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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의 아리아
작가 : 도연
작품등록일 : 201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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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쁜데 불만 이신 분? 손? (3)
작성일 : 16-11-24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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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화

 

  리더스 제국의 역사는 2천년이 넘게 이어져왔다. 이전 제국 이였던 아스테리아의 대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많은 수의 크고 작은 나라들이 건국되는 혼잡한 시대가 이어졌다. 그중 하나로 건국된 더 리더스는, 초창기엔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존재감도 거의 없는 작은 나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약 500년 전, 척박한 산맥에서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난민들의 생활을 위해 평지를 개척하려 나섰던 당시의 더 리더스의 지도자, 이블로스 시오네 폰 리더스 왕은 그 산맥에서 마력을 가진 돌을 발견하게 된다. 마력석이 발견된 산맥은 당시 중소도시였던 오딘을 곁으로 가로지르는 카르타르 산맥 이였고, 이는 후에 더 리더스를 일으키는 핏줄이 된다.

 

  그들이 최조로 발견해낸 마력석이란 단순한 돌이 아닌, 또 하나의 에너지 원이였다. 이는 석탄의 역할을 대신하여 기차를 끌었으며, 석유의 역할을 대신하여 각종 연료를 대체하여 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또한 전기를 대신해 발전기의 역할도 대신하면서 인간들의 삶 깊숙이 들어왔다. 무한한 에너지원이 아니었기에 하나의 마력석이 다 소모되면 새 마력석으로 갈아 끼워야 하는 단점이 있었으나, 그를 뛰어넘을 또 다른 능력이 있었다.

 

  마력석은 순수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원 세기의 증폭까지도 가능했다. 그러나 이는 보통 인간의 힘만으론 힘들었고, 후엔 뜻이 모이는 마법사들의 도움으로 마법학이란 학문을 만들어 마력석을 다루는 법을 가르쳤다.

 

 마력석의 등장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농업 대신 고층의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수레 대신 바퀴가 등장하였고, 대량의 생산은 물론 마법학의 접목으로 다량의 생산까지 가능해졌다. 국민들의 삶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풍요로워졌으며, 그와 더불어 널리 배포된 마법학으로 인해 마법에 능통한 나라가 되었다.

 

 순식간에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더 리더스는 마력석을 최초로 발견했던 카르타르 산맥을 중심으로 오딘을 수도로 정하고 리더스 제국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지난 500년 동안의 일이였다. 문명의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져 사람들은 이를 제2차 마법혁명이라 불렀다.

 

  그러나 이 많은 것들이 거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들을 이뤄내야 했던 이블로스 시오네 폰 리더스의 과로사를 필두로 후대의 왕들 또한 과한 업무량에 못 이겨 과로사하는 비운을 맞이했다. 오로지 일과 국민만을 생각하는 자만이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며, 비록 그 끝이 과로사 일지라도 그들은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그것이 리더스 가문의 영광 이였다. 때문에 그런 리더스 제국을 시기하는 주변국들이 보낸 살수들도 기회만을 엿보다 잠들지 않는 왕 때문에 허탕을 친 전적이 수두룩했고, 심지어 몇몇의 살수들은 저렇게 밤새도록 시뻘겋게 부릅뜬 눈으로 정사만 돌보는 게 사람이 할 짓이냐며 고개를 내두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채 돌아섰다. 그만큼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리더스 가문이였다.

 

 “아가스 시오네 폰 리더스. 그러니, 공주님의 가문, 리더스 가문을 자랑스레 여기시고,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셔야......”

 드르렁-

 “.......컥!”

  쾅-!

 “그거 정말 대단히 흥미롭군요!!!!!!!”

 천장이 칠판인냥 솟구쳐있던 고개가 툭 떨어지는 동시에 놀란 아가스가 애꿎은 책상을 내리치며 정면을 바라봤다. 그리곤 이내 칠판 앞에 서서 책을 읽어 내려가던 라일론의 날카로운 눈매가 은테 너머로 전해졌다.

 “........공주님.”

 “......네, 나일론. 듣고 있어요. 말씀하세요. 하하.”

 “라일론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제 이름을 알려드려야 합니까?”

 “아아, 좀 봐줘요. 나일, 아니, 라일론의 이름 말고도, 나는 여기서 오늘 하루 종일 주입식 교육만 다섯 시간 째라고요. 도대체 이놈의 과열된 교육열은 어딜 가나 똑같지, 똑같아!”

 아가스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해졌다. 흐느적, 흐느적 젤리마냥 다시 자리에 앉아선 입술이 대빨 나온 모습을 숨길 생각도 없이 뾰루퉁하다.

 

 “.....그럼. 오늘은 이만, 역사학 공부를 마치겠습니다.”

 “정말요? 정말?”

 

 이번엔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아가스.

 “네.”

 

 “아싸, 시종님! 나 끝났어요! 다 끝났다구요! 그럼 이제 침대로 가서 고단한 몸을 좀 눕혀야,”

 “대신. 제2교시. 마법학 시간입니다. 밖으로 나가시지요.”

 그런 라일론의 말에 세상이 무너진 듯 다시 자리에 앉는 아가스는 멀리서 보기엔 흡사 두더지게임의 두더지라도 된 듯,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 * *

 

 이 꿈이 미쳤다고 내가 몇 번 말했던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미치긴 단단히 미쳤다.

 얼마나 미쳤냐면, 그냥 미쳤다.

 

 “정신을 집중 하세요, 공주님. 눈을 감고, 단 하나의 마력석을 떠올리며 집중하시는 겁니다.”

 “아니, 말도 안 된다고요, 내가 어떻게 눈빛으로 저 돌맹이를 들어 올려요?”

 “집중 하세요. 집중이 답입니다.”

 

 하, 나 참 미히취것네!! 아무리 꿈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눈빛으로 저 돌덩이를 들어올려? 내가 무슨 김보성이야, 최민수야?! 아까부터 자꾸 말도 안 되는 말들만 하니까 내가 뭘 어떻게......!

 

 ......아니지. 잠깐만.

 이게 꿈이니까 당연히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야? 말이 될 리가 없잖아 그러고 보니.

 잠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지만, 뭐 언젠 제 정신 이였나. 선심 쓰듯 눈을 꾸욱 감았다.

 그러니까, 저 돌맹이를 생각하다가......, 눈을 뜨면........,

 

 쿠르르르르르-

 큰 돌덩이가 올라가는 내 눈커풀에 맞춰 천천히 올라갔다가, 이내 얼마 못 버티고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올?”

 ......생각보다 재밌는 게 함정.

 

 “저는 공주님의 완드를 관리하는 마법사, 힐리입니다.”

 “초면에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잘생겼군요.”

 “......네?”

 “아무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마법사들은 하나같이 모두 잘생겼다. 검은색 우중충한 망토에 여드름 잔뜩 난 매부리 콧등, 구부정한 허리...... 단 한명도 없다. 단 한명도. 훤칠한 키에 드넓은 떡대하며, 사제복마냥 딱 키에 맞춰 입은 단정하게 떨어지는 옷을 입고 저렇게 서있으니 아이돌 같다, 아이돌.

 

 “이번엔 완드를 손에 쥐고, 물의 힘을 빌려 보십시오, 공주님.”

 “음. 좋아요. 문제없어요. .........저기, 그런데 완드가 뭐죠?”

 “......손에 들고 계십니다. 공주님.”

 “아. 이 지팡이?”

 

 “지, 지팡이가 아니라 완드 입니다, 공주님. 완드요.”

 “알겠어요. 물의 힘을 빌려라....... 주문 같은 건 따로 없나요? 제가 한 번도 끝까지 본적은 없지만 해리포터 같을 걸 보면 주문이 있던데. 여긴, 이 세계에서는 그런 게 없....... 겠죠. 네~ 없지, 없어. 아. 오해 말아요, 해뤼포퉈는 마이 프렌드. 오래된 후렌드예요, 후렌드. 무슨 뜻인지, 다들 아시죠? 오호호호호호!!!!!”

 

 손에 들린 지팡이를 휘휘 돌리다, 그 끝을 톡 건드리니,

 

 찍-

 

 “........엄마야. 죄송......!”

 마법사들 옆에 서있던 학자들 중에서도 단연 키가 가장 큰 라일론의 차가운 은색 안경테로 찍, 하고 물총마냥 나가버린다. 라일론의 차가운 시선을 애써 모른 척. 관심 없는 척. 내가 안 그런 척.

 

 “그렇다면 이번엔, 마력석으로 완드를 가공해서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

 “얼마든지!”

 

 이번엔 요 앞 화단에 물이라도 주자는 심산으로, 정원에 핀 장미꽃 한 송이에 조준을 했다.

 다시 한 번, 휘휘, 부드럽게 토옥-,

 

 쏴!!!!!!!!!!!!!!!!!!!!!!!!!!!!!!!!!!!!

 쏴아-!!!!!!!!!!!!!!!!!!!!!!!!!!!!!!!!!!!!!!!

 

 “끄아아아아아악!!!!!!!!!!!!!!!!!이게 뭐야아악!!!!!!!!!!!!!!!!!!!!!!!!!우어억!!!!!!!!!!!!!!!!!!!!!”

 

 “꺄!!!!!공주님!!!!!! 움직이지 마세요! 꺄악!!!!!!!!!!!!!!”

 “공주님, 공주님!!!!!!조준을 한곳에 하세요, 한곳에! 어, 어어!!!!이 쪽으로 오지 마시옵소서!!!!!!!!”

 “공주님을 보호하라!!!!마력석 가공을 중지하라!!!!”

 “중지하라!!!!!!!중지하라!!!!!!!”

 

 거대한 물줄기가 온 궁 안을 적시다 못해 흠뻑 뒤덮였고, 힐리가 내게 다가와 손짓을 하자 폭포수마냥 지팡이 끝에서 쏟아 붓던 물줄기가 점차 사그라 들었다.

 

 하아-,

 하아--,

 

 “.......미....”

 

 어느새 내 주위로부터 멀리 피신한 마법사들과 학자들, 시중들이 그런 내게 천천히 다가왔고,

 

 “공주님! 괜찮으세요?! 네?!”

 “......미.....”

 

 “미? 미, 뭐요, 공주님! 말씀을 더 해보세요, 눈이라도 깜빡여 보세요. 숨은 쉬고 계세요?!!?!”

 “........미친......죽을 뻔 했어요..... 시중님......”

 “공주님! 그런 저속한 언어는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오전에 궁의 예에 대해서 배우셨지 않습니까!”

 ......그치만, 지금 이 감정, 이대 로를 표현 할 수 있는 건 미친 밖에 없어요, 미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팡이에서 폭포수를 나오게 하는 게 어디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아무리 말이 안 된다고 해도 그렇지......”

 

 시종의 품에 안긴 아가스가 끊임없이 중얼 중얼거리더니,

 

 “공주님!!!!!!!!!!”

 스르르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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