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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ng link:1002OS [개정판]
작가 : 펌킨몬
작품등록일 : 2017.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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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ng link -1002OS- [04]
작성일 : 17-01-29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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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마누스16121 M줄 13피노 42-1.7, 베르콘힐 행성 분석기지◀

  *수신자 : 질리 타르스트두 위브

  *발신자 : 조이 모트마조르 진

 

  질리, 도중에 갑자기 끊어져서 미안해. 쳄벨과 베네디가 충돌하는 바람에 급히 말리느라 어쩔 수 없었어. 나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거든. 쳄벨은 진짜로 자기가 무슨 시페린 행성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양 베네디를 죽어라 물고 늘어져 채근할 기세였다니까. 아주 가끔 욱하는 성질이 있긴 해도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 봤어. 아무래도 쳄벨이 제노아보다 침착하다는 말은 취소해야겠어.

  하지만 쳄벨의 마음을 아주 이해 할 수 없는 건 아니야. 쳄벨과 라직트가 얼마나 친한 관계였는지는 잘 몰라도 만약 질리 네가 시페린 행성인이었다고 생각하면… 그래서 내가 위성 페림6과 영구선의 사고 소식을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로 들었다면… 분명 나도 비슷하게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해. 어쩌면 제노아의 난동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이성을 잃었을지도 모르겠어. 얘기하다 보니 제노아가 날뛴 것도 이해가 되네. 물론 라쉴은 운데르에서 아주 멀쩡히 잘 있겠지만. 하여간 상상만 해도 끔찍해.

  베가틱 이상으로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아. 걔네 말이야, 알타라이스타 쫓아다니는 정신 나간 애들 집단. 나몬플라 파크 주차장에서 한 번 마주쳤잖아. 그 전까진 소문으로만 들었고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는데 정말 굉장했지. 개조한 전투함과 최신형 튜세린 수십대로 주차장이 완전히 엉망이었어. 온 은하계를 다 뒤진다 한들 그런 광경은 아마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 거야. 놀이 공원에선 전혀 볼 일이 없는 전투함의 등장으로 공원 관리소랑 근처 수비대가 성간 해적인 줄 알고 출동까지 했었잖아. 정말 그렇게 누군가에게 환장할 정도로 빠져있는 사람들은 처음 봤어.

  덕분에 우린 놀이 공원 입구도 못 가보고 바로 나왔었지…. 네가 오랫동안 가고 싶어 했는데. 엄청 기대하고 있었잖아. 하필이면 알타라이스타가 그날 들이닥칠 게 뭐람. 하지만 치피 미술관도 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지? 관마다 돌아다니며 스탬프도 꽤 찍었고, 나오면서 기념엽서 몇 장이랑 미술관 한정판 샤이닝 코인도 하나 샀고… 되게 재미없다. 내말은, 샤이닝 코인 말이야. 그때 이후로 한 번도 안 꺼내봤어. 아마 너도 그랬을 테지. 샤이닝 코인은 대체 무슨 재미로 다들 그렇게 열심히 모으는지 모르겠어.

  임무가 끝나고 운데르로 돌아가면 당장 마누스 항성계 최대최고의 놀이 공원으로 놀러 가자. 룸챨류훔팔 파크 말이야. 로블이 그러는데 얼마 전에 원시 행성 체험관이 개편됐대. 베르콘힐 행성처럼 아주 휑한 원시 상태는 아니고 몇몇 행성들의 고생대 역사에서 참고해 새로 만든 거라나 봐. 이전보다 훨씬 좋다는 소문이 있더라고. 혹시 아니? 네가 하고 있는 작업에 영감을 줄지도.

  참, 이번에 튜세린 신형이 나온다는 얘기 들었어? 우리 부서에선 벌써 나 말고 다들 알고 있더라. 아직 몇 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데 던피노는 벌써 예약까지 했대. 너도 벌써 예약해뒀겠지. 어릴 때부터 튜세린 시리즈라면 다른 것에 집중하다가도 금세 정신이 팔리곤 했으니까. 튜세린을 주제로 몇 곡이나 작곡도 했잖아. 물론 그게 튜세린을 위한 찬가라는 건 너랑 나만 알지만. 그러고 보니 라 언덕에 누워 내가 별들을 바라보는 동안에도 넌 항상 날아가는 튜세린 구경을 더 좋아했었지. 솔직히 혜성이나 유성우보다 튜세린이 지나가며 남기는 흔적이 더 예쁘다는 건 인정해.

  어? 변색 잎사귀 관련해서 회의가 있다고 호출이 왔어. 이만 가봐야겠다.

 

 

  ▶마누스16121 M줄 14피노 42-1.1, 베르콘힐 행성 분석기지◀

  *수신자 : 질리 타르스트두 위브

  *발신자 : 조이 모트마조르 진

 

  간이 격리실 해체를 마무리하느라 밖이 좀 시끄러워. 만들 때만큼 급한 일은 아니라 부서마다 한두 명 정도만 나와 도와주고 있는 중인데 수색 관측부는 전원 제외됐어. 남아서 모니터링 하던 마비노 외엔 42-2.7부터 42-1.4까지 검은색으로 변했던 잎사귀 때문에 모두 기지 밖에 나가 있었거든. 어제 온 호출이 이것 때문이었어.

  2피노 이상 분석한 바로는 특별한 문제도 없고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어. 하지만 변색은 그대로라 야생의 식물들 상태까지 마저 확인해야 한다고 결론이 났어. 표본을 채집해온 곳부터 반경 15씰 까지 던피트, 로블, 나 셋이 수색 구역을 3등분해서 쉬지 않고 뒤졌지. 여기에 온 후로 가장 바쁘고 힘들었던 것 같아. 베르콘힐 행성엔 검은색 식물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사크모티 행성 같이 온 숲이 죄다 검은색이었으면 수색은 말도 못할 지경이었을 거야. 1피노론 모자랐겠지. 어쩌면 아직까지 기지 밖이었을지도 몰라. 결국 셋 다 아무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어.

  그 사이 생물 연구부에서 계속 관찰한 바로는 42-1.7부터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대. 우리가 돌아왔을 때는 완전히 정상이었어. 혹시나 싶어 몇 가지 실험을 해봤는데 별 이상 없다는 거야. 야생이나 화분이나 토양에도 아무 문제없고, 대기 상태 및 실험실 내 공기도 다 정상이고, 그래서 간이 격리실을 해체하기로 했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보고 이젠 반대로 어떤 조건에서 검은 반점이 생겼는가를 재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거든.

  격리실은 우측 컨트롤 구석의 빈 공간에 급히 만든 거라 혹시 이상이 검출되거나 변이가 계속될 경우엔 제대로 격리실을 다시 만드는 게 불가피했어. 그런데 결과적으론 일이 줄게 되어 다행이었지. 게다가 간이 격리실 위치가 수색 관측실이랑 생물 연구실 사이에 있어서 통행이 불편하기도 했던 참에 잘됐어.

  사실 우리 쪽보단 좌측 컨트롤 기지 애들이 더 신났지. 우측 컨트롤 쪽에는 도저히 공간이 안 나서 위성 관측부에서 창고 같이 쓰던 공간을 잠시 빌리기로 했었거든. 하지만 고려 단계부터 이미 불만이 꽤 많았어. 어차피 자기들도 잡동사니 쌓아 놓는 용도로 밖에 안 쓰면서 웃기지. 몇 번 가봤는데 갈 때 마다 매번 구식 망원경이랑 고장 난 관측 분석기 같은 거나 처박아 놨더구만. 하긴 우리도 격리실을 다시 만들려면 중앙 컨트롤에다 만들 순 없으니까 죄다 좌측으로 옮겨야 했는데 괜한 일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지.

  지금은 마비노랑 교대하고 모니터링 중인데 어제도 이렇다 할 일이 없었지만 오늘도 모든 것이 정상이야.

 

  “폰포플!!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미쳤어!?”

  “뭐? 왜, 왜? 내가 뭘…”

 

  뭐지? 밖이 시끄러워. 쳄벨 목소리 같은데… 잠시만, 밖에 무슨 일이 있――――――――――――――――――――――――――――――――――――――――――――――――――――――――――――――――――――――――――――――――――――――――――――――――――――――――――――――――――――――――――――――――――――――――――――――――――――――――――――――――――――――――――――――――――――――――――――――――――――――――――――――――――――――――

 

 

 

 ⊙ 1씰 = 5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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