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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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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생각처럼 드라마틱 하지 않다 (14)
작성일 : 16-12-21     조회 : 580     추천 : 0     분량 : 3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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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는 생각처럼 드라마틱 하지 않다> (14)

 

 화살에 스친 팔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으나 현은 정신이 확 깨는것을 느꼈다. 평화로운 일상에 젖어있다보니 피 냄새를 잊고 있었다.

 

 "..이거 오랜만에 흥분되는데?"

 

 왕성의 테라스에서 뛰어내려 숲으로 들어간 그녀는 굵직한 나뭇가지에 올라타서 계속하여 뜀박질을 하며 기척을 느꼈다. 숲이라 불은 안돼. 조절한다면 조절할수야 있었지만 심한 출혈 탓에 그러는것은 무리였다.

 

 ..그렇담 빨리 해결하고 가야하니 정령들한테 부탁을 해볼까?

 

 현은 눈에 보이는 바람의 정령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 방금 도망간 인간들의 위치를 좀 찾아줄래?"

 

 '이스타샤님이다!!'

 

 '이스타샤님!!'

 

 이미 정령계에선 소문이 쫙 퍼진것인지 정령들은 그녀를 알아보았다. 소란스러운 하급 정령들의 반응에 현은 한숨을 내쉬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미안한데 지금 급해서 내가 상대해줄 시간이 없거든? 그러니 어서 찾아줄래?"

 

 '인간들..?인간들이라면..'

 

 '아까 검은 옷으로 온몸을 두른 인간들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정령들이 그녀에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응, 아마도 맞을거야. 찾으면 나에게 위치를 알려줘."

 

 '네!!'

 

 정령들이 일제히 대답하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현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아까 찢은 천으로 상처를 지혈했다.

 

 "..어째 여기 와서 맨날 다치는것 같지.."

 

 어제는 발목을 접질리고 오늘은 화살에 스치고. 파란만장한 인생이다. 현은 그리 생각하며 잠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까 봤던 하급 정령중의 하나가 현에게 날아왔다.

 

 '이스타샤님! 발견했어요!! 저를 따라와 주세요!!'

 

 "벌써? 아, 응."

 

 정령이 앞으로 날아오르자 현 또한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다리를 움직여 뜀박질을 하였다.

 

 **

 

 이곳 테라스는 3층 높이이다. 즉, 뛰어내리거나 떨어지면 어디 뼈 한두개쯤은 부서질 각오를 해야될 것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가벼운 몸짓으로 착지를 하고 본성 앞에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안전한 모습을 확인한 레이첼 왕녀는 다급히 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위..위병!!!"

 

 왕녀가 회장으로 돌아와서 피가 묻은 화살을 들고 소리치자 회장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꽃혔다. 그녀의 소매 부분에는 피가 묻어있었고 옥좌에 앉아있던 왕의 표정이 굳더니 이내 일어나서 소리쳤다.

 

 "음악을 멈춰라!!!"

 

 그러자 일제히 음악이 멈추었고 호위기사와 위병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천으로 어깨를 감쌌다. 그리고 왕이 일어나서 그녀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레이첼, 무슨 일이냐? 왠 피가..치료부터 해야겠구나."

 

 "...이건 제 피가 아니에요..그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류님이 위험해요!!"

 

 류 라는 이름에 근처에 서있던 에릭이 표정을 굳히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레이첼 왕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에릭에게 말하였다.

 

 "스피니아경, 방금 테라스에서 저를 노리는 자가 이 화살을 쏘았어요. 류님이 막아줘서 저는 무사하지만 그녀는 저를 보호하시느라 이 화살 촉에 팔을 스치셨어요. 류님은 저를 노린 범인을 잡으러 가셨지만 한시간이라도 지체하시면 과다출혈 때문에 위험하실지도 몰라요!!"

 

 레이첼 왕녀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분명하게 말하였다. 그녀의 말에 그는 순간 충격으로 자신의 심장이 멈춰버린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며 생각하였다.

 

 '그..그 바보가!!혼자서 가면 어쩌자는건지..!!'

 

 타국에서 정체도 모르는 암살자들을 상처 입은체로 쫓으러 가다니. 위험한 짓이었다. 영리한 그녀가 그걸 모르는것이 아닐텐데 왜 그랬던것일까.

 

 그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에이브 왕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하였다.

 

 "..폐하, 잠시 위병들과 말을 빌려주실수 있겠습니까."

 

 "그것보다 저의 권한으로 하는게 어떠신지요?"

 

 "...레이른 전하."

 

 "..레이른."

 

 왕이 허락의 명을 떼려 하였으나 그의 뒤에 서있던 은발의 레이른 왕세자가 먼저 말하였다. 그러자 에릭이 말하였다.

 

 "..누구든 좋습니다. 허락을 내려주십시요."

 

 "그렇담 저와 같이 가시죠, 스피니아 경."

 

 레이른 왕세자가 그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왕은 그런 레이른과 회장에 있는 위병들에게 말하였다.

 

 "이번 사건은 레이른에게 맡기지. 또한 스피니아 경은 옆에 있는 레이른 왕세자의 권한을 이용해도 좋소. 타국에서 이런 소란에 말려들게 하여 미안하네."

 

 "..아닙니다, 폐하."

 

 에릭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였고 그의 옆에 서있던 레이른이 그에게 말하였다.

 

 "저를 따라오시죠, 스피니아 경."

 

 레이른이 그렇게 말하며 앞장을 서자 에릭은 그를 따라나섰다. 둘과 몇명의 위병들이 파티회장을 나가자 에이브 왕이 옥좌 앞에 서서 모여있는 귀족들에게 말하였다.

 

 "..불미스러운 사고로 부득이 하게 오늘 파티는 이 정도로 하고 마치겠소. 모두 저택과 숙소로 돌아가 주길 바라네."

 

 그 말을 끝으로 왕과 왕비는 위병들과 호위기사들과 함께 파티 회장을 나갔다. 그에 저희들끼리 덩그러니 남은 귀족들은 다시금 소란스러워졌고 이내 하나 둘씩 파티 회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먼저 파티회장을 나온 에릭과 레이른은 말을 끌고 테라스 바로 밑에 있는 숲 앞에 서있었다. 그때 레이른 왕세자가 입을 떼었다.

 

 "..사실 레이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왕족들은 얼마전부터 알수없는 암살시도에 휘말렸었었습니다. 다행이도 사상자는 아무도 나오진 않았지만 역시 오늘은 그 순서대로 레이첼 누님께서 표적이 되셨더군요."

 

 "..그 암살자 집단의 정체는 알아내셨습니까."

 

 에릭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묻자 레이른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였다.

 

 "아직 알아내지 못하였습니다. 그저 알아낸것이라곤 그림도 대륙어도 고대어도 아닌 알수없는 문양을 팔에 새긴 온몸을 검은 옷으로 둘러싼 집단이라는것 뿐이었습니다. 언제 한번은 저를 암살하려고 왔는지 칼로 찌르려 들더군요. 하지만 재빨리 피한 탓에 그 암살자를 제압할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잡히니 입속에 숨겨두었던 독약을 먹고 자살하더군요. 독한 집단 입니다."

 

 그런 위험한 집단을 혼자서 잡으러 가다니. 그녀가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상당히 자신만만해 하는것은 알았지만 그의 눈엔 그저 걱정스러울뿐이었다.

 

 "반했습니다."

 

 "....예?"

 

 갑작스럽다 못해 뜬금없는 그의 고백에 에릭은 보기 드물게 예의 포커페이스가 깨진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나 말을 내뱉은 레이른 왕세자 자신도 어이없다고 생각해 헛기침을 하며 말하였다.

 

 "흐흠!!..어제 사실 연무장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첫눈에 반했다는 느낌이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녀가 부담스럽지 않게 내심 장난스럽게 청혼을 하였지만 역시나 거절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까지나 되는 상황 판단력과 영리함, 그리고 무술 실력까지. 안 반할수가 없더군요."

 

 그의 말에 에릭은 얼굴을 굳혔다. 그리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그걸 저에게 말씀해주시는 까닭은 뭡니까."

 

 "글쎄요, 일단 선전포고를 해두는거죠. 언제나 옆에 둔다고 긴장 풀지 말라고요. 확 채어가는 수가 있다고 미리 말씀드리는겁니다."

 

 레이른 왕세자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에게 말하자 에릭이 표정은 더욱 굳어갈뿐이었다. 레이른 왕세자는 그런 에릭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하였다.

 

 "보아하니 스피니아경도 그녀에게 마음이 없지않아 있던것 같던데요."

 

 자신의 말에 올라타며 왕세자가 말하자 에릭 또한 말에 올라타며 말하였다.

 

 "착각이십니다."

 

 "뭐, 늦게 깨달을수록 저에겐 유리하니깐 더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우리의 붉은 머리의 공주님을 구하러 가볼까요?"

 

 레이른 왕세자가 채찍을 휘두르며 말을 달리자 에릭은 그답지 않게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똑같이 채찍을 휘두르며 말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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