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인연,이끌림이 뭔데 갑자기 이러는 거야?"
연우는 생각을 마치고 다시 한 번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미호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미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즐거운 기억이 떠오른 듯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쪽 존재들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에 우리 차원에는 신들과 타이탄들이 전쟁을 일으켰었어, 그땐 내가 어렸을 때인데 어떤 사건에 휘말려서 죽을 위기에 있을 때 그 사람, 원일이 내 목숨을 구해줬지 그게 인연이 되서 오랜 시간 같이 보냈지, 나에겐 가족 같은 존재가 됐는데 원일은 이 시대 사람이 아니라며 떠나갔지, 그 뒤로 오랜 세월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는데 원일과 같은 영혼의 느낌이 나는 너를 발견했는데 어떻게 안 반가워 할 수가 있겠어?"
미호는 매우 기쁜 듯이 약간 흥분하며 말했다.
하지만 연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되물었다.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지금 와서 이러는 이유는 뭔데?"
기분은 좋았지만 이해가 안되서 묻는 연우였다.
솔직히 미호같이 귀여운 소녀가 애교를 부리며 매달리는데 어느 남자가 싫어할까, 오히려 더 좋아했으면 했겠지.
"너무 오래전이라 나도 약간 가물가물 했었는데 너와 너의 아버지라는 사람이랑 싸울 때 확실히 떠올랐어. 너와 원일의 영혼의 파장이 같다는걸, 기의 종류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알아채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로 말이야"
미호가 하나하나 설명해주자 그제야 연우는 대충이나마 이해를 했다.
그리고는 피곤하다는 듯이 그대로 누워 버렸다.
연우는 그냥 넘어갔지만 미호가 연우를 원일과 같은 선상에 둠으로써 그냥 단순한 동행자에서 미호와 항상 함께 지내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뭐 연우에게는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는 일이겠지만, 연우는 절대로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이다.
아무튼 연우는 그대로 누워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연우가 일어나 회의장에 가자 마침 회의가 끝난 듯 라이제르의 옆에서 외교관 느낌의 뱀파이어와 마리아는 서류를 정리 하고 있었다.
라이제르는 피곤한 듯한 모습으로 막 문을 열고 들어온 연우를 반겼다.
"친구여 왔는가. 때마침 잘 왔군 회의도 끝났고 부탁할 것도 있었는데"
라이제르와 연우는 오해를 풀고 서로를 인정하며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부탁? 부탁이 뭔데 얼굴을 보니 웬만하면 들어줘야만 할 것 같은데?"
연우는 살짝 웃으며 장난치듯 답했다.
라이제르는 그 모습에 씨익 웃으며 부탁의 내용을 설명했다.
"이제 동맹건도 마무리 됐고 이번의 충격도 다스리고 약간 깨달은 것도 있으니 며칠 폐관에 들려고 하는데 그동안 내 아들을 돌봐줬으면 좋겟어,내아들이 좀 불안해야 말이지 마음 놓고 맡길 인물이 몇 없어서 말이야 내부탁좀 들어주게 알겠지?"
연우는 어차피 할일이 없었기에 흔쾌히 부탁을 들어줬다.
"그러지 뭐 너의 아들이라니 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야"
옆에서 미호도 재미있겠다는 듯 살짝 악동처럼 웃었다.
'어차피 심심했는데 아버지한테 당한 거 아들한테라도 돌려줘야겠지?'
"그럼 어서 가보자"
미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폭발소리가 들렸다.
"쾅!~~"
라이제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 소리를 따라가 보면 내 아들이 있을 거야 잘 부탁하네."
그대로 연우와 미호는 몸을 돌려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라이제르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데일아 이번엔 너도 좀 힘들거다.키득키득'
평소에 말썽부리는 아들을 골탕 먹이려는 라이제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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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와 미호는 폭발소리를 따라 이동했다.
그 소리의 진원지에서는 한 어린 소년과 여러 명의 뱀파이어들이 마주 보고 있었다.
한 13살 정도로 어려보이는 소년은 자신에게 꼭 맞는 슈트를 입고 있었다.
연우와 미호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 소년은 자신을 지켜보는 두 쌍의 시선이 있는지도 모른 채 슈트를 펄럭이며 사방으로 핏빛기운을 퍼뜨렸다.
글면서 마주하고 있던 뱀파이어들에게 소리쳤다.
"나 하나 감당 못하면서 그러고도 너희들이 뱀파이어들을 수호하는 귀족이라 할 수 있겠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소년 주위의 기운들이 뭉치며 수많은 핏빛방울들이 앞의 뱀파이어들을 향해 쏘아져 갔다.
자신들 로드의 아들을 향해 공격을 가해 상처입힐수도 없고 그렇다고 상처 없이 제압할만한 힘이 없으니 계속 피하고 방어 밖에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연우와 미호는 한쪽만 공격하는 일련의 코미디 같은 장면이 계속 연출 되자 지루해졌는지 몰래 그 싸움에 끼어들었다.
얼핏 보기에는 달라진 것 없이 소년만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 같았지만 그 소년은 이미 미호의 환술에 걸려있었다.
환술에 걸린지도 모른 채 소년은 자신의 힘들 과시하기 바빴다.
"크하하~"
하지만 그 소년의 공격에 지금까지와는 달리 뱀파이어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고스란히 맞았다.
소년은 계속되는 공격에도 반응이 없자 이상함을 느끼며 잠시간 공격을 멈추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폭발로 인한 먼지가 가라앉았다.
그곳에는 뱀파이어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한 존재만이 서있었다.
그 존재는 그 소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과 똑같은 존재가 서있자 소년은 당황했다.
"너...넌 누구얏! 다들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거야?"
하지만 당황할 시간도 없이 똑같은 모습을 한 존재가 소년에게 달려들었다.
소년도 금세 정신을 차리고 맞서 싸웠다.
그러나 소년과 가짜는 모습뿐 아니라 모든 것이 똑같았다.
기운,힘,기술,모든것이 말이다.
서로가 거울처럼 똑같이 움직이며 공격했다.
그렇게 대등한 싸움은 계속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소년은 가면 갈수록 기운이 소모 되었지만 가짜의 기운은 처음과 동일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소년이 약간씩 밀리기 시작했다.
"으윽, 가짜 주제에 감히!"
소년은 자신의 복제와 같은 가짜에게 밀리며 화를 내는 자신을 보자 작아져 있는 스스로를 보았다.
'내가 겨우 이정도 그릇밖에 되지 않았나?내스스로가 이렇게 작으면서 어찌 다른 존재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을까!'
소년은 환상 속에 갇혀 한계에 부딪히며 작은 깨달음을 얻으며 한계를 조금씩 넓힐 수 있었다.
'나는 언젠가 뱀파이어들의 로드가 될 존재다. 언제까지 이렇게 작은 존재로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짊어진 짐의 무게를 깨닫자 소년의 속에 잠ㅈ들어 있던 뱀파이어 로드 혈족의 힘이 깨어나며 전체적인 기운이 급등했다.
소년의 분위기가 차분해지며 작지만 로드로서의 위엄을 나타냈다.
"나는 뱀파이어로드의 유일한 혈족 너 같은 가짜에게 질수 없는 존재다!!"
소년은 온힘을 다해 공격을 가했다.
공격이 가짜에게 적중하자 그 전보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소년은 그 폭발을 보고 이제는 끝났다는 듯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도면 쓰러졌겠지?'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위기 속에서 각성해 벽을 뛰어넘어 위기를 헤쳐가는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끝나면 재미가 없지 게다가 저 노인네도 있으니 강한 걸로 가볼까?'
미호는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않는곳에서 그만두라는 듯한 느낌의 압박을 가하는 자신을 류크라 소개했던 뱀파이어의 기운을 느끼며 오히려 그만두려는 마음이 사라지고 더 강하게 몰아 부치고 싶은 오기가 발동했다.
미호의 마음을 반영하듯 소년의 공격으로 인한 먼지가 걷히자 그 자리에는 아무런 상처 없이 가짜가 멀쩡히 서있었다.
게다가 기운역시 소년처럼 강해져 있었다.
이대로 격돌하면 또 다시 지루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미호는 시간을 끝 마음이 전혀 없었다.
미호의 마음을 대변하듯 가짜의 기운이 소년의 기운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상승했다.
그와 동시에 가짜가 손을 펼쳐 뻗자 칠흑처럼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나와서 손바닥 위에 구의 형태로 뭉쳐졌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공중으로 띄어졌다.
어느 지점까지 도달하자 가짜의 손이 무언가를 움켜쥐듯 주먹을 쥐었다.
그에 호응하듯 구형태의 어둠의 기운이 폭발하며 대지를 향해 수많은 기의 파편을 퍼뜨렸다.
셀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기의 파편들이 피할 공간도,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대지와 부딪히며 계속되는 폭발소리를 만들어 냈다.
"쾅,콰쾅,콰콰쾅!!"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던 폭발들이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멈췄다.
소년이 있던 자리에는 모든 것을 가리는 흙먼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먼지로 인해 소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멀쩡히 서있는 소년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는 않은 듯 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