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가 근무하는 강서 경찰서로 편지를 썼다. 그리고 그의 범죄를 낱낱이 썼다.
그가 나를 위해 했던 일들 증거를 인멸하고 보고서를 조작한 일들 작년 화곡동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 전봇대에 기대져서 사고 사로 처리 되었던 사건 그리고 2008년 휘영의 사건 인화가 조작했던 사건의 전말을 썼다. 길고 긴 편지였다. 그것은 강서 경찰서 강력계 강력 3반 반장 앞으로 보내졌다. 편지는 어떤 일을 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범죄자가 될 것이고 나 역시 죄의 값을 달게 받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그럴 것을 바라 마지 않는다.
하지만 편지는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가 나에게 내민 편지를 보면서 나는 울었다. 그가 왜 그랬냐고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정말 모르겠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왜 그 편지를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그 편지는 강력3반 반장 앞으로 쓴 편지였다.
반장이 그런 장난 편지 따위를 읽을 것 같냐고 하고 그는 소리 질렀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물었다.
나를 떠날 거야?
그가 말했다.
여행가자.
그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상하이 난징루 거리를 걸으면서 말했다.
그 직업 나에겐 어울리지 않아.
그럼 뭘 할 거야?
글쎄 생각 해 봐야지.
나는 어쩌지?
그것도 몰라. 지금은 그냥 지금 생각 하자. 우린 지금 여행 온 거잖아. 그건 그렇고 당신 중국어 공부 하지 않았나?
그랬죠.
하지만 겨우 사 성을 익히다 그만 뒀어
아쉽군 당신의 중국어를 듣고 싶었는데 왜 중국어는 말이야 뭔가 리듬이 있어서 마치 시를 읊는 것 같거든 왠지 당신이 중국어를 하며 섹시해 보일 것 같아.
그게 사 성이라는 거야.
우리는 난징루거리를 걷고 후통거리에서 커피를 마셨다. 중국까지 와서 차 보다는 커피라니 하지만 야외 카페의 커피도 괜찮았다. 여기는 중국이다. 중국까지 나의 죄가 나를 쫓아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건 모르겠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