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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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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물토벌은 게임이 아니다 (6)
작성일 : 16-12-27     조회 : 736     추천 : 1     분량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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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물토벌은 게임이 아니다> (6)

 

 도서관에서 나와 얘기를 나누며 기다랗게 펼쳐진 복도를 하염없이 걷자 에릭의 방이 나타났다. 그의 방 앞에 도착하자 현은 손을 들어 조심스레 문을 노크했다.

 

 '똑똑-'

 

 "에릭님,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와라."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오자 현은 문을 열고 방안에 들어섰다. 그의 방안에 들어오자 그는 막 돌아온 것인지 먼지 투성이에 땀 투성이었다. 현이 수건으로 땀을 닦는 그를 멀뚱히 쳐다보자 그는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건 왜 달고 온거지?"

 

 "저거라니!!!"

 

 그가 그녀의 뒤에 있는 르안을 보며 그를 물건 취급을 하며 묻자 르안은 분개하여 소리쳤다. 그러나 그는 그 원성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고 설명이 필요한 눈빛으로 현을 바라보았다.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불케하는 장면에 현은 어색하게 하하 웃으며 말하였다.

 

 "아아..같이 말씀드릴게 있어서 온거에요."

 

 "..맞아, 내가 뭐 맨날 놀러오는줄 아나봐.."

 

 르안이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툴툴거리며 중얼거리자 에릭은 그걸 들은것인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었나?"

 

 "아니야!!"

 

 그의 진지한 물음에 르안은 다시금 소리칠수밖에 없었다. 현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어색하게 웃어야 했으나 이내 찾아온 본래 목적을 기억해내고 입을 열었다.

 

 "흐흠!!다름이 아니라 에릭님, 늦은 시간에 죄송하지만 긴히 보고 드릴 사항이 있어서 왔습니다."

 

 르안과 눈싸움을 하던 -눈싸움이라고 해봤자 에릭은 예의 무뚝뚝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르안을 바라보았을뿐이다-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자 현은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조각난 마법 스크롤을 탁자에 올려놓았다.

 

 조각난 종이 조각들을 물끄럼히 쳐다보던 그 또한 그것이 무엇임을 깨닫고 현을 바라보자 현은 얼굴을 굳히고 입을 떼었다.

 

 "오늘 볼일이 있어서 마탑에 다녀왔습니다만 그 주변 마을에서 마물이 출몰했었습니다."

 

 "......"

 

 "르안님과 제가 마물을 물리쳤지만 동네 주민분들의 말씀으로는 요세 일주일에 한번씩은 마을에 마물이 출몰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뭔가 이상해져서 쓰러진 마물 주위를 둘러보니 이것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현이 조각난 스크롤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는 그중에 문양이 새겨져 있는 조각을 집어들었다.

 

 "...리베르군."

 

 그가 문양의 정체를 깨닫고 중얼거리자 그녀의 옆에 서있던 르안 또한 심각한 얼굴로 말하였다.

 

 "마물 소환진이 새겨진 스크롤이야. 나타난 마물은 하베르만. 하베르만이면 너도 알테지만 그런 상급 마물을 소환해내려면 고위급 흑마법사여야지만 가능해."

 

 "...그렇군."

 

 "에릭님,"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현은 그에게 굳은 얼굴로 말하였다.

 

 "이번 마물토벌에 저희 스피니아 가(家)도 참가하는것이 좋을듯합니다. 아무래도 갑작스레 증가한 마물에 리베르가 연관이 되어 있다는것을 알았으니 이번 마물토벌에도 반드시 리베르가 개입할것입니다."

 

 "......."

 

 그는 심각하게 말하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녀의 말에 그는 잠시 생각을 하는듯 하였으나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였다.

 

 "아니, 참가하지 않는다."

 

 "에릭님,"

 

 "야!!"

 

 그의 단호한 말에 현과 르안은 그를 심각한 목소리로 불렀으나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한 그의 태도에 현은 이상한 점을 느끼고 그에게 물었다.

 

 "도데체 거절하시는 진짜 이유가 뭡니까?"

 

 "....."

 

 "아까 후작님의 말씀대로 황성에서 한 말은 저한테도 변명으로 들렸습니다. 르안님의 말씀으론 사냥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황제 폐하께서도 저희 스피니아 가(家)에서도 리베르에 대해서 협조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방금 이번 마물 출몰에 리베르가 관련이 되어있다는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도데체 왜 참가를 하시지 않으시려는겁니까?"

 

 현이 찡그린 얼굴로 그의 대답이 구하자 그는 그녀의 눈빛을 피하였다. 그때 르안 또한 미간을 좁히며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뭐 때문에 계속 거절하는거냐, 에릭 스피니아."

 

 자신의 친우의 물음에 그는 드디어 입을 떼었다.

 

 ".....위험하다."

 

 "뭐?"

 

 르안이 들려온 그의 말에 어이없다는듯이 되묻자 그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였다.

 

 "마물토벌에서 저번 같은 일이 벌어질수 있다."

 

 "에릭님,"

 

 그의 말에 현은 단호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말을 하였다.

 

 "저는 당신께서 생각하는것만큼 약하지 않습니다."

 

 "..아니, 너는 약하다."

 

 에릭은 고개를 저으며 말하였다. 그녀가 자신의 실력에 자신 있어 한다는것을 안다. 하지만 지난번 처럼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정말 미쳐버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그런 그의 생각을 뚫고 현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아뇨, 약하지 않습니다."

 

 흔들림 없는 그녀의 목소리와 눈빛에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자 현은 그의 눈을 똑바로 맞추며 말을 이었다.

 

 "제가 살아온 환경은 약했던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당신에겐 제가 약해보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제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과거에 죽을뻔한 일들이 저번보다 여러번 있었습니다만 그때는 저와 단 한사람의 의뢰인을 위해서 다쳤던 것이었고 일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사람보다는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저를 위해서 한번 일해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고집불통에 무모하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현은 이번 기회에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고 싶었다. 자신이 구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것이 죄라는것을 지구에서 그리고 이곳에서 확실하게 느낀 현은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굳이 당신께 허가를 받지 않아도 혼자서 갈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당신의 보좌관이자 시종입니다. 당신의 허락없이 어디를 가는것은 불가하죠. 그러니 허락을 내려주십시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현의 기백에 그는 눌리는것을 느꼈다. 언제나 생각하는것이었지만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분명히 자신을 낮춰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낮아보이지가 않았다. 그때 르안이 그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류가 말한데로 그녀는 우리가 생각하는것처럼 보호를 받고 싶어하는 보통의 나약한 여자가 아니야. 솔직히 네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여자가 몇 있겠냐,"

 

 "......"

 

 르안의 말에 에릭은 조각난 마법 스크롤을 내려다 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인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결심한듯이 그는 입을 떼었다.

 

 "..한가지만 약속해줬으면 좋겠군."

 

 "...?"

 

 "절대 다치지 말아라."

 

 단호하나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목소리에 현은 숙였던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민을 하는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어렵겠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들려온 그녀의 대답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자 현이 물었다.

 

 "어디 가시는겁니까?"

 

 "폐하와 마물 토벌단에 참가 서신을 써야한다."

 

 그가 책상에 놓인 종이와 깃펜을 가져와서 다시 자리에 앉자 르안이 말하였다.

 

 "그럼 이렇게 셋이서 이번 마물토벌에 참가하는거네."

 

 "네? 르안님도 참가하시나요?"

 

 현이 놀라며 묻자 르안은 그 반응이 나쁘지 않는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우리 탑의 고위급 마법사들은 항상 참가하지. 몇명은 혹시 몰라서 남고 갈 사람은 가는거지. 아, 맞아. 참고로 말하자면 에릭 저녀석도 열세살때 처음으로 마물 토벌에 참가했었었어."

 

 "네? 진짜요?"

 

 그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는듯이 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서신을 쓰고 있는 에릭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반응에 르안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말하였다.

 

 "뭐. 그때 버벅대는 나와는 달리 저녀석은 괴물같은 실력을 발휘하더라구. 그때가 소드 엑스퍼터였으니깐."

 

 "엑, 열세살때 소드 엑스퍼터라구요?"

 

 현은 자신이 지난번에 도서관에서 읽은 책의 내용에서 소드 엑스퍼터는 최소 18살 이후에 달성할수 있는 경지라고 읽었던것을 기억했다. 그런데 열세살때 소드 엑스퍼터라니..하지만 그때 뭔가 생각난 현은 르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소드 마스터시라죠?"

 

 소드 마스터는 최소 서른살 이후에 도달할수 있는 경지라는것을 어느 책에서 읽었던 것을 기억해내고 묘한 표정으로 종이 위에 깃펜을 휘갈기는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약하다고 할만도 하였다. 단검과 체술 좀 할줄 안다고 자신만만했던 자신이 얼마나 햇병아리처럼 보였을까.

 

 그 생각에 절로 창피해지는것을 느끼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이내 르안과 에릭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아냐, 그래도 결과는 좋았으니 뭐..그걸로 위안 삼아야지.'

 

 뭔가 느낌상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이불킥을 할것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붉어진 얼굴을 감추며 자신을 위로하였다.

 

미쟝 16-12-27 00:42
 
르안..너무 흥분하지마...그나마 그렇게 무시라도 당하는 건 관심이 있다는 거니까.
나중에 가서 병풍이 되면 어쩔래? 마음 단단히 먹어..ㅠㅠ(뭔 소리하냐?)
현은 너무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것 같네요. 모두를 구할 수 없다는 걸 알 텐데도 저렇게...ㅠㅠ
  ┖
한송이장미 16-12-27 08:21
 
지난삶에 후회가 많았기에 할수 있는데까진 해보려는거죠..ㅠㅠ네..우리 르안은 오늘도이 두명한테 무시(?)를 당하는군요 하핳 불쌍해라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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