉을 글씨로 죽어서 휘영과 같이 가라는 편지도 함께였다. 여타의 사건들이 있었지만 예상대로 잠시였다. 휘영의 사건이 기사화 되고 꼬박 일주일이 지나자 세간의 관심은 어느 연예인의 해외 도박으로 쏠렸다.

 그 연예인은 기자 회견에서 눈물을 뿌렸다. 나는 그를 보면서 희미한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5 15- 완결 11/15 354 0
14 14 11/15 378 0
13 13. 11/15 403 0
12 12. 11/14 522 0
11 11. 11/14 400 0
10 10. 11/14 366 0
9 9. 11/14 367 0
8 8. 11/14 409 0
7 7 11/14 363 0
6 6. 11/12 388 0
5 5. 11/12 359 0
4 4. 11/12 448 0
3 3 11/12 372 0
2 2 11/12 364 0
1 1. 11/12 70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