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레온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7
  첫회보기 작품더보기
 
25 화
작성일 : 16-07-15     조회 : 462     추천 : 0     분량 : 7511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발터가 동쪽 숲을 바라보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모습을 보여라!”

 그러자 나뭇가지 위에서 저절로 나타난 것처럼 두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둘 모두 복면을 머리까지 덮어쓰고 있었는데, 활을 든 자는 굴곡 있는 몸매로 보아 여인임이 분명했고, 검을 든 자는 사내로 보였다.

 여인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그자를 그냥 두고 간다면 해치진 않겠다.”

 발터와 네리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여인을 응시했다.

 날아온 화살은 분명 오러 쓰레드에 휘감겨 있었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해 보이진 않았다. 굳이 싸움이 벌어진다면 이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하나 문제는 그 후다. 저들이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쓰러진 사내를 원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이 일에 끼어들어 자칫 일이 커지기라도 하면 왕궁에 도착할 때까지 피곤한 여정이 될 게다.

 하지만 세이스의 입장에서도 ‘그럼 곱게 물러가겠습니다요’ 하고 발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앞서 당당히 소리친 것도 있었고, 백작의 아들이나 되는 자신이 이런 협박에 곱게 물러간다는 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세이스가 짐짓 위엄이 서린 태도로 말했다.

 “그대들은 누군가? 나는 리카드 백작가의 장남, 세이스 폰 리카드다.”

 복면인들은 세이스의 말을 듣고 짐짓 눈빛이 일그러졌다.

 상대가 나라의 실세인 리카드 백작의 자제일 줄은 짐작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당신이 누구든 그 남자를 두고 가라.”

 세이스는 복면인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도 고집을 꺾지 않자 조금 당황했다.

 “무슨 일이기에 이자를 원하는 거지?”

 “알 필요 없다.”

 “말투가 무엄하군. 그대들은 누군가?”

 “그걸 알게 되면 여기서 살아갈 수 없을 터.”

 세이스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그때 레온이 또 얄미운 소리로 루나에게 속삭였다. 물론 그 속삭임은 세이스가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였다.

 “설마 쫄아서 그냥 가자고 하진 않겠지?”

 세이스는 속으로 발끈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쓰러진 남자 앞을 가로막고서 복면인들을 향해 엄준한 목소리로 일렀다.

 “그대들이 누군지 모르지만, 더 이상 내 앞에서 살상이 일어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다.”

 “흥!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군.”

 “그대들은 우리와 겨룰 것인가?”

 질문은 무의미했다.

 타앗!

 이미 두 복면인은 몸을 날리며 쇄도해 들어왔다. 여인은 화살을 쏘아냈고, 남자는 검을 휘두르며 들어왔다.

 쒜엑!

 “실드!”

 네리스가 급히 실드를 쳐서 세이스를 보호했다.

 한편 발터는 롱 소드를 뽑아 들고 적에게 마주쳐 갔다. 그의 검에서 희푸른 광채가 휘감기며 솟았다.

 레온은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상황을 보며 내심 감탄했다.

 ‘흐음. 검기까지 사용할 줄 안다니. 제법이군.’

 까앙!

 검과 검이 부딪치며 청명한 소리가 숲속을 뒤흔들었다.

 이어서 네리스의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플레어!”

 화르륵!

 동시에 적의 등 뒤에서부터 이글거리는 불길이 나타났다. 불길이 넘실거리며 사방으로 퍼졌다.

 “크읏!”

 여의치 않자 복면인이 옆으로 훌쩍 물러나며 몸을 피했다.

 단순히 넘실대는 불길이라고 얕보면 큰 코 다치게 된다. 플레어 마법으로 만들어진 불길은 닿기만 해도 전신이 화염에 휩싸이며 한줌 재가 되기 때문이다.

 활로 공격을 해오던 여인도 불길을 피해 멀찌감치 떨어졌다.

 복면인 두 명은 당황하고 있었다.

 플레어는 최소 5클래스 이상의 마법사만이 부릴 수 있는 고급 마법이었다. 너무 상대를 얕잡아본 것이다.

 잘해봐야 3클래스 마스터 정도의 수준이려니 생각했건만. 이제 보니 최소 4클래스 마스터 정도의 수준이다.

 비록 한 단계라고 하더라도 마법사의 능력에 있어 그 한 단계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하앗!”

 발터가 적이 주춤하는 틈을 타서 빠르게 쇄도해 들어갔다.

 까앙!

 이번에도 불꽃이 튀며 복면인과 발터가 마주 부딪쳤다. 한데 이번에는 복면인이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않았다. 대신 뒤로 훌쩍 물러나서 나뭇가지 위까지 도약했다.

 복면인 둘이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발터는 둘에게 이미 싸울 의지가 없음을 알았다. 아마도 승산이 희박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 터.

 그렇다면 적을 놓쳐서는 안 된다.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남은 여정이 계속 신경 쓰이게 될 터다.

 “네리스!”

 발터가 소리치자, 네리스가 얼른 눈치채고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스톤 블래스트!”

 그러자 반경 십 미터 내에 있는 돌멩이들이 전부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숲길이었기 때문에 주위에 널리고 널린 것이 돌멩이였다.

 그걸 본 복면인들이 재빨리 숲으로 달려 들어갔다. 이어서 허공에 떠오른 돌멩이들이 그들의 뒤를 쫓아 쏘아지듯 날아갔다.

 쒜엑! 쒜엑!

 한낱 돌멩이에 불과했지만 그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따다닥! 콰직! 콱!

 목표를 놓친 돌멩이들이 나무기둥에 깊게 박혔고, 어떤 것은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며 날아갔다.

 ‘놀랍군. 능공섭물(綾空攝物)의 수준까지 될 줄이야.’

 레온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짐짓 고개를 갸웃했다. 능공섭물의 경지에 오르면 그 기도가 대단할 것임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네리스에게서 느껴지는 기도는 그러지 못했다. 실력을 어느 정도 숨기고 있다고 해도 그가 사용하는 기의 흐름은 어딘지 이상했다. 오히려 단전에는 내단이 형성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니 기이할 노릇이다.

 물론, 네리스가 사용한 것은 중원의 능공섭물과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단지 마나의 법칙과 분배를 이용해서 마법을 부려 돌멩이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뿐이었다. 그 외에 다른 사물을 손도 대지 않고 옮기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물론, 더욱 높은 고클래스의 마법사가 된다면 염력(念力)도 불가능하진 않지만, 지금 그로서는 한참 먼 경지였다.

 어쨌거나 그러한 사정을 알 리 없는 레온은 그저 이 신기한 싸움을 구경하느라 바빴다.

 한편 발터는 도망간 적들을 뒤쫓았지만, 결국은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놈들은?”

 세이스가 다급히 물었다.

 발터가 고개를 저었다.

 “놓쳤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이 조금 까다롭게 되었습니다.”

 “흐음. 할 수 없군. 우선 이 부상자를 치료하지. 네리스, 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겠나?”

 네리스가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응급처치 정도는 어떻게든 될 듯합니다.”

 사실 4클래스 마스터인 그가 5클래스의 마법을 두 번이나 사용했으니 마나 소모가 심한 것은 당연했다.

 세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하네.”

 네리스는 부상자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힐 마법을 사용했다. 그의 손바닥에서 흰색의 희미한 기운이 뻗어나가며 부상자의 상처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레온과 루나는 처음 보는 마법의 경이로움에 내심 감탄했다.

 특히 레온은 난생처음 보는 힐 마법을 마냥 신기한 듯 감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전이대법(轉移大法)으로 상대의 몸에 공력을 주입해서 치료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는 곧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네리스에게서는 어떤 내력도 느껴지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발터와 네리스는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부상자를 버리고 갈 생각까지 하던 자들이었다. 그런 자가 자신의 진원진기(眞元眞氣)까지 소모하면서 부상자를 치료할 리는 없지 않나.

 힐 마법으로 응급처치가 끝난 부상자는 곧 레온이 타고 있는 짐마차로 옮겨졌다. 결국 레온은 정체불명의 부상자와 함께 짐칸을 타고 다시 여정에 오르게 됐다.

 

 ***

 

 해가 완전히 저물자 세이스는 마차를 세웠다.

 다음 도시까지는 거리가 제법 있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노숙을 해야 할 사정이었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서 추격자가 따라 붙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숙을 하지 않고 계속 간다고 한들 마차의 속도로는 한계가 있었다.

 만약 놈들이 기어코 쫓아와 혈투를 벌이고자 한다면 밤새 달린다고 한들 소용없는 짓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이동하는 것이 나으리라.

 어차피 고비는 오늘 밤이었다.

 내일 길을 떠나 도시에 도착하면 부상자를 곧바로 의사에게 맡기면 될 일이었다. 그만하면 할 도리를 다 한 셈이다.

 발터와 네리스는 짐칸에서 이런저런 도구를 가져와 천막을 세우기 시작했다. 귀족이라고 해서 평생 노숙을 하지 않고 지낼 수만은 없는 법이다.

 특히 장거리를 여행할 때면 오늘처럼 불가피 노숙을 해야만 할 때가 있다.

 막사가 완성되자, 두 사람은 불을 피우고 짐마차에서 사슴고기를 가져왔다. 오늘 아침 도시를 출발할 때 사두었던 고기였다.

 세이스가 루나를 모닥불가로 안내했다.

 “많이 시장하지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세이스는 꼬챙이에 꽂힌 사슴고기를 모닥불에 굽기 시작했다. 이미 소금 절임이 되어 있어서 따로 간을 할 필요도 없었다.

 루나가 짐마차를 돌아보며 말했다.

 “레온은 안 나오나요?”

 “잠들었습니다.”

 발터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답했다.

 “밥은 먹고 자지.”

 루나는 깨워볼까 생각하다가 그냥 놔두기로 했다. 얼마나 여정이 힘들었으면 부상자를 실은 짐칸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을까. 하루 정도는 푹 자게 놔둬도 좋을 것 같았다.

 “루나 양, 여관이 아니라 불편하겠지만 오늘은 막사에서 자도록 해요.”

 세이스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루나가 놀라서 돌아보았다.

 “예에? 세이스 공께서 주무실 곳이 아닌가요?”

 “물론 나도 막사 안에서 잘 겁니다. 하지만 안심하시오. 막사 안에 막을 하나 설치해서 두 곳으로 분리해 놓았으니. 그리고 난 그리 파렴치한 놈이 아니라오. 하하하.”

 세이스가 짐짓 호쾌하게 웃었지만, 루나는 고개를 저었다. 막을 설치했다고는 해도 겨우 팔랑거리는 천 한 장이 아닌가.

 “그래도 그럴 수는 없어요. 저는 그냥 밖에서 자도록 하겠습니다. 모포나 침낭이 있다면 그것만 빌릴 수 있을까요?”

 “혹시 나를 믿지 못해서 그러오? 그렇다면 내가 루나 양을 대신해서 밖에서 자도록 하겠소.”

 “아니에요. 그건 더욱 그럴 수 없습니다. 제 마음이 불편해서 그럴 뿐입니다.”

 “흐음.”

 세이스는 침음을 잠시 흘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여보게, 짐마차에 가서 침낭을 가져오게.”

 세이스가 마부를 부르자 루나가 얼른 일어났다.

 “아니에요. 제가 가지러 가겠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루나는 짐마차로 걸어갔다.

 세이스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여자다. 얼굴이며 몸매며 모두 예쁜데다가 경우까지 바르다. 마차를 타고 오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해보니 제법 학식도 풍부한 여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녀의 신분이었다. 물론, 평민이라고 할지라도 귀족과 정식 결혼을 하게 되면 신분은 격상된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런 혼인을 허락하실 리가 없었다.

 리카드 백작은 철저한 권위지향주의자였다. 지금 세이스가 왕성으로 가는 이유도 일찌감치 정치에 입문하라는 아버지의 뜻 때문이었다. 필시 리카드 백작은 다른 권위 있는 귀족의 딸과 혼인하기를 원할 게다.

 한편 루나는 짐마차 안을 들여다보고는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꿈나라에 계시는구만.”

 레온은 세상모르고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어찌나 깊이 잠이 들었는지 죽었나 싶을 정도였다. 왠지 자신은 신경도 쓰지 않고 곧장 잠에 빠져 버린 레온이 한편 섭섭하기도 했다.

 루나는 조심스럽게 침낭을 챙겨 레온을 한 번 힐끔거리고는 곧 걸음을 옮겼다.

 

 어둠과 정적이 내려앉은 숲속에 이따금씩 모닥불이 타들어가는 소리만 울렸다.

 세이스는 막사 안에서 잠이 들었고, 루나는 모닥불 옆 침낭 속에서 잠이 들었다. 발터와 네리스는 나무 기둥을 등지고 앉은 채 잠들어 있었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는 짐마차가 놓여 있었다.

 정적이 얼마나 길게 이어졌을까?

 잠시 후 아주 미세한 기척이 일어났다. 예민한 동물이라도 알아차리기 힘들만큼 미세한 기척이었다.

 당연히 잠에 빠져든 누구도 눈을 뜨지 않았다.

 한데 어느 순간 발터와 네리스가 동시에 실눈을 떴다. 두 사람은 서로를 곁눈질로 확인했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암묵적으로 두 사람은 모른 척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필시 낮의 복면인들이 부상자를 노리고 접근한 것이리라.

 발터와 네리스가 짐마차를 멀찍이 떨어뜨려 세워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 부상자는 데리고 다닐수록 위험했다. 어차피 적이 노리는 먹이라면 일찌감치 던져 주고 세이스를 안전하게 호위하는 게 낫다. 두 사람의 임무는 세이스를 호위하는 것이지 만인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한편 어둠에 파묻힌 듯 은밀하게 움직이던 두 인영은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짐마차 뒤로 몸을 숨겼다.

 짐마차에는 부상자와 레온이 누워있었다.

 ‘이놈도 어지간히 둔한 모양이군.’

 복면인은 레온을 무시하고 부상자를 바라보았다. 부상자는 낮에 보았던 것과 달리 제법 치료가 된 상태였다.

 두 인영은 서로를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생포해서 데리고 가자는 신호였다.

 만약 낮에 보았던 대로 아직까지 만신창이였다면 망설임 없이 죽이고자했다.

 한데 상처가 제법 치료된 상태. 만약 치료 후 잠시라도 의식을 찾았다면 누군가에게 입을 열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우선은 납치한 후 추궁을 하고, 무언가 발설한 적이 있다면 뿌리를 확실히 뽑아야 하리라.

 복면인 중 한 명이 부상자를 들쳐 업었다. 그들의 행동은 지극히 은밀하고 조심스러웠다. 범인이라면 보지 않고서는 그들의 존재조차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복면인들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빠르게 몸을 날렸다.

 

 쉬익! 쉬익!

 그들은 숲으로 들어간 후 쉬지 않고 달렸다. 가지를 밟으며 한참 동안 날듯이 달려온 그들은 숲속의 널찍한 터에 다다르자 바닥에 내려섰다.

 착!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인 후, 부상자를 풀숲에 내던졌다.

 쿠당!

 부상자가 숲속에 나뒹굴었다. 그럼에도 부상자가 꼼짝을 하지 않자 복면인 중 여인으로 보이는 자가 말했다.

 “포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품에서 손가락 길이만한 약병을 꺼내들었다. 투명한 병에는 붉은 액체가 담겨 있었는데, 바로 상처를 급속도로 치료해주는 힐링 포션이었다.

 힐링 포션은 상당히 비싸고 귀한 치료제였지만, 부상자를 깨워 추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했다.

 남자가 부상자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가 부상자의 입을 벌리고 힐링 포션의 마개를 여는 순간,

 “그거 약이야?”

 하마터면 복면인은 힐링 포션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조금 전까지 꼼짝도 하지 못하던 부상자가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복면인이 뒤로 훌쩍 물러나는 것과 동시에 검을 빼들었다. 여인 역시 깜짝 놀라서 활에 시위를 매겼다.

 한데 부상자는 목을 이리저리 휘휘 돌리더니 두 복면인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너희들 누구야?”

 “이놈, 도대체……!”

 복면 남자가 대경실색하며 중얼거렸다.

 그토록 심한 부상을 입었건만 어떻게 저리도 생생한 목소리를 낸단 말인가.

 그런데 가만, 놈의 목소리가 조금 다르다? 설마!

 “네놈이야 말로 누구냐!”

 “본좌는 레온이야.”

 부상자 아니, 레온이 씩 웃으며 대꾸했다.

 

 

 『가면의 레온』 2권에 계속…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25 25 화 7/15 463 0
24 24 화 7/15 513 0
23 23 화 7/15 460 0
22 22 화 7/15 438 0
21 21 화 7/15 439 0
20 20 화 7/15 464 0
19 19 화 7/15 435 0
18 18 화 7/15 470 0
17 17 화 7/15 435 0
16 16 화 7/15 483 0
15 15 화 7/11 473 0
14 14 화 7/11 458 0
13 13 화 7/11 472 0
12 12 화 7/11 477 0
11 11 화 7/11 474 0
10 10 화 7/7 576 0
9 9 화 7/7 508 0
8 8 화 7/7 444 0
7 7 화 7/7 434 0
6 6 화 7/7 448 0
5 5 화 7/7 446 0
4 4 화 7/7 461 0
3 3 화 7/7 452 0
2 2 화 7/7 447 0
1 1 화 (1) 7/7 75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