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행을 한다. 나는 잠복도 한다. 그리고 나는 태권도 유단자이다. 나는 하루에 한번씩 꼭 헬스를 가서 운동을 한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런지라 나의 몸을 내가 잘 관리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줄을 타진 못 한다. 나는 스턴트맨이 아니다. 나는 군대를 가보지도 않았다. 유격훈련은 비스무리 하게 해 보지도 못 했다. 그러나 나는 그를 위해 줄을 타고 있다. 그것은 진숙이 잠시 뭣 좀 사러 갔다 올게 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지 마자 수완이 한 말 때문이었다. 귀가 솔깃 했다.
그러나 뒤가 캥겼다. 나는 도둑이 아니다. 나는 평생 살면서 남의 물건에 손 한번 대지 않았다. 그것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다. 그정도로 내가 기억하지 못 하는 일이 몇 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그런 일이란 없다. 하지만 나는 도둑이다. 도둑이 아니지만 그 것과 같다.
수완이 말했다.
“그럼 한 가볼래요?’
“어딜?”
“아까 이성찬씨 실종 된 것 같다고”
“너 들었어?”
“아까 밖으로 다 들리던데”
수완에게 들렸던 것이 부끄럽진 않다. 속이 깊은 구석이 있어서 나의 마음을 많이 헤어려 주곤 하기 때문에 가끔은 진숙 보다 이 녀석이 더 편한 적도 많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다 아는 녀석에게 숨기다는 것은 웃긴 일이다.
“아”
나는 짧은 탄식을 했다. 뭐라 말하기도 뭣 해서 그랬다.
“죄송해요.”
“뭐가 죄송해 내 목소리가 커서 그런데”
“그것 보다는 직업 병이죠. 어디를 가나 남의 집 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하는 궁금증 때문에요. 안 들으려 했다면 안 들을 수 있었어요.”
그 말에도 난
“아” 하는 소리 만 냈다. “너 지금 성찬씨한테 가보자는 말이야?”
“네. 그 사람 집에요.”
“어떻게 해? 그 사람 집에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가 보자는 거죠. 실종 됐다면 단서가 있을 거잖아요.”
“그래도 그건 아니지”
“정말 그렇게 생각 하세요? 가보고 싶으시지 않으세요. 이성찬씨 집에 말이예요. 어떻게 사는지 어떤 취향인지 집에 가보는 것만큼 그 사람을 잘 알수 있는 것도 없단 말 사장님이 했잖아요.”
“하지만 그 뒷 말도 했지. 넘어선 안됄 선이라는 것이 있다고”
“사장님 사장님은 벌써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었다구요. 의뢰받은 상대를 좋아하고 일이 끝났음에도 자료는 그대로고 아직도 그를 미행하고 감시하고 사장님! 이렇게 왔으니까 갈 때까지 가보자구요.’
수완이 말했다. 그래 갈 때 가지 가보자. 그래 그가 도움을 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구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님 그가 정말 실종 당했는데 아무도 모른다. 시체가 발견이 되지 않는 한 실종은 범죄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도 많은 실종자들을 알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수완의 말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러자 하고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표정은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하고 말이다.
수완은 그럼 오늘 저녁에 집앞에서 만나요하고 말했다. 나는 조바심에 수완에게 말했다.
“어디? 우리집 아님 성찬씨 집?”
“어디긴요 사장님 집 이죠. 전 성찬씨 집 몰라요.”
“그런데 넌 들어갈 방법이나 알고 있는 거냐?”
“저요 이래 뵈도 성진에서 5년 밥 먹었어요. 제가 말 했죠 거긴요 돈만 주면 사람 죽이는 거까지 한다구요. 그렇다고 제가 사람을 죽이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무튼 5년동안 있으면 서 별짓 다 했다구요. 그 덕택에 진성을 나오면서 각서 아닌 각서까지 쓰고 나왔지만 말이예요.”
“무슨 각서?”
“뭐 고발하면 죽는다. 그런 거? 내부 고발 들어가면 진성은 들어낼 게 한두가지가 아닐껄요? 제가 입만 벙긋 하면 그냥.”
“그래 네가 입만 벙긋하면 진성도 진성이지만 진성의 손에 너도 아작이 날거다. 조심해. 영 조짐이 안 좋은 곳이야. 소문도 그렇고……”
“알아요. 저도 그래서 나온 걸요. 뭐 고발할 마음도 없구요. 저도 캥기는 게 많은 지라 진성 들어가면 저도 끌려 들어가요. 저네 들이나 나나 뭐 물고 있는 사이죠. 네가 나 물어봐라 내가 가만 있나 하는 식 말이예요”
“그래 알았다. 내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