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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레온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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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화
작성일 : 16-07-15     조회 : 463     추천 : 0     분량 : 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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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후.

 꿈의 밥상 식구들이 오랜만에 홀에 모여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얼마 전 레온이 만들어서 크게 효과를 보았던 생선초밥이 놓여 있었다.

 며칠 전 단체 손님들이 돌아간 후, 꿈의 밥상 식구들은 레온의 생선 초밥을 맛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왜 그렇게 손님들이 찬사를 보냈는지 이해할 만한 요리였던 것이다.

 해서 오늘 이 자리에 준비된 요리도 바로 그때의 생선초밥이었다.

 물론, 요리를 만든 사람은 레온이었다. 생선을 알맞게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레온만의 독특한 방식, 즉 마기의 효력이 필요했는데 데이먼 등은 이런 능력 자체가 없었으므로 요리 자체가 불가능했던 탓이다.

 “정말 이 요리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구나.”

 데이먼이 생선 초밥을 한 점 집어먹으면서 연신 감탄했다.

 레온이 쑥스럽게 미소 지었다.

 “과찬입니다. 데이먼도 쉽게 만들 수 있을 만한 요리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네 방식대로 해도 이런 맛이 나지 않는구나.”

 “흠. 그렇다면 생선을 처음부터 세 장으로 나누어 썬 다음에 보관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세 장으로 썰어라?”

 “그렇습니다. 갓 잡아 올린 생선을 뼈와 살을 분리해서 써는 것인데 세 장으로 나누어 써는 것이지요.”

 레온은 차근차근 답하며 그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사실 레온은 마기를 이용해서 변칙적으로 숙성시킨 것이었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자연적인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여겼다.

 물론, 이런 방법이 중원에 널린 것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우연히 개발한 한 방법에 불과했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그것이 제법 훌륭한 요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말은 생선을 통째로 보관하지 말고, 살을 분리해서 숙성시키라는 말이구나.”

 “그렇습니다. 살만 따로 숙성시킨다면 분명 제가 하는 방식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데이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좋은 정보였다.

 하지만 사실 그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요리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같은 생각이었다.

 레온 역시 이 자리가 생선초밥 만드는 방법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쯤은 진작 알고 있었다.

 이윽고 데이먼이 본론을 꺼냈다.

 “그나저나 레온. 이제 너도 어엿한 성인이구나.”

 아란스 왕국에서는 스무 살부터 성인으로 인정했다.

 만약 이웃 나라 카자른 제국이었다면 벌써 4년 전에 성인이 되었을 나이였다.

 데이먼이 말을 이었다.

 “이제 네 길을 너 스스로 결정할 나이가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지.”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구나.”

 레온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떤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인 부드러운 미소였다.

 “저를 보내고 싶습니까?”

 “그것이 너를 위한 것이라는 걸 너 역시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실 레온의 생각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의 발목을 잡는 몇 가지 것들이 존재했다. 그는 그것들을 차마 뿌리치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현관이 벌컥 열리며 한 사람이 등장했다.

 “이런, 제가 좀 늦었습니다. 밤늦게 급한 환자가 찾아오는 바람에.”

 그는 다름 아닌 레온의 주치의인 헤일즈였다.

 아마도 데이먼이 그를 초빙한 모양이었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헤일즈가 자리에 앉았다. 그가 곧바로 레온에게 말했다.

 “여러 생각할 것 없다, 레온. 수도로 가거라.”

 “방금 그 이야기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렇습니다.”

 “레온, 우리 조금 더 솔직해져 볼까? 좀 더 고민한 척하는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냐?”

 순간 레온이 당황했다.

 사실 헤일즈의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분명 처음에는 수도로 갈 생각이 없었지만, 생각할수록 좋은 기회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겉보기에도 좋지 않았던 게다. 적당히 기회를 기다리며 마지못해 간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가식이나 위선을 떠나서 그것이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던 게다.

 그런데 헤일즈가 너무나 정확하게 그것을 집어낸 것이다.

 “사실 어떤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 모르겠습니다.”

 헤일즈가 싱긋 웃었다.

 “레온, 나는 널 잘 알고 있어. 내가 생각하는 걸 말해도 되겠나?”

 “말씀해 주십시오.”

 “내 짐작이 맞다면, 넌 책임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어. 그렇다면 방법은 간단해. 이곳 사람들은 모두 네가 수도로 가기를 바라고 있어. 그 마음이 가식이나 위선이 아니라는 건 네가 더 잘 알거다. 그렇다면 수도로 가. 대신 그동안 입은 은혜가 부담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레온이 성급하게 물었다.

 헤일즈가 웃었다.

 “왕궁 직속 기술자가 얼마나 많은 임금을 받는지 모를 테지? 한 달에 600코퍼에 가까워. 아란스 왕국의 특성이지. 자영업이랑 다르기 때문에 그 600코퍼는 오로지 순 수익이야. 정 네가 부담이 된다면 그 수익의 반만이라도 데이먼에게 보내주는 방법도 있지 않나?”

 철저하게 제삼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무엇이든지 당사자가 되면 판단하기 가장 힘든 것이 경제적인 문제다.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자갈돌 하나의 가치일지라도, 당사자가 되면 그 자갈돌이 진주가 되는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럼에도 헤일즈가 이런 발언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냉정히 말해서 그럴 생각도 없다면 괜히 고민하는 척하지 마라는 말이다.

 한데 그 철저한 제삼자의 시각이 지금 레온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

 왕궁에서 일한 대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레온이었다.

 한데 그만큼 큰돈을 벌 수 있다면, 그 돈을 데이먼에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 터였다.

 이곳에서 평생을 일하며 푼돈을 벌어주는 것보다도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데이먼은 자신을 가족처럼 여겨서 경제적인 가치로만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정말 가족처럼 본다면? 자신을 정말 아들처럼 여긴다면?

 그렇다면 데이먼은 더욱 자신이 수도로 가기를 바랄 터.

 ‘어쩌면 나는 이미 정해진 길을 놓고 합리화할 방법만 찾은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레온은 그제야 자신이 이미 모든 길을 정해 놓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신전에서도 신관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어쩌면 자신은 모두가 이렇게 설득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다. 자신의 결정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레온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분명한 어조로 자신의 결정을 또박또박 말했다.

 “좋습니다. 수도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데이먼의 은혜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하하. 내가 널 잘 알고 있다. 그런 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안단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레온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수도에 가되 혼자 가지 않았으면 한다.”

 “혼자가 아니라면… 혹시 데이먼도 함께 가고 싶으신 겁니까? 저야 상관없습니다만. 그럼 가게는…….”

 “하하, 내가 아니야. 자네와 같이 갈 사람은 루나야.”

 “예에?”

 꿈의 밥상 식구들은 물론, 헤일즈도 깜짝 놀라서 돌아보았다. 보아하니 루나도 전혀 생각지 못한 듯 놀란 반응이었다.

 “아빠, 무슨 말이에요? 제가 함께 간다니요.”

 “정말 루나를 함께 보내실 것입니까?”

 브란이 물었다.

 데이먼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온을 바라보았다.

 “루나에게도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아비의 욕심이라네. 그리고 자네를 그만큼 믿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아빠. 하지만 제가 떠나면.”

 “속이 시원하겠지.”

 “거짓말.”

 “정말인데?”

 “아빠…….”

 루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데이먼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크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던 루나였다. 그리고 언제나 왕성이 있는 수도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그녀였다.

 모든 여자가 그렇듯이 루나 역시 왕성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게다. 귀족들의 연회가 매달 열리고, 잘생긴 백마 탄 왕자가 있는 곳. 정말인지 환상인지 모르지만 그런 곳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다.

 철없을 때 몇 번 해본 소리였다. 물론, 커서도 그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처한 환경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모든 평민들의 인생이 그렇듯.

 그런데 데이먼은 그런 딸의 바람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면 아빠는 누가 보살펴?’

 루나의 표정이 그런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데이먼은 딸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입을 열었다.

 “루나야, 아비는 걱정 말고 떠나거라. 젊었을 때의 경험은 돈 주고도 하기 힘든 것이다. 그리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도 아니지 않느냐? 좋은 경험을 하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이 아비를 만나면 되지 않겠니?”

 데이먼은 이미 결심을 굳힌 모양이었다.

 “레온, 루나를 데리고 함께 가주겠나?”

 “물론이지요. 하지만 루나에게 조금 힘든 여행길이 될까 봐 걱정입니다.”

 데이먼이 이번에는 루나를 돌아보았다.

 “루나야. 이제 네 결정만 남았다. 물론, 네가 정 가기 싫다면 억지로 보내지는 않으마.”

 루나는 테이블만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레온이 하던 고민을 이제는 자신이 하고 있었다.

 분명 왕성을 가본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철없던 시절의 환상 때문만은 아니다.

 어렸을 때는 단지 그런 이유로 왕성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그녀였지만, 커서는 그 이유가 조금 달라졌다.

 그녀는 왕궁 도서관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왕궁 도서관의 사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나 평민으로서는 절대로 될 수 없는 영역이리라. 게다가 여자의 몸으로는.

 무엇보다 자신이 떠나고 나면 홀로 남게 될 아빠가 걱정이다.

 데이먼이 그녀의 고민을 읽었는지 한 마디 덧붙였다.

 “루나야. 만약 네가 이 아비가 마음에 걸려서 떠나지 못한다면, 내게는 그것만큼 슬픈 일도 없단다. 자식의 걸림돌이 되는 부모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괴로운 법이니까. 아비는 네가 꿈을 쫓아가길 바란다.”

 “아빠…….”

 루나가 데이먼을 보았다. 데이먼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결심을 굳혔다.

 “저, 가겠어요.”

 “하하, 잘 생각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법이고, 견문을 넓히는 것은 사서도 하기 힘든 것이지. 더구나 우리 같은 평민이 왕궁에 입궁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럼 오늘이 마지막 회식이 되는 건가요?”

 헤일즈가 빙긋이 웃으며 물었다.

 레온이 활짝 웃었다.

 “반드시 성공해서 여러분 모두 수도로 모시겠습니다.”

 “하하하! 믿음직스럽구나!”

 사람들이 잔을 들어 올렸다.

 그들의 마지막 회식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갈무리였다.

 

 

 

 

 7. 가자, 왕궁으로!

 

 

 

 드래곤도 레어를 지나친 김에 잡으라는 소리가 있다.

 레온은 말이 나온 김에 다음날부터 바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사흘 후 왕궁으로 향했다. 물론, 그의 곁에는 루나도 함께였다.

 레온으로서도 루나의 동행은 나쁘지 않았다. 기억을 잃은 그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홀로 떨어지는 것보다야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여비는 총 200코퍼.

 한 사람당 1골드인 셈이다.

 레온은 100코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사코 거절했지만, 데이먼은 기어이 200코퍼를 손에 쥐어주었다. 물론, 거기에는 레온을 생각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딸이 동행한다는 사실이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게다.

 그런 심정을 모르는 레온이 아니었기에, 그도 마지못해 돈을 받았다.

 말이 없는 두 사람은 걸어서 마르텐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데이먼과 브란은 마을 어귀까지 나와서 손을 흔들었다. 두 사람이 언덕 너머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들은 줄곧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라고 소리쳤다.

 루나 역시 가족과 헤어지는 섭섭함을 애써 달래며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부푼 기대와 들뜬 마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웠다.

 한데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지금.

 “조금 쉬었다 가면 안 돼?”

 루나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레온의 강행군은 거침이 없었다.

 옛날 비리비리하기만 했던 레온이 도대체 언제 이렇게 튼튼해진 걸까? 정말이지 번개를 맞고 나서 더 건강해져 버린 것일까?

 레온의 체력은 루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더구나 그는 출발하는 날부터 제법 커다란 나무를 들고 망혼검으로 깎으면서 걷고 있었는데도 루나의 걸음으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번개의 힘이 이렇게 강한 줄 알았더라면, 자신도 번개를 맞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레온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목적한 곳에 도착하려면 멀었어. 벌써 한 시간이나 지체된 상황이야.”

 “조금 늦게 가면 어때!”

 “지금은 한 시간을 늦게 도착할 뿐이겠지만, 이렇게 계속 지체되면 결국은 왕성에 도착할 땐 며칠을 늦게 도착할 거야.”

 “휴우. 발에 물집까지 생겼단 말야.”

 엄살이 아니었다.

 정말 물집이 생겨서 한쪽 다리를 절다시피 걷고 있었다.

 레온이 문득 멈췄다. 그가 갑자기 쪼그려 앉더니 루나를 돌아보고 말했다.

 “업혀.”

 “뭐?”

 “물집 생겼다며? 본좌에게 업히는 걸 영광으로 알아.”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레온을 보며 루나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관두자. 그냥 내가 걸어갈게. 됐지?”

 “그럼 앞으로 군말 마라.”

 “알았어!”

 ‘흠, 내가 좀 심한 소리를 했나.’

 레온은 본인도 모르게 차갑게 내뱉은 말 한마디를 또 한 번 반성하며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레온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십 분만 쉬도록 해.”

 루나가 계속해서 다리를 저는 것을 보고 마지못해 걸음을 멈춘 것이었다.

 “정말? 아아, 살았다.”

 루나가 길옆에 덩그러니 놓인 바위로 걸어가서 걸터앉았다.

 그토록 곱고 예뻤던 발이 군데군데 물집이 생기고 잔 상처까지 입었다.

 레온이 조각하던 나무통을 바위 옆에 세워놓고는 루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았다.

 “어디 한 번 봐.”

 “뭐, 뭘?”

 루나가 당황해서 다리를 뺐다.

 하지만 레온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발목을 낚아채듯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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