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레온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7
  첫회보기 작품더보기
 
10 화
작성일 : 16-07-07     조회 : 574     추천 : 0     분량 : 6618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프라이스가 알기로는 레온이 식재료를 보는 안목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그의 착각이었다. 과거의 레온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

 지금의 레온은 혈마존으로서 어렸을 때 유랑단을 따라다니며 요리를 비롯한 갖은 일을 도맡아 했었다. 때문에 좋은 식재료를 알아보는 것은 누워서 사탕 빨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물론 기억을 잃었다지만, 상당수 지식은 고스란히 몸에 배여 있었다.

 ‘아주 제 무덤을 파는군. 이 녀석은 왜 내가 이런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지?’

 레온이 피식 웃고는 상자가 놓인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야채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야채는 기본적으로 그 본 색깔이 짙고, 만졌을 때는 단단해야 해. 이걸 보라고. 이 오이는 본래 짙은 녹색을 띄고 있어야 하는데 그 색이 꽤 바랬어.”

 그러면서 레온은 다른 오이를 집어 들었다.

 “이건 그나마 낫지. 제법 초록색을 띄고 있으니까. 하지만 꼭지가 말랐어. 꼭지가 말랐다는 건 신선도가 꽤 떨어졌다는 거야. 그리고 오이는 자고로 겉면에 잔가시가 많아야 해. 이렇게 미끈하게 잘 빠진 오이는 실격이지.”

 레온은 오이를 반으로 뚝 부러뜨렸다. 그가 부러진 단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오이는 씨가 적을수록 좋은 거야. 그런데 이건 씨도 많고 수분도 별로 없군. 한 마디로 쓰레기지.”

 레온은 아무렇지도 않게 부러뜨린 오이를 어깨너머로 던졌다.

 프라이스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이, 이 자식이 언제 이런 것까지.’

 레온이 이번에는 가지를 집어 올렸다.

 “가지는 짙은 보라색을 띄는 게 좋아. 역시 단단해야 하고. 겉은 매끄럽고 광택이 나야 하지. 가지에 달린 이파리, 바로 이 부분. 여기에는 잔가시가 많을수록 좋아. 한데 이건 모든 면에서 실격이군.”

 그는 이번에도 가지를 어깨너머로 던졌다.

 그리고 배추를 집었다.

 사실 레온에게 배추는 조금 생소했다. 그가 알고 있는 배추 즉, 중원에서 본 배추와는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채의 기본적인 성질은 똑같은 법이다.

 “이 배추도 단단할수록 좋아. 그리고 이렇게 겉을 둘러싸고 있는 파란 겉잎이 적은 게 좋지. 배추가 단단하지 않다는 건 속에 공기가 차고 재료로 쓸 수 있는 양도 별로 없다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갈랐을 때 배추 속의 심지가 많은 건 실격이야. 한 마디로 이것도 쓰레기.”

 이쯤 되자 야채상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레온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프라이스는 아예 고개도 들지 못했다.

 언제 이런 것까지 알았을까?

 가끔 번개에 맞고 깨어난 사람이 어딘지 성격도 변하고 엉뚱한 분야에 재능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혹시 레온이 그런 경우인가?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은 레온의 식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오, 정말 그렇군.”

 “이거 정말 별로 싱싱한 게 아닌 모양이야.”

 여기저기서 레온이 집어던진 야채를 살펴보며 입을 모았다.

 결국 야채상이 얼른 나와 레온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까지와 달리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였다.

 “하하, 이거 내가 오늘 깜빡하고 어제 남은 것들을 내준 모양이군. 정말 큰 실수를 했구나. 그나저나 레온, 너의 안목에 이 아저씨도 놀랐다. 언제 그렇게 공부를 했니?”

 “글쎄, 원래부터 알고 있던 거라서.”

 “그, 그래? 한마디로 천재란 소리구나. 하하.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하지. 오늘은 내가 큰 실수를 했으니 네 말대로 반값만 받으마. 물론 10코퍼는 돌려주마. 그리고 최고 상품으로 다시 주마.”

 레온이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게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덤으로 한 상자 더.”

 “뭐, 뭣?”

 “왜 싫어? 그럼 이제 거래를 끊을 수밖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소문도 날 테고…….”

 결국 야채상이 큰 소리로 외쳤다.

 “하하하! 무슨 소리냐! 이 아저씨가 실수를 했으니 덤으로 한 상자 더 얹어주마! 그것도 최고 상품으로! 어떠냐? 부디 사양하지 말거라!”

 “좋아요.”

 레온은 전혀 다른 사람처럼 해맑게 웃었다.

 그제야 몰려들어서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웃으며 돌아갔다.

 “하하, 실수가 있었나 보구만.”

 “저 청년은 오늘 운이 좋았네. 야채상도 인심이 후하군.”

 레온은 결국 두 상자를 야채상으로부터 받아냈다.

 

 야채 두 상자를 혼자 든 프라이스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건방진 자식. 하지만 네 녀석이 생선 고르는 법까진 모르겠지.’

 다음은 생선을 살 차례였다.

 그곳 역시 프라이스가 지난 3년 동안 거래를 해온 곳이었다. 야채상과 마찬가지로 질 낮은 생선을 높은 가격에 샀던 곳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생선 가게에 도착했다.

 생선장수는 사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프라이스를 보자마자 안으로 들어가더니 알아서 생선을 들고 나왔다.

 “15코퍼.”

 야채상에서 당한 게 있었기에 프라이스는 생선을 한 번 꼼꼼히 관찰하는 척했다.

 “어디 보자, 눈도 맑고, 지느러미에 상처도 없고, 비늘에도 광택이 나는군.”

 여인이 힐끗거리며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새삼스럽게.”

 “아, 아니. 식재료는 좋은 걸로 사야 한달까? 하.하.하.”

 프라이스가 어색하게 웃었다.

 “싱겁긴. 돈이나 내놔.”

 “좋습니다, 이건 좋은 게 분명하니까 여기 15코퍼.”

 그런데,

 “잠깐.”

 레온이 제지했다.

 ‘헉! 저 녀석이 또! 이번에는 또 왜 그러냐!’

 프라이스가 안면 근육을 파르르 떨며 뒤를 돌아보았다.

 사실 이번에 여인이 내준 생선은 평소에 비하면 확실히 상태가 좋았다. 눈도 맑았고, 지느러미에 상처도 없었다. 그리고 비늘에도 확실히 광택이 났다.

 한데 레온은 생선을 한 번 만져보더니 불쑥 말을 뱉었다.

 “10코퍼만 해도 충분하겠는데?”

 여인의 눈썹이 성큼 치켜 올라갔다.

 “뭐야? 얘는.”

 프라이스가 난감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 그게 레온이라고.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그제야 여인도 레온을 알아보았는지 입을 열었다.

 “아, 오랜만이네. 레온. 그런데 너 방금 뭐라고 했지?”

 “10코퍼만 해도 충분하겠다고.”

 “호호, 레온. 이 아줌마가 그래도 장사를 20년 가까이 해왔단다. 그렇게는 흥정을 못해 주겠…….”

 “이거 별로 싱싱하지 않잖아.”

 “뭐?”

 프라이스가 이마를 짚었다.

 젠장, 또 시작했군.

 한편 여인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이 생선이 싱싱하지 않다고? 어딜 봐서? 당장이라도 살아서 날뛸 것 같은 게 안 보여?”

 “확실히 비늘도 반짝이고, 지느러미에 상처도 없어. 눈도 그럭저럭 맑은 편이야.”

 “그런데?”

 “재생도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피부를 손가락으로 찔렀을 때, 싱싱한 생선이라면 금방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한데 이건 그 속도가 너무 느린 걸?”

 “그, 그건 네가 너무 힘을 줘서 그런 거지!”

 “과연 그럴까?”

 레온은 생선을 한 마리 들더니 평평한 진열대 위에 놓았다. 그리고 항상 허리춤에 차고 다니는 부러진 망혼검을 꺼냈다.

 “뭐, 뭐 하는 거냐?”

 “보면 알아. 아줌마도 생선 가게에서 일하니까.”

 레온이 생선대가리 바로 뒷부분을 칼로 썰었다. 우둘투둘 이가 나간 검인데도 매끄럽게 썰리는 것이 더 신기했다.

 레온은 벌어진 틈으로 생선의 피를 말끔히 빼냈다.

 “역시…….”

 그가 벌어진 살 틈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여인이 입술을 깨물고 물었다.

 “뭐가 역시라는 거지?”

 “이걸 보라고. 이렇게 대가리 부분을 잘라서 척추를 끊은 후, 피를 빼내면 생선 상태를 알 수가 있지. 자, 보이지? 싱싱한 생선은 이렇게 피를 빼내고 나면 빛에 비쳤을 때, 그 살이 투명하면서 광택이 나게 되어 있어. 물론, 이것처럼 흰 살 생선일 경우에 말이야. 그런데 이건 핏물 번진 것처럼 벌겋잖아? 게다가 살결까지 벌어졌어. 붉은색이 퍼져 있는 것은 혈관이 터져서 그런 거야. 즉, 이놈이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뜻이지. 그리고 살결이 벌어진 건 사후 시간이 꽤 경과했다는 뜻이지.”

 그나마 여인은 야채상에 비해서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그녀는 더 일이 커지기 전에 얼른 나섰다.

 “어머! 아줌마가 미쳐 그것까진 확인하지 못했구나. 이런, 오늘 내가 미쳤나 봐. 정신 줄을 놓고 있다니까. 호호호.”

 “확실히 정신 줄 챙겨야겠어, 아줌마.”

 “그, 그래. 호호호. 오늘은 아줌마가 실수했으니까 싱싱한 생선으로 다시 내주마. 그리고 가격은 특별히 10코퍼에 줄게.”

 “고마워요.”

 레온은 이번에도 역시 해맑게 웃으며 대꾸했다.

 프라이스는 눈살을 파르르 떨었다.

 ‘독, 독한 놈. 이 녀석, 설마 고기도……?’

 

 “고기는 살이 선홍색을 띄고 지방은 우윳빛을 띄는 게 좋아. 이건 분명히 그 점에서 합격이군. 하지만 고기는 지방과 살의 비율이 일대일로, 그 분포가 일정해야 하며…….”

 레온의 설명은 장황하게 이어졌다.

 ‘이 미친놈. 번개 맞더니 식재료의 신이 강림하셨나.’

 프라이스는 슬슬 레온이 두려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고기는 사후 강직 후에 숙성이 되고 나서 완전히 부드러워지는 순간이 있어. 바로 그때가 가장 맛있지. 하지만 이건 시간이 좀 지났는데?”

 정육점의 대머리는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허허, 내가 살다보니 실수를 할 때가 다 있군. 다시 한 번 찾아보마.”

 결국 레온은 자신이 원하는 고기를 이번에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갈 때와 달리 식당으로 돌아오는 길은 프라이스에게 고된 여정(?)이었다.

 야채 두 상자에 생선 한 상자, 그리고 고기까지 그가 전부 들어야 했다. 어느 정도 왔을 때, 문득 레온이 걸음을 멈췄다.

 “안, 안 가냐?”

 프라이스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그러잖아도 짐이 무거워 죽겠는데, 레온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으니 속에선 욕지기가 끓었다.

 “저긴 뭐 하는 거죠?”

 레온이 가리킨 곳은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보아하니 연극단에서 야외 정기 공연을 하는 모양이었다. 레온이 프라이스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잠깐 보고 가죠.”

 “연극단이 공연하는 거야. 볼 것도 없다.”

 “그래도 잠깐 보고 가죠.”

 결국 프라이스는 한숨을 내쉬고 레온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연극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는데, 레온은 그들의 연기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어쩐지 이런 연극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 탓이다.

 연극의 내용은 전설적인 아란스의 검사가 포악한 레드 드래곤과 겨루어 이긴다는 이야기였다.

 ‘저자는 너무 호흡이 흐트러져 있다. 이 사람은 표정부터 틀렸어. 적어도 제대로 된 연기를 하려면 진짜 자기 자신은 버려야 한다. 연기에 들어가는 순간, 자신이 연기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완전히 탈바꿈하지 않으면 안 돼. 즉, 연기를 시작하는 순간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이 되어야 한다. 한데, 저 자는 연기를 하고 있어. 그저 흉내만 낼 뿐이야. 그리고 상대역을 하는 자는 포악한 흉내만 낼 뿐, 심성자체가 전혀 포악하지 못하군. 적어도 저런 연기를 하려면 그 순간만큼은 눈앞의 사람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독기를 품어야 한다. 저딴 식으로 억지로 포악한 척해봐야 극중 긴장감은 전혀 없어. 쓰레기 같은 연극이로군.’

 만약 레온의 이 속마음을 연극단이 그대로 들었다면 침을 튀어가며 욕을 해댔으리라.

 그들은 나름대로 마르텐에서 유명한 연극단이었다.

 비단 마르텐뿐만 아니라 이웃 도시에서도 알아주는 연극단이었던 게다.

 한데 레온의 평은 혹평을 넘어서 비난에 가깝지 않나.

 그러면서도 역시 문득 드는 의문 하나.

 ‘왜 나는 이런 걸 알고 있는 거야? 도대체 과거에 난 뭘 하던 놈이지? 아니면 정말 천잰가?’

 어쨌거나 연극에 대한 묘한 향수에 이끌려 구경하던 레온은 결국 발길을 돌렸다.

 ‘연극의 분장도 너무 허술하다. 연기란 저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적어도 연기를 하려면 완벽한 분장, 완벽한 호흡, 완벽한 감정을 가져야 한다. 거기에 기의 흐름까지 완벽하게 다스려낸다면 진정 자신을 버리고 연기하는 대상이 될 수 있는 거다. 저들은 정말 초짜로군.’

 그때 문득 뇌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다.

 ‘가만, 분장과 연기라. 이걸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겠는데?’

 레온이 문득 프라이스를 돌아보고 물었다.

 “혹시 소가죽을 어디서 파는지 알아요?”

 “갑, 갑자기 웬 소가죽을?”

 “그건 알 것 없고.”

 건방진 놈.

 프라이스는 내심 불쾌했지만 저지른 짓이 있어 쉽게 내색하지도 못했다.

 “저 길을 따라 주욱 가다가 오른 편을 보면 잡화점이 있어.”

 “그럼, 식재료는 좀 부탁하죠. 난 잠깐 볼일을 보러.”

 “뭐? 나 혼자 가라고?”

 “왜요? 싫은가요?”

 ‘아, 내 신세야. 왜 이렇게 된 거지.’

 프라이스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먼저 돌아가지.”

 “데이먼한테 제대로 갖다 드리세요. 그동안 부당한 거래를 하면서 돈 빼먹은 거 들키기 싫다면요.”

 프라이스는 충격을 받았다.

 “아, 알고 있었던 거냐? 너 말고 누가 또 알지?”

 “본좌 말고 누가 있겠습니까? 오늘 식재료를 사러 돌아다니면서 안 거죠. 그런 당신을 위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브란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냐?”

 “나중에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갖다 드리고 데이먼한테는 말 잘해주세요. 본좌가 입 다물고 있어주길 바란다면.”

 프라이스는 레온의 눈빛에 등골까지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그, 그러지.”

 그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레온이 손을 흔들며 벌써 저만큼 멀어져갔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25 25 화 7/15 461 0
24 24 화 7/15 511 0
23 23 화 7/15 458 0
22 22 화 7/15 436 0
21 21 화 7/15 437 0
20 20 화 7/15 462 0
19 19 화 7/15 433 0
18 18 화 7/15 468 0
17 17 화 7/15 433 0
16 16 화 7/15 481 0
15 15 화 7/11 471 0
14 14 화 7/11 455 0
13 13 화 7/11 470 0
12 12 화 7/11 475 0
11 11 화 7/11 471 0
10 10 화 7/7 575 0
9 9 화 7/7 507 0
8 8 화 7/7 443 0
7 7 화 7/7 433 0
6 6 화 7/7 447 0
5 5 화 7/7 445 0
4 4 화 7/7 460 0
3 3 화 7/7 451 0
2 2 화 7/7 446 0
1 1 화 (1) 7/7 74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