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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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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歸還) (4)
작성일 : 16-12-22     조회 : 667     추천 : 1     분량 : 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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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환(歸還)> (4)

 

 이윽고 그들이 완연히 모습을 감추자 현과 에릭은 알현실을 나와 복도를 걸었다.

 

 "..후작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던데..그렇게 거절했어도 괜찮습니까?"

 

 "괜찮다."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현은 생각하였다. 아니, 제 생각에는 괜찮지 않은것 같던데요. 푹신한 카페트가 깔린 길을 걸으며 현이 그에게 말하였다.

 

 "...업무가 쌓이긴 했습니다만, 그 수를 셀수 없을만치는 아닐텐데요?"

 

 마음만 먹으면 셀수 있습니다만? 이라는 다음 말을 꾹 참고 현은 에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에릭은 그 눈빛을 무시하고 앞만 보고 걸었다. 대답을 하지않는 그를 보며 현은 의문을 표하였다.

 

 "도데체 왜 거절하신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덕분에 일을 밀리지 않게 되어서 참으로 좋네요."

 

 현이 입술을 삐쭉 내밀며 비꼬듯이 말하자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러나 이내 다시 발을 떼며 예의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렇지."

 

 '맨날 그렇지래!!'

 

 주여, 이분이 제 상사시랍니다. 몽쉐르 왕국에 갔다와서 좀 가까워졌나 싶더니 다시 예의 무뚝뚝한 태도로 돌아왔다. 그에 현은 대놓고 뚱한 표정을 지으며 걸어갔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발걸음을 멈춰야 하였다.

 

 '어....?'

 

 그녀가 자리에서 멈춰서자 에릭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왜 그러지?"

 

 "...어.."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묻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보다 더 앞을 향하고 있었다.

 

 "....하성오빠?"

 

 이내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에 그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러나 현은 그런것을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똑같은 하늘색이야..그것도 뚜렷한.'

 

 하성만의 특유의 색을 잘 알고 있는 현은 자신의 앞에서 걸어오는 은빛 망토를 둘러싼 그에게서 눈을 뗄수 없었다. 그때 그녀는 단호하게 들려오는 익숙한 한마디의 음성에 정신을 차릴수가 있었다.

 

 "아헨 에스티르 D. 아스탈리아, 제국의 2황자시다."

 

 "..아.."

 

 들려오는 음성에 현은 그제서야 그를 똑바로 바라볼수 있었다. 눈을 들어 보니 자신의 앞에서 걸어오는 그는 하성과는 달리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찬란한 금발과 에메랄드를 머금은듯한 아름다운 녹안에 외국인 같이 새하얀 피부. 생긴것으로 봐서는 도저히 하성이라 생각할수 없을만큼의 이국적인 외모였다.

 

 '..하지만 저 색..'

 

 뚜렷한 하늘빛에 강렬하게 타오르는듯한 영혼의 색은 흔하지 않은 것이었다. 현은 자신의 옆을 지나쳐 가는 2황자를 힐끔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발을 떼었다.

 

 '...하성오빠가 여기 있다니..말도 안돼는 일이지.'

 

 현은 그렇게 생각을 하며 에릭에게 말하였다.

 

 "..제가 잠시 착각을 좀 했네요, 어서 가요 우리."

 

 무덤덤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둘은 다시 넓디 넓은 복도를 걸어갔다. 하지만,

 

 "렉스 경,"

 

 "예, 전하."

 

 "...저 붉은 머리의 여자는 누구죠?"

 

 2황자가 돌아서서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자신의 옆에 있는 호위기사인 렉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렉스는 고개를 숙이며 그에게 말하였다.

 

 "류 이스타샤, 제국을 대표하는 무가인 스피니아 가(家)의 차기 가주이신 에릭 스피니아님의 보좌관이라 합니다."

 

 "그런가요,"

 

 '류라...'

 

 그는 그녀의 이름을 속으로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렉스가 물었다.

 

 "스피니아 가(家)에서 숨기고 있는 수수께기의 여자입니다. 정보를 좀더 알아봐드리길 원하십니까?"

 

 그러자 아헨은 훗 하고 웃으며 다시 뒤를 돌아서 망토를 휘날리며 말하였다.

 

 "아니, 됐습니다. 언젠가 인연이 있다면 다시 만나겠죠. 그보다 이번 마물토벌 참가 명단을 가져와 주시죠."

 

 "알겠습니다."

 

 그가 복도에서 눈을 떼고 뒤를 돌아서 다시 걸어가기 시작하자 렉스는 고개를 숙이며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

 

 .

 

 .

 

 .

 

 .

 

 "호오..마물토벌이라?"

 

 어두운 방안에 촛불만 켜놓은채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쓴 한 남성이 들고있는 서류를 흥미로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방안의 벽은 썩어가는 나무 판자로 덧되어 있었고 괴기한 그림과 장신구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럼..다음 타깃은 이쪽으로 해볼까?"

 

 후드 사이로 호선이 그려진 입이 보였다. 그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신 서류를 보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책상에 놓여진 단검으로 내려놓은 서류에 푹 하고 찌르며 중얼거렸다.

 

 "이거..재밌겠는걸..?"

 

 책상에 놓인 서류 한장은 단검에 박혀 불어오는 바람에 팔랑거렸고 검은 후드의 남성은 품에서 지팡이를 꺼내었다. 그리고 다시 예의 괴기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이내 손으로 허공을 한번 휘젖는 것으로 모습을 감췄다.

 

 .

 

 .

 

 .

 

 .

 

 .

 

 "류!!!"

 

 "아, 에샨씨.."

 

 스피니아 가(家)의 저택으로 돌아온 현은 에샨과 재회를 하였다. 갑작스럽게 자신을 껴안는 에샨의 행동에 현은 숨이 막힐뻔 하였지만 가까스로 내색하지 않고 팔을 풀어 자신을 바라보는 에샨을 마주 볼수 있었다.

 

 "흐어엉..류, 너의 그 꽃미모가 정말 그리웠어."

 

 "아..그런가요."

 

 일단 내가 보고 싶었다는 의미겠지? 현은 어색하게 웃으며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로 하였고 그녀의 옆에 있던 레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정말, 류의 얼굴을 날마다 보다가 어느순간 못 보게 되니깐 어찌나 저택이 삭막하던지. 우리 저택에 이렇게 인물이 없었을줄 이번 기회에 확실히 깨달았어."

 

 레아가 그녀의 언니의 말에 강하게 동의를 하며 말하자 현은 그저 어색한 웃음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은 무언가 허전한 것을 느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르안님은요?"

 

 현이 에샨을 바라보며 묻자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평소 같았으면 "류!!몽쉐르 왕국에는 미녀들이 많았었어??" 라고 시끄럽게 물어봐야 정상인데 현재 그의 머리카락 한올도 저택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할말을 고르고 있던 에샨을 대신해 레아가 말하였다.

 

 "르안님이라면 류가 사라졌다가 돌아온 날부터 저택에 온적이 한번도 없었어."

 

 "아..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현이 그때를 회상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에샨이 말하였다.

 

 "류가 돌아오기 몇일전날에 르안님을 마법 연구소에서 억지로 끌어내서 추궁하니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다가 류가 사라진것은 내 잘못이야 라고 중얼거리면서 돌아갔었어."

 

 "예?..아..그러고 보니.."

 

 그녀의 말에 잠시 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그때를 기억해내었다. 막다른 골목에서 이프리트를 만나기 전에 그가 자신을 걱정해주던것을 딱 잘라서 말했던것을 기억해내고 현은 생각하였다.

 

 '좀 심했나..르안님은 그저 나를 걱정해주셨던것 뿐인데..'

 

 사과를 하는것이 좋겠다 라고 생각한 현은 에샨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르안님은 어디 계신건가요?"

 

 "르안님이라면 마탑에 계셔."

 

 "마탑이요?"

 

 의외의 장소에 현이 눈을 크게 뜨며 묻자 아직 옆에 있던 레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르안님은 황궁 마법사셔. 몰랐구나?"

 

 "아아..전혀 몰랐네요.."

 

 현이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마법사였다니. 그것도 황궁 마법사라면 꽤나 실력이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자주 에릭의 집무실에 쳐들어와서 방해를 하고 여자를 밝히는것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백작가의 자제라해서 그저 가문에 가지고 있는 돈으로 떵떵거리며 살고있는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리 생각하였던 현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생각하였다.

 

 '..내가 얼마나 사람을 잘못 본건지..'

 

 능청스럽고 전혀 백작가의 자제 같지 않은 태도에 미처 생각치 못하였다. 거기다가 틈만 나면 놀러오길래 전혀 몰랐었다. 그에 현은 절로 미안한 마음이 드는것을 느끼고 에샨에게 물었다.

 

 "마탑은 어디에 있죠?"

 

 "마탑? 마탑이라면 웨이험 산맥 옆에 있는 구로브 지방에 있어. 여기서는 그나마 좀 가까운 편인데 황성이랑은 멀지."

 

 "마탑의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텔레포트를 할줄 아니깐 거리는 상관이 없는거지."

 

 에샨이 말하자 그녀의 옆에 있던 레아가 덧붙여 말하였다. 친절한 부연 설명에 현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들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어차피 휴일이니 잠시 다녀와도 되겠군요. 만약 에릭님이 물어보시면 잠시 밖에 일을 보러 갔다고 전해주세요."

 

 "그런데 오늘 바로 와서 도착한건데 피곤하지 않겠어?"

 

 에샨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묻자 현은 고개를 저으며 그녀에게 말하였다.

 

 "이래봬도 제가 체력 하난 좋거든요. 별 문제 없어요, 금방 돌아올게요."

 

 "그렇게 말한다면 뭐..조심히 다녀와. 요즘 웨이험 산맥 근처에는 마물들이 자주 나타나서 위험하니깐 조심하도록 해."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못해 대답하는 에샨의 말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고 그에 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조심해서 다녀올게요."

미쟝 16-12-22 15:45
 
그렇지. 어.... ㅋㅋㅋㅋ 시크한 게 매력이네요!!
하긴 내연인에게만 따뜻하다면야...
  ┖
한송이장미 16-12-22 18:41
 
시크한게 매력이라죠!!하지만 누가 진남주가 될꼬...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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