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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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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생각처럼 드라마틱 하지 않다 (5)
작성일 : 16-12-21     조회 : 747     추천 : 0     분량 : 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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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는 생각처럼 드라마틱 하지 않다> (5)

 

 다음날 이른 아침, 현과 에릭은 지금 현재 마법진 앞에 서있었다. 마법진을 처음 본 현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알아듣지 못할 여러 문자로 가득 채워져있는 둥근 원이 혼자서 빛을 발한다는 사실에 신기해하였다.

 

 어젯밤 마차를 타고가는 내내 자신을 따라오던 시선이 신경 쓰인 탓에 잠을 제대로 못 이뤘으나 밤잠을 설치는것쯤이야 현에겐 익숙한터라 눈밑에 연한 다크써클이 생긴것 빼고는 아무런 행동의 변화를 볼수 없었다.

 

 "조심히 다녀오게나."

 

 "황공하옵니다."

 

 떠나는 당일날 황제가 마법진이 있는곳 까지 마중을 나왔다. 이는 극히 드문 일로 신하를 총애하고 신뢰하지 않는 이상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현은 황제의 이 행동으로 인해서 그가 얼마나 스피니아 가(家)를 신뢰하는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

 

 황제가 갑자기 말을 흐리며 자신을 바라보자 현은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나 이내 황제는 괜한 인사치례는 됬다는듯한 손사래를 치더니 이내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네도..조심히 다녀오게나."

 

 "아..."

 

 현은 순간 에리과 같이 '황공하옵니다'라는 말을 내뱉으려 하였으나 알수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황제의 시선에 당황하여 멍하니 그를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애틋하고 무언가를 그리는듯한 눈빛에 현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눈을 깜박였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허리를 굽혀 예를 차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황..공하옵니다.."

 

 자신도 모르게 마치 친자식을 바라보는듯한 그 시선에 목이 메인 나머지 어쩔수없이 목소리가 떨렸으나 황제는 개의치 않다는듯이 그녀와 에릭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짐은 그대들을 믿는고로 아무 탈 없이 돌아와줄것을 믿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몽쉐르 왕국은 메이베른 왕국과 동맹국인고로 조심해야한다는것을 명심해야될것이네."

 

 "황공하옵니다."

 

 에릭과 현은 같이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하였고 황제는 믿음직스럽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그래, 어서 마법진 위에 오르게나. 두사람 다 잘 다녀오게나."

 

 "신 에릭 스피니아 폐하의 명 받들어 제국의 사신으로써 다녀오겠사옵니다."

 

 에릭이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허리를 숙이며 말하자 그의 뒤에 서있던 현 또한 에릭과 똑같은 자세로 다만 다른것이 있다면 드레스자락을 살짝 들어올리는것으로 예를 표했다. 그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 그들이 서있던 마법진이 서서히 강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파아앗-'

 

 마법진은 강한 빛을 뿜어내었고 이내 서서히 그 빛이 발하는 강도가 낮아지자 마법진 위에 서있던 에릭과 현은 홀연히 사라지고 없었다. 황제는 그 광경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뒤를 돌아서 지하궁을 나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려 할때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믿음직스러운 충신들의 배웅. 인가요."

 

 "..미하엘 인가."

 

 황제가 질린다는듯한 목소리로 자신의 앞에 미소를 짓고 서있는 자신과 똑같은 금발의 사내를 바라보며 말하자 그는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또 닐을 팽개쳐두고 온게냐."

 

 "그는 유능하니깐요, 이 정도의 작은 장난쯤이야 이해해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죠."

 

 "...누굴 닮아서 이렇게 능글맞은건지.."

 

 "루이즈 숙부님을 꼭 닮은거죠."

 

 .....루이즈 형님, 도데체 제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키신 건가요.

 

 황제가 그렇게 속으로 자신의 재상이자 형님인 루이즈 후작을 원망하고 있었을때 미하엘은 여전히 그의 앞에서 빙긋 웃고있을 뿐이었다. 황제의 앞에서 대담하게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그와 똑같은 금발의 사내는 이 왕국의 1황자이자 얼마전에 황태자로 책봉된 '미하엘 에스티르 D. 아스탈리아'였다.

 

 그러나 황제는 이내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잡생각을 떨치려 고개를 살짝 도리질 하며 그에게 말하였다.

 

 "그나저나 네가 이렇게 알현 요청도 하지 않고 온것은 분명 무슨 이유가 있다는것, 맞느냐."

 

 "잘 아시네요. 소자의 무례함을 하혜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주시옵소서, 폐하."

 

 "..가족끼리 공식적인 자리도 아닌데 인사치례는 되었다. 무슨 용무지? 미하엘."

 

 황제가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묻자 미하엘은 매번 겪어보는 익숙한 위압감임에도 불구하고 긴장이 된 자신의 태도에 흥미를 엿보였다.

 

 '..역시 아바마마시군..수십년동안 왕좌에 앉아 있던 사람은 다르다 이건가..이 위압감은 정말이지 익숙해지지 않는군..'

 

 "아헨이 몇달전에 독에 중독됬던것은 아시죠,"

 

 "..그렇다, 두어달동안 혼수상태였지. 어제 깨어났다 들었다."

 

 "들으셨군요. 그런데 그 아헨이 어딘가 모르게 좀 이상해보입니다."

 

 "이상하다?"

 

 알수없는 소리에 황제가 미간을 살짝 좁히자 미하엘이 말하였다.

 

 "..다른 사람은 눈치를 못챘겠지만 그의 마나의 흐름이 미묘하게 달라진데다가 성격 또한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 말은 즉, 평소의 아헨 같지만 아헨 같지 않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황제의 날카로운 지적에 미하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황제는 뭔가를 생각하는듯 하였으나 이내 말하였다.

 

 "..일단은 그냥 두어라. 몸에 치명적인 독소의 부작용일수도 있으니."

 

 "...네,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미하엘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고 미켈란은 자신의 위엄을 상징하는 망토를 펄럭이며 지하궁을 나섰다.

 

 

 * *

 

 "..마법진이란거 정말 신기하네요."

 

 "......"

 

 마법진을 타고 순식간에 몽쉐르 제국에 도착한 현은 마법진의 효력에 보기 드물게 눈을 빛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도착하자마자 귀빈 방까지 안내되는것은 순식간이었고 지금 현재 현은 에릭의 방에 와서 그의 수발을 들어주고 있었다.

 

 수발을 들어주고 있다고 해도 원체 검소한 습성과 자립심이 몸에 벤 그인지라 딱히 할것도 없었다.

 

 "내일 밤이 왕녀님의 연회다. 행동 잘 하도록."

 

 "네네..알겠습니다."

 

 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에릭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주무시려는 겁니까?"

 

 "..어.."

 

 그가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히 대답을 하자 그의 침대 옆에 배치되어있는 탁자에 앉아있던 현은 몸을 일으켰다.

 

 "나가드릴까요?"

 

 "..맘대로."

 

 저렇게 말씀하시는거면 나가드리길 바라는것이군.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자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을 꺼려하였다. 그리고 어렴풋이 짐작한 그의 실력이라면 암살자가 두세명은 와도 거뜬히 처리할수 있다는것을 안 현은 발걸음을 문 쪽으로 옮겼다.

 

 "그럼 편안히 주무십시요."

 

 '타악-'

 

 문을 닫고 방밖을 나온 현은 생각하였다.

 

 '어젯밤에 잘 주무시지 못한 것인가..혹은 피로가 누적된 것일까..'

 

 하지만 이내 걱정하는것을 멈추고 그가 오늘 푹 자고 체력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현은 귀빈궁을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또다시 새로운 난관에 도착하였다.

 

 "....어디로 가지.."

 

 일단 패기좋게 궁을 나왔다. 아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발걸음을 옮기다가 어느세 궁밖으로 나왔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

 

 그러나 그녀의 차분하고 냉철한 성격과는 달리 현은 건물 안에 박혀있는것보다 밖을 돌아다니는것을 더 좋아하였다. 정령계에서 돌아온 이후로 에릭을 도와 업무들을 처리하느라 건물 안에만 있었고 또 장장 6시간동안 마차에 앉아서 긴 여정을 보낸 터라 찌뿌둥한 몸을 움직일 틈 따윈 그녀에겐 없었다.

 

 그렇게 요세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밀렸던 일만 죽어라 하다보니 몸이 근질근질 해졌다.

 

 "운동을 좀 하고 싶은데..어디 연무장 없나?"

 

 현이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귀빈궁에 들어가려는 시녀 한명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기요,"

 

 "흐익, 네..네?"

 

 상당히 어리버리한 시녀다. 이번에 들어온 신참인가? 그러나 이내 현은 그 생각을 접고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당황한 시녀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 연무장이 어딨는지 알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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