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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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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물토벌은 게임이 아니다 (5)
작성일 : 16-12-25     조회 : 718     추천 : 1     분량 : 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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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물토벌은 게임이 아니다> (5)

 

 "여기는 아무리 봐도 책이 정말 많네요."

 

 여기도 책, 저기도 책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벽들과 책장들을 바라보며 현은 감탄어린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미 자신이 읽을 책을 고른 르안은 바닥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돌아가신 공작 부인께서는 엄청난 독서광이셨어서 말이지."

 

 "그 말은 지난번에 하셨는데요."

 

 현 또한 책장 사이를 걸어다니며 읽을 책들을 고르며 대꾸하였다. 그에 르안은 무안한지 괜히 헛기침을 하며 말하였다.

 

 "흐흠..!!그럼 나는 마법 서적이나 읽어볼까나?!"

 

 "재밌게 읽으셔요."

 

 그러나 현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더욱 무안해진 르안은 입술을 삐죽이다가 이내 책에 머리를 박고 읽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자 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집중하여 책을 넘이는 그를 미소 띈 얼굴로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책을 골랐다.

 

 "..정령에 관한 책이 의외로 별로 없네.."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며 정령에 관한 책들을 찾던 현은 지난번 자신이 읽었던 책임을 깨닫고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계단 위에 있는 책장에서 찾아보기로 하였다. 어느세 집중을 하여 누가 주위에 있는지도 모르는듯이 책을 읽는 르안을 힐끔 바라보고 이내 왼쪽 끝에 위치해있는 계단을 올라갔다

 

 2층에 올라오니 더욱 강하게 풍겨오는 종이의 특유의 향과 먼지 냄새에 현은 살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으려 허리를 굽히고 찾아보았다. 지구의 컴퓨터가 새삼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아, 있다."

 

 표지에는 먼지가 폴폴 쌓여서 책의 표지가 흐릿하였지만 가까스로 그 책을 발굴해낸 현은 바닥에 앉았다. 그리고 먼지로 뒤덮힌 책을 손으로 스윽 대충 닦으며 책장을 펼쳤다.

 

 「정령에 대한 책」

 

 저자는 나와있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던 현은 책장을 넘겼다. 책 사이사이에 쌓여있는 먼지탓에 기침과 재채기가 나왔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책장을 넘겼다.

 

 「저자는 모종의 이유 탓에 이름을 밝힐수는 없으나 전 대륙에서 최초로 4대 정령왕 모두를 불러낸 천재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책의 머릿말의 첫번째 문구가 이리 쓰여있자 현은 어이가 없었다.

 

 '뭐지..이 책은..'

 

 거기다가 다음으로 이어지는 문구는 「정령에 관해서는 이보다 더 자세하고 확실한 서적은 없을것이다.」였다. 그에 어이가 탈출하다 못해 저자의 근거없는(?) 자신감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만큼 프라이드가 넘쳐흐르는 문구들에 현은 탄식을 내뱉고는 머릿말의 페이지를 넘겼다.

 

 '쿵-'

 

 하지만 그렇게 책장을 넘기던 도중에 멀지않은 거리에서 갑자기 책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자 현은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책을 떨어뜨린 남자는 자신이 낸 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말 없이 멍한 눈빛으로 현을 바라보았다. 현은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으세요?"

 

 근엄해보이는 남자였다. 낯선 검은 머리칼은 현의 기억 저편을 스쳐 지나갔다. 무언가 기억이 날듯 말듯하면서도 다시금 아파오는 머리에 현은 살짝 미간을 좁혔으나 이내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정신을 차린건지 자신이 떨군 책을 허리를 굽혀 주으며 말하였다.

 

 "...괜찮네."

 

 하지만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현은 그런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책장을 덮고 일어섰다. 그때 그가 물었다.

 

 "에릭의 새로운 보좌관이 자넨가?"

 

 "..네,그렇습니다."

 

 현이 두꺼운 책을 품에 안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그 또한 얕게 고개를 끄덕이며 떨구었던 책을 다시 제자리에 꽃아놓았다.

 

 "혹시 공작님이신가요..?"

 

 현이 그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묻자 그는 다시 얕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그렇네, 내가 스피니아 공작이네."

 

 떨어지는 그의 대답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확인을 하니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어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아..먼저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경황이 없었던터라.."

 

 "아니, 괜찮네."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였다.

 

 "후계권과 거의 모든 업무들은 그 아이에게 다 넘겼으니 바쁜것도 당연하지. 그렇게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네."

 

 "....."

 

 하지만 현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가만히 창밖을 내다보며 말하는 그는 세상의 모든 풍파를 견뎌온듯한 강인함과 동시에 고립된 외로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창밖에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품에 안고 있는 책을 가만히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는..정령사인가?"

 

 "예?아..그..그렇네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당황한 현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대답하였다. 그러나 그는 당황해하는 현의 태도에도 얕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그렇군, 자네는 알게 모르게 내가 알던 사람이랑 닮은것 같아."

 

 "예..?"

 

 자신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그리는듯한 시선에 현은 당황하여 눈을 깜박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한손으로 머리를 짚고 말하였다.

 

 "..이 나이가 되면 아무래도 착각이 심해지는것 같군, 잊어 주시게."

 

 "...네.."

 

 현은 그의 부탁에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고 그는 그녀와 그녀가 안고 있는 책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하여튼 아들을 잘 부탁하네,"

 

 "..네."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서 계단을 내려갔고 현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보이는 그의 뒷모습을 그가 사라질때까지 멍하니 바라보았다.

 

 "..에릭님이랑 닮아서 그런가.."

 

 뭔가 익숙한 기운을 가득 풍겼다.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생각하려 할수록 강하게 밀려오는 두통탓에 현은 생각하는것을 그만두어야 했다. 고개를 돌려 벽에 달린 시계를 본 현은 벌써 시간이 꽤 지났다는것을 깨닫고 1층으로 내려왔다.

 

 "르안님, 에릭님께서 돌아오실때가 된것 같은데요?"

 

 "어..?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그 또한 생각했던것보다 시간이 흐른것을 깨닫고 읽고있던 책의 페이지의 모서리를 접어 표시를 해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쯤 방에 있겠지?"

 

 "일단 방으로 가보죠."

 

 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말하고 그와 함께 책을 품안에 안고 도서관을 벗어났다. 그때 르안은 그녀가 안고 있는 책의 표지를 황당한 눈빛으로 보며 물었다.

 

 "..그 어색한 제목의 책은 도데체 뭐야, 현?"

 

 "제목만 어색할 뿐만이 아니라 내용의 3분의 1이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글이에요."

 

 현이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르안은 이해가 간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맞아, 마법사중에서도 간혹 그런 괴짜들이 많지. 정령사는 마법사보다 더 정상인이 많다고 들었지만 그런 괴짜도 있을만 하지."

 

 "그렇죠."

 

 현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 그러나 그때 르안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요즘은 정령사가 거의 없는데..왠 정령에 관한 책이야?"

 

 "네? 아, 그건...그냥 눈에 띄더라구요!!그냥 궁금해서 빌려봤어요."

 

 현이 당황해하며 어색한 얼굴로 말하자 르안은 그것을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제목은 확실히 좀 눈에 띄긴 하지. 한번 열심히 해서 대륙에 몇 없는 정령사가 되도록 해봐."

 

 "하하..네에.."

 

 이미 정령사인것 같긴 한데요..

 

 현은 다시금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일부러 숨기려 한것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이것저것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정령과 관련이 있다는것은 알았지만 봉인된 기억 탓에 정확히 어떠한 면에서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는터라 섣불리 말할수는 없었다.

 

 '..나중에 모든것을 기억 해내면 말할수 있을지도..'

 

 현은 빠른 시일안에 자신이 잊고 있는 모든것들을 기억해낼수 있길 바라며 품안에 안은 책을 힘을 주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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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크리스마스 3연참입니다!!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메리 솔크..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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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쟝 16-12-25 21:09
 
* 비밀글 입니다.
  ┖
한송이장미 16-12-25 21:56
 
으흐흑..현이가 편한 사람들한테는 조금 까칠하게 대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죠..ㅎㅎㅎ네..아직 솔로랍니다..ㅠㅠㅠㅠ메리 솔로 크리스마스에요, 미쟝님!!ㅋㅋ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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