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쌍놈 : 길고 가는 놈, 굵고 짧은 놈
작가 : 흑양오
작품등록일 : 20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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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력, 개판치고 마룡대전에 참가하다.
작성일 : 17-02-01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13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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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후, 독고력과 라나장은 서로 다른 길로 마룡대전에 참여하기 위한 여정을 나섰다.

 

 마교 내의 한 가지 소문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왔다.

  마룡대전!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마룡대전에 참여한 무인들을 소교주와 그 직속대로 만든다. 당연히 권력과 부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누구도 탐을 내지 않을 수 가 없었다. 마룡대전의 참가조건은 단 한가지였다. 알아서 찾아와라.

 

 한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어디에서, 누구와?, 언제부터 언제까지 인지는 미궁이었다.

 

 가문의 힘의 동원을 해서 알아내도 되고 누군가의 힘을 빌려도 된다.

 

 아무것도 없으면 자신 혼자 힘으로 찾아가면 되었다.

 

 독고력은 마룡대전을 참가하러 첫 발걸음을 대호법의 저택으로 향했다.

 

 쾅!쾅!쾅!

 

 이른 새벽부터 감히 신교 내 지마급인 대호법의 대문을 거칠게 두드리는 이가 있었다.

 그 사내는 얼굴 왼쪽에는 이마에서 광대까지 발톱이 할퀸 자국이 있었고 거친 인상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와 눈매는 상당히 고집스러워보였다.

 

 “왠 놈이냐!”

 “대호법을 뵈러왔소.”

 

 아침 번을 서는 호위무사는 아직 앳된 얼굴로 보이는 독고력을 위아래로 훑었다.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대호법의 문을 두드리긴 힘들었다.

 

  그리고 당당히 대호법을 뵈러 왔다고 하지 않은가 꼬락서니는 그리 부유해보이지 않았다.

  눈에 띠는 것은 오른쪽 허리춤에 매여있는 쇳덩어리뿐이었다.

 하지만 호위무사는 대호법의 정문지기로써 예의를 가지고 물었다.

 

 “뉘시오? 약속은 된게요?”

 “독고력이라 하오. 약속은 되어 있지 않지만 뵐 일이 있어 왔소.”

 “이런 미친...”

 

 그렇다 이놈은 미친 놈일게다. 그런 확신을 가진 호위무사는 재수없게 자신이 당번 선 날 이런 꼴통이 온 것을 괴로워했다.

 

 곱게 넘어가지 않으면 자신은 좋은 소리를 듣지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독고력은 호천신가 사람이란 말만 꺼냈어도 이렇게 일이 험악하게 흐리지 않을 것이건만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

 

 “내 이번 한번 봐줄테니 썩 꺼져라.”

 “대호법을 뵙기 전에는 그냥 갈 수 없소.”

 “이 새끼가 정말 경을 쳐야 물러 날 것이냐?”

 

 호위무사는 화가 났는지 대뜸 독고력의 멱살을 쥐어 잡았다.

 그리고 독고력을 패대기 치려했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익.”

 

 짜증이 가득한대다 뜻대로 되지 않아서 일까? 호위무사는 주먹을 휘둘러 독고력의 얼굴을 때렸다.

 

 독고력은 충분히 피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과는 호위무사가 자신의 손을 허벅지 사이에 끼고 낑낑 거리게 되었다.

 

 육신갑을 수련하고 있는 독고력을 아무런 내공없이 맨 손으로 강하게 친다는 것은 돌덩이에 주먹질하는 것과 같았다.

 

 “아악”

 

 호위무사가 자신의 손을 쥐고 고통스러워하자 짝을 이뤄 호위를 하고 있던 무인이 검을 뽑았다.

 

 감히 대호법의 소란을 피우다니.

 

  비록 자신들이 먼저 공격하긴 했으나 이대로 쉬이 넘어가서는 대호법의 위신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

 

 대문을 지키는 호위무사란 그런 책임감이 있었던 것이다.

 

 호위무사 둘이 검을 뽑고 달려들었다.

 

 독고력은 둘의 검을 맨 손으로 덥석 잡았다. 힘을 강하게 주어 검을 깨트려버렸다.

 

 “헉 육신갑?”

 

 외공을 수련한 자는 극히 드물지만 그들은 무인 생활을 오랜 한 자들이었다.

 

  외공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검을 잃은 그들은 외공의 약점인 조문과 속을 공격하는 내가중수법의 장법을 사용했다.

 

 독고력은 다가오는 무인의 품속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싸우다 말고 품 속에 안기는 듯한 모습 하지만 독고력의 발이 땅을 찍고 그 반동으로 어깨를 튕기자 호우무사의 턱을 강하게 받아버렸다.

 

 “크악”

 

 치아가 몇 개 부러지며 뒤로 강하게 튕겨져 나가버렸다.

 

 남은 호위무사는 모든 내공을 끌어모아 독고력을 향해 장을 내밀었다.

 

  독고력은 신형을 옆으로 눕히더니 회전을 하면서 팔꿈치로 호위무사의 갈비뼈를 때렸다. 전력을 다했으면 즉사했었을테지만 그럴 필요까지 없는 터라 호위무사는 강한 충격을 받고 기절 밖에 하지 않았다.

 

 독고력은 대문을 열고 5보쯤 걸었을 때였다.

 

 수백의 무인이 나타나 독고력을 둘러 쌌다.

 

 독고력은 한 쪽 다리를 뒤로 빼고 자세를 낮추고 양 손을 좌우로 가볍게 벌린다음 몸을 가볍게 흔들었다. 광투공의 기수식이었다.

 

 독고력은 대호법의 저택에서 개싸움을 하려고 준비했을 때였다.

 

 “무슨 일이냐!”

 

 수 백의 무인들이 독고력에 달려들려다가 한 무인이 나타나자 모두 고개를 숙이며 예를 취하였다. 이 저택의 주인 대호법 북섬진이었다.

 

 두꺼비처럼 생긴 북섬진은 평범한 키에 깔끔한 무명 옷을 입고 나타났다.

 

 “독고력이라 합니다.”

 “니가 소란을 일으킨게냐?”

 “죄송합니다 대호법님을 만나 뵈야 했기에 소란을 일으켰습니다.”

 “음... 무슨 일이냐 별 일 아니면 내가 왜 야수혈륜이라 불리우는 지 몸소 가르칠 것이다.”

 

 북섬진의 몸에서 강한 기세가 뿜어져 나와 독고력을 압박하였다.

 

 “속하들이 처리하겠습니다.”

 “마룡대전 때문입니다.”

 

 수하 중 한명이 나서려 할 때 독고력의 대답이 이어졌다.

 

 북섬진은 요것바라하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독고력을 보았다.

 

 현재 북섬진이 독고력에게 기세를 집중하였는데도 담담하게 받아내었던 것이다.

 

 “마룡대전?”

 “예, 마룡대전이 열리는 곳을 비롯하여 정보를 구하고자 왔습니다.”

 “그것을 어찌 내게 와서 묻는단 말이냐.”

 “마룡대전은 소교주를 뽑기 위함이라 들었습니다.”

 “헌데?”

 “대호법이시지 않습니까?”

 “......푸하하하하하하 이놈 물건이구나. 푸하하하하”

 

 독고력이 하는 말은 그것이었다. 소교주, 대호법.

 

 즉 자신이 마룡대전에 참가하면 소교주가 될 것이고 그리되면 언젠가 교주가 될 것이다.

 대호법은 교주를 모시는 몸 그러니 자신을 도와라.

 그렇게 돌려 말한 것이다.

 

 “자신감이 광오하구나?”

 “아닙니다.”

 “광오하지 않다?”

 “그것보다 더욱 큰 목표가 있는데 어찌 그것이 광오하다 하십니까?”

 “더 큰 목표?”

 “전무후무(前無後無).”

 “... 이놈 정말 미친놈인 게로구나?”

 

 독고력의 목표는 전무후무. 전에도 없고 후에도 없다.

 그런 강한 무인이 되겠다고 말한 것이다.

 

 “...좋다. 내 전무후무한 교주를 섬길 수 만 있다면 그까짓 정보따위 말고 목숨까지 바칠 수도 있다. 헌데 니 말을 내가 어찌 신용하겠느냐?”

 “두고봐주십시오.”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무공을 뽐내지도 않았다.

 

 북섬진은 그런 독고력이 마음에 들었다.

 

 감히 마룡대전에 참여하는 놈이 자신의 집에 소란을 피운 배짱이나 자신의 앞에서 주눅이 들지 않는 모습.

 이런 저런 잡설을 늘어놓지 않은 점.

 

 그리고 얼굴에 보이는 저 흉터마저도 좋게 보이기 시작했다.

 

 “좋다. 네 놈이 이겼다. 투루판에 땅달보가 있다. 보름 안으로 그를 찾아가면 된다. 그가 최종 모이는 장소를 알려줌과 동시에 시험의 첫 시작이다.”

 “감사합니다.”

 “푸흐흐흐 아니다 아침부터 미친놈의 재미난 소리를 들었더니 즐겁구나 가보거라.”

 “예. 하지만 다음 번은 미친놈이 아닌 소교주로 대호법을 뵈러 오겠습니다.”

 “오냐오냐 껄껄껄”

 

 독고력이 사라지고 수하 들 중 한 명이 물었다.

 

 “어찌 해서 저런 미친놈의 소리를 들어주십니까?”

 “도박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무엇인지 아느냐?”

 “예?”

 “적은 것으로 큰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정시간 흐른 뒤 당연히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일에 기대감을 갖고 계속 행하게 된다.”

 “정보를 저 녀석에게 걸어 도박하셨단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그런 사소한 것을 걸어 대길이 터지면 전무후무한 교주님을 얻게 되는데 까짓것 어떠냐, 재밌지 않겠는냐? 껄껄껄”

 

 시원하게 웃고 있는 두꺼비는 자신이 쥔 주먹에서 땀이 차있는 것을 몰랐다.

  집중하여 도박을 할 때 심장이 뛰고, 흥분할 때와 같았다.

 

 독고력은 투루판에 땅달보를 찾아야 했다.

 

  땅달보. 어린 아이에게 땅달보라고 하지 않는다.

 

 성인인데 키가 아주 작을 때 놀리는 말이었다.

 땅달보에서 땅은 뚱의 변형된 소리였다. 뚱뚱하다. 즉 뚱뚱하고 키가 작은 사람.

 

 이 곳 투르판에 땅달보가 몇 명이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독고력은 이 곳에 오는데 사흘이 걸렸다.

 

 이제 남은 기간은 12일. 독고력은 일단 투루판의 땅달보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벌써 수 십명의 땅달보들을 찾아내었다.

 하지만 어느 누가 마룡대전으로 데려갈 땅달보인지 알 수 가 없었다.

 

 벌써 8일이 지났다.

 

  남은 기간은 4일. 하지만 독고력은 당황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땅달보들을 찾으며 관찰을 할 뿐이었다.

 

 하루가 지났다. 독고력은 오늘도 땅다보를 찾아 나서려하던 때였다.

 

 원색적인 색깔들을 이용한 화려한 복장, 깡 마른 몸에 쭉 째진 눈. 껄렁하고 가벼워 보이는 태도를 가진 사내가 독고력 앞을 막아섰다.

 

 “야! 너 무슨 대책 없는 거냐? 아이씨 시간만 날렸네.”

 “...”

 “난 또 뭐 있는 줄 알았네. 진작에 자신 없으면 없다고 얘길 했어야지. 이러다 마룡대전 참여하지 못 하는 거 아냐?”

 

 이 사내는 우연히 독고력이 대호법의 대문에서 난리를 피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저 재밌는 싸움 구경이나 하려다 독고력이 하는 소리를 엿듣게 되었다.

 그리고 독고력을 따라 이곳으로 왔다. 독고력을 따르면 손쉽게 마룡대전에 참가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독고력은 녀석을 무시하고 길을 나서려 했다.

 무시당한 녀석은 가지고 있던 겸(鎌)을 꺼내 독고력의 목에 대었다.

 

 “얌마. 무시하지 말라고. 죽고 싶냐?”

 “... 조용히 따라다니지 않을 거면 꺼져라. 그리고 함부로 날 위협하려 하지 마라. 죽을 지도 모른다.”

 

 본능을 깨운 독고력은 무측야수공을 수련함에 따라 육감과 더불어 기본적인 오감마저 동물과 비할 정도 놀라운 감각을 가지게 되었다.

 

 시각은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았음에도 매의 눈같이 멀리 보고 정확히 볼 수 있었다.

 후각 또한 개들과 같이 예민해졌고 청각은 고양이만큼이나 뛰어나 백보 밖에서 떨어지는 낙엽소리마저 들렸다.

  촉각은 미세하게 부는 바람의 방향과 습도마저 파악할 정도로 예민해졌다.

 

 그러한 독고력은 대호법의 저택에서부터 은밀히 따르는 기척을 알고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내버려두었다.

 

 독고력에게서 느껴보지 못 했던 광폭한 기운을 느낀 녀석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살기를 받아 본 경험은 있지만 이런 기운은 처음이었다.

 

  마치 흉폭한 야수같은 느낌이었다.

 온 몸이 갈가리 찢어질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독고력은 그렇게 굳어있는 녀석을 무시하고 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다음 날, 독고력은 오늘도 허탕을 치는가 싶어 돌아가려 하였다.

 독고력은 가던 길을 멈추고 누군가를 불렀다.

 

 “나와”

 

 혼잣말이었을까? 하지만 독고력은 다시 한번 말했다.

 

 “나오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워워 알았어 알았다고. 그런데 어떻게 알았지?”

 “...거슬린다.”

 

 그동안은 무시하고 있었지만 마룡대전이 끝날 시간이 다가오자 독고력도 예민해졌는지 자꾸 쫓아다니는 녀석이 신경에 거슬렸다.

 

 “내 이름은 도본일이야. 겸을 쓰는데 뭐, 그리 중요한 건 아니고. 땅달보를 찾아야 하는데 혼자 찾는 것보다 둘이 찾는게 낳지 않겠어?”

 “필요없다.”

 “에이~ 그러지말고 서로 돕자. 혹시 아냐? 내가 땅달보를 찾게 될지?”

 “...”

 

 독고력은 무시하고 갈 길을 갔지만 도본일은 계속해서 독고력을 쫓아왔다.

 

 다음 날도 독고력은 부지런히 땅달보를 찾아다녔다.

 

 더 이상에 투루판에 독고력이 보지 못한 땅달보는 없는 듯 했다.

  독고력은 땅달보들을 다시 한번씩 살피기 시작했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었다. 39명 째 땅달보를 볼 때였다.

 

 독고력은 자세를 낮추고 땅달보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독고력의 낌새가 수상했을까. 도본일도 같이 자세를 낮춰 그 39번째 땅달보를 보며 독고력에 물었다.

 

 “왜? 왜? 먼데?”

 “...다르다.”

 “머가?”

 “그 때 보았던 땅달보랑 달라. 생김새는 같지만 다른 사람이다.”

 “? 아! 그 때 그 녀석이구나.”

 

 도본일은 39번 째 땅달보를 기억해냈다.

 

 39번 째 땅달보는 독고력이 자신을 주시하자 능청스럽게 다가와 물건을 팔려고 했던 녀석이었다.

 하지만 기억 속의 땅달보가 흐릿한 도본일은 머가 다른 것인지 몰랐다.

 

 “머가 다른데?”

 “냄새와 행동, 걸음걸이, 말을 할 때 바람 새는 소리.”

 “그...그게 기억나? 아니 구분이 돼?”

 “돼.”

 “대박이다. 난 무슨 냄새나? 어떻게 걷는데? 나도 말할 때 바람이 새?”

 

 독고력은 도본일을 무시하고 39번 째 땅달보를 향해 걸어갔다.

 땅달보는 독고력이 자신을 향해 똑바로 걸어오자 아는 채를 하였다.

 

 “어? 손님. 아 도기 사러 오셨구나?”

 “그 때 사려했던 거 주십시오.”

 “아... 그 때 뭘 사려 하셨더라... 며칠이 지나서 기억이 나질 않네요.”

 “역시...”

 

 독고력은 그날 저 땅달보에게서 도기를 하나 샀다.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 물건을 팔기에 그냥 혹시나 해서 사본 것이다.

 

 그 때 독고력은 땅달보에게서 용이 그려진 도기를 물어 샀었다.

 

 그때 땅달보는 독고력의 얼굴에 흉터와 허리에 맨 독특한 도를 보고 마룡대전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다.

 

 며칠 전 물건을 사간 특징있는 사람을 기억 못 하는 거라면 정말 장사꾼의 체질이 아니거나 바보일 것이었다.

 

 독고력은 곧바로 도를 들고 땅달보를 공격했다.

 독고력의 도는 강한 풍압을 일으키며 땅달보의 목을 그으려고 했다.

 

 순간 땅달보는 보법을 밟으며 독고력의 도를 피하면서 물었다.

 

 “어떻게 알았지?”

 “난 그 때 도기를 샀다. 그리고 넌 그 때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이다.”

 “...!! 호오 재미난 녀석이구나.”

 

 앞에 있는 땅달보는 원래 쌍둥이었다.

 

 독고력이 만났던 땅달보는 다른 사람을 인도해주기 위해 길을 떠났고 그 땅달보를 대신해 그가 이곳에 있는 것이었다.

 

  땅달보 형제들은 살수 출신으로 은신법과 기감을 없애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었다.

 

 대게 살수들이 그러하듯 땅달보라는 신체적인 것 외에는 특징이란 것이 없었는데 독고력이 다른 사람임을 알아 챈 것이다.

 

 “니가 마지막이겠구나. 가자.”

 “나도 있수이다!”

 “훗. 다른 사람을 이용해도 되는 법이었지.”

 

 독고력은 도일본과 땅달보를 따라 마룡대전이 시작되는 우루무치로 떠났다.

 

 우루무치에 도착한 독고력과 도일본은 2천여 명의 또래 아이들이 모인 것을 보았다.

 

  독고력 일행이 늦게 온 편이라 왠만한 아이들은 다 모인 것이다.

 

 멀뚱히 서있는 독고력과 도일본에게 말을 거는 녀석이 있었다.

 

 좋은 옷을 입고 인상이 푸근하고 얼굴에 웃음이 자연히 묻어나오는 녀석이었다.

 

 “안녕? 너네도 용케 여기까지 찾아왔네? 나는 소주우라고 해. ”

 “...독고력”

 “그래 만나서 반갑다 나는 도본일이야. 앞으로 잘 부탁해.”

 “목마르지? 자, 이거 마셔.”

 

 소주우라는 아이는 독고력과 도일본에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주위에 있던 녀석들이 그 모습을 보고 비웃음을 흘렸다.

 

 “크크크. 또 다른 먹잇감이군.”

 “쯧쯧 멍청한 녀석들.”

 

 청각이 발달한 독고력은 멀리 떨어져 작게 소근 거리는 그 녀석들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하지만 소주우가 건넨 물병의 든 물을 마셨다. 아니 마시려고 했었다.

 

 하지만 독고력은 입에 물이 들어오는 순간 물속에 뭔가 이질적인 맛을 느꼈다.

 

  독고력은 물을 뱉고 소주우가 준 물병을 버리면서 물었다.

 

 “푸웁. 왜 이런 장난을 하는 것이지?”

 “무슨 소리야?”

 

 하지만 소주우는 무슨 소린지 모르는 눈치로 반문했다.

 

 “물속에 뭔갈 섞었잖아.”

 “응? 무색무취라 느낄 수 없을텐데...”

 

 도본일은 물을 삼키려다 독고력이 하는 소리에 물을 뱉었다.

 

 그리고 이미 삼켜버린 물을 토하려고 입 속에 손가락을 넣어 마저 토해냈다.

 발끈한 도본일은 소주우에게 화를 내었다.

 

 “이 자식 죽을려고 환장했나. 첫 날부터 장난질이야? 엉?”

 “큭큭큭, 나는 단지 니네가 마룡대전에 참가해서 목숨을 잃는 것이 안타까워 그랬다고. 마셨으면 구토 증상이랑 설사를 하겠지만 목숨에는 지장 없거든.”

 

 소주우는 화를 내는 도본일을 깔보고 자신의 무리들에게 돌아갔다. 도본일은 화가 났지만 무리들 숫자를 보고 참아야만 했다.

 

 독고력과 도본일은 모르지만 사실 소주우는 꽤나 유명했다. 안 좋은 쪽으로.

 

 소주우의 별명은 약자작호(弱者猎户). 즉, 약자사냥꾼이었다.

 

 소주우의 취미생활은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서 재미와 우월감을 느끼는 아주 악질이었다.

  그 괴롭힘은 시간과 정성과 돈을 쏟아가면서 까지 괴롭혀댔다.

 그리고 약점이 파악되면 집요하게 파고들어 무너트리는 것을 즐겼다.

 

 독고력은 한 사람을 발견했다.

 독고력이 옆에 두고 싶은 사람. 라나장이었다.

 

  라나장은 독고력을 보고 반가워하며 다가올려고 했다. 독고력은 고개를 흔들었다.

 라나장은 독고력의 신호를 읽고 더는 다가오지 않았다.

 

 그 때였다. 한 사람이 단 상위에 올라가 입을 떼었다.

 

 “나는 이번 마룡대전을 총괄할 범력폭 교관이다.”

 “범력폭? 그 또라이?”

 “아 좆댔네. 어떻하지?”

 

 범력폭. 그는 마교 내에서 아주 괴짜로 통했다.

 

 무공을 창안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무공을 가르쳤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런 미완성의 무공을 가르치고 그 사람이 어떻게 되는가를 연구했다.

 

  또 가장 강한 무공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알기 위해 십팔반병기(十八班兵器)를 모조리 익혔다고 한다.

 

 다만 그저 그런 괴짜만이 아니였다. 무공 또한 아주 고강하였다.

 

 당시 변방에서 꽤나 강하기로 소문난 탈추단(奪追團)이라는 도적단이 있었는데 이 도적단은 무림 공적들이 만든 도적단이었다.

 

 애지간한 중소문파는 하루 만에 멸문시킬 정도로 개개인적으로나 단체적으로 강한 도적단이었다.

 

 그들은 어느날 범력폭에게 강도짓을 하다가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 생존자는 무(無).

 

 또한 여러무기와 무공을 접하기 위해 무림행을 떠돌았고 여기저기서 닥치는 대로 시비가 붙었지만 살아있다.

 

 마교인을 숨기지 않고 무림행을 당당히 마친 그가 살아있다는 것은 실로 무공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 외 이런저런 위명을 떨치는 범력폭은 누구의 지시도 받는 것을 싫어했고 오직 그 관심사는 무공을 높이는데 있다고 했다.

 

 범력폭의 무공은 최소 화경 이상이었다.

 그런 범력폭이 고작 교관이라니 놀랄 만도 했다.

 범력폭은 손을 쓸 때 지독하기로도 소문나 있었다.

 

 범력폭이 자기소개를 간략하게 마치고 다른 교관들의 설명도 시작되었다.

 그 중에는 독고력을 데려온 땅달보 형제도 있었다.

 

 “나는 점장양이다. 너희들에게 생존법을 알려줄 것이다.”

 “나는 점의편이다. 너희들에게 살인기술을 알려줄 것이다.”

 

 쌍소살마(雙小殺魔)라고 하면 범력폭에 비해 무공이 낮지만 꽤나 살수로서 알려진 무인이었다.

 그 외 교관들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다시 범력폭이 말을 이었다.

 

 “4개조로 나누어 교관들을 따라간다. 교관들을 뒤처지지 않게 따라가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마룡대전의 첫 관문이다.”

 

 도일본은 교관을 따라가는 것이 첫 관문이라는 말에 헛웃음과 함께 독고력에게 물었다.

 

 “헹 쉽네 그지?”

 “...간단하지 않을 거다.”

 “왜? 너 설마 경공을 몰라?”

 “지금은 겨울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저들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을 거다.”

 

 도일본은 독고력의 말에 교관들을 보았다.

 교관들은 저마다 등에 봇짐을 짊어메고 있었다.

 범력폭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각 조마다 목적지에 가장 늦게 도착한 100명은 사살할 것이다. 포기하려면 지금 해라.”

 “!!!!”

 “100명!”

 

 범력폭의 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범력폭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떠나는 이들은 없었다.

 

 “그럼 시작하겠다.”

 

 교관들은 500명씩 4개조로 만든 다음 출발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의 몸에 추종향(追從香)을 발랐다.

 뒤처진 100명이 도망가면 쫓아가서 죽이기 위함이었다.

 

 독고력 일행을 이끄는 교관은 장차주 교관이었다. 조원들 중에는 라나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교관을 놓치거나 뒤처지면 죽는다는 말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가 어느 정도 따라잡을 만한 속도로 이동하자 안심하기 시작했다.

 

 후미에 뒤쳐져 100명에 들지 않기 위해 교관의 뒤를 바짝 붙었다.

 

 도본일도 긴장을 하고 있다가 막상 교관이 그리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자 안심하며 말했다.

 

 “머야. 그냥 5분의 1에만 들지 않으면 되는거네.”

 “아니다. 이 속도라면.. 힘들 것이다.”

 “너 진짜 경공 모르는 거야? 내꺼 알려줄까?”

 “...이 속도로 몇 일이 될지 모른다.”

 

 도본일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 정도 속도라면 분명 따라갈 만 했다. 하루이틀이라면. 하지만 그 이상이 된다면?

 

 지칠 것이다. 아니 많이 힘들 것이다.

 

 교관들은 얼마나 가야하고 얼마동안이나 갈지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음.. 체력 분배를 잘 해야겠구나. 지금 선두에 나선다고 좋을 게 없겠어.”

 “더군다나 우리에겐 식량이 없다. 먹지 못 한다면 더욱 지칠 것이다.”

 “헉.”

 

 도본일은 간단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가 깨닫고 말았다.

 

 사람은 먹어야 한다.

 

 설사 화경의 고수 아니 생사경의 고수라도 음식을 섭취해야만 살 수 있다.

 

 “그,그럼 어떻하지?”

 “가면서 먹을 것을 구해야 한다.”

 “이 속도로 쫓아가면서 먹을 것 까지 구해야 한다고? 저 교관 새끼들은 봇짐에서 편하게 육포를 꺼내 씹으면서 달리고?”

 “아주 쉬운 방법이 하나 있다.”

 “오? 정말? 먼데?”

 “교관 것을 뺏으면 된다.”

 “미친 새끼야.”

 

 앞서 소개된 교관들 중 호락호락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과할 정도였다.

 

 이동 중에 곧이어 탈락하는 녀석들이 보였다. 녀석들은 달리던 도중 구토를 하고 배를 쥐어 잡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사라졌다.

 

 “크크크크”

 

 소주우가 낮게 웃고 있었다.

 

 도본일은 독고력이 없었으면 자신도 저 아이들처럼 뒤쳐져서 죽임을 당했을 것이란 생각에 서늘함과 동시에 분노와 고마운 아주 미묘복잡한 기분을 느꼈다.

 

 태어나서 18년만에 처음이었다. 소주우를 노려보며 욕을 했다.

 

 “십팔...”

 

 그렇게 하루종일 달리고 나서 저녁이 돼서야 이동을 멈췄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이 발각되었다. 바로 추위였다.

 

 비록 무인이라 일반인들에 비해 더위와 추위에 강했지만 이곳은 신강이었다.

 

  신강은 대륙의 가장 큰 영토를 자랑했고 넓은 만큼 다양한 기후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추울 때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고 더울 때는 80도까지 올라갔다.

 

 지금은 겨울이었다. 겨울은 강한 바람과 모래먼지가 많고 춥고 건조했다.

 

  더군다나 지금 일행이 향하는 곳은 천산 천지는 해발 1980m나 되는 곳이기 때문에 매우 추웠다.

 

 해가 떨어지자 기온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으으으.”

 “내 손. 내 발. 내 귀. 내 코. 아아아아 아파..”

 

 여기저기 추위에 몸서리치기 시작했다.

 

 특히나 손가락과 발가락은 개미가 물어뜯는 것처럼 지릿지릿하게 통증이 밀려왔다.

 

  물론 금조공을 익힌 독고력은 수화불침에 이르러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아이들은 추위의 고통 속에서도 잠은 밀려들었다.

 

 하루 종일 긴장감과 피로감을 더해 추위가 잠을 쏟아지게 만든 것이다.

 

 짝.

 

 독고력은 도본일을 때렸다.

 잠이 들면 필시 다음날 동사한 채로 죽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와”

 

 도본일은 차마 움직이기 싫지만 독고력을 따라갔다.

 

 독고력은 한 쪽이 막혀 바람이 덜 부는 외진 곳으로 가서 땅을 손으로 파내기 시작했다. 언 땅임에도 불구하고 독고력의 손은 땅을 쑥쑥 파내었다.

 

 “가서 나뭇잎을 구해와”

 “넌 안 추워? 땅을 왜 이렇게 잘 파는거야... 너네 집 농사하냐?”

 “빨리.”

 “아.. 알았어... 으으으 춥다.”

 

 독고력은 딱 두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의 구덩이를 파내었다.

  그리고 도본일이 나뭇잎을 구해오자 바닥에 나뭇잎을 깔았다.

 

 그리고 도본일에게 들어가라고 말하고 자신도 그 옆에 누워 주위에 있는 흙을 몸 위로 쏟았다.

 

 곧 딱 두 사람의 얼굴만 땅에서 드러났다.

 

 “으으으 차. 야야야! 차가워.”

 “금세 체온에 의해 덥혀질 거다. 밤새 칼바람 맞는 것보다 훨씬 나아.”

 “야 너는 이런 거 어떻게 아냐? 너네 집 심마니냐?”

 “...”

 “야. 나 잘 때 덮치고 그러면 안 된다.”

 “닥쳐.”

 “응 미안. 이건 내가 심했네.”

 

 덕분에 도본일은 그나마 추위를 삭히며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독고력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 아이들은 그나마 추위를 피하며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독고력은 일어났다. 독고력이 일어나자 자연스레 도본일도 깨어났다.

 

 자고 일어나니 더욱 추위가 밀려들자 도본일은 덜덜덜 떨며 일찍 일어난 독고력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째려보았지만 씨도 먹히지 않았다.

 

 독고력과 도본일이 주위를 둘러보니 몇몇 아이들에게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추위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독고력은 그 아이들을 모아 밤새 잤던 구덩이로 끌고 갔다.

 

 “야.. 너 보기보다 꽤 착하다?”

 “옷 벗겨.”

 “응? 옷? 벗기라고?”

 “옷.”

 

 참 질문이 많은 도본일에 짜증이 났는지 약간 신경질적으로 대답해주었다.

 

 이내 옷을 벗긴 독고력은 자신도 한 벌 더 껴입고 도본일도 입게 했다.

 추위에 큰 불편함은 없지만 혹시 모를 일과 튀지 않으려는 행동이었다.

 

 “차...착한 게 아닐지도?”

 

 하지만 덕분에 도본일은 그나마 추위에 덜 떨어도 되었다.

 

 몇몇 아이들은 이미 잠에서 깨서 독고력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쉬워했다.

 자신들도 그러한 것을 생각했었더라면 앞으로 추위에 덜 떨어도 될 테니 말이다.

 

 아이들은 이내 눈에서 살기가 돌았다. 아직 죽지 않은 아이들을 보면서 말이다.

 

 잠에 취해 있는 생명을 앗아가기는 무공을 익힌 그들로는 쉬웠다.

  하지만 그러는 녀석은 없었다. 아직 아이여서 그런 듯 했다.

 

 독고력은 발가벗긴 아이들을 구덩이에 묻어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배를 채우려 사냥과 채집에 나선 것이다.

  틈틈이 보이는 풀을 뽑아 씹었지만 그것으로 체력을 유지하기는 버거웠기 때문이다.

 

 독고력은 고기를 익히지 않고 씹어 먹었다. 하지만 도본일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고기를 먹을 자신이 없어 풀과 과실만 챙겨 먹었다.

 

 죽은 동물의 가죽은 발에다가 감쌌다. 먼 거리를 이동하면 신발이 헤지게 될 테니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 때 수상한 인영이 독고력과 도본일을 향해 다가왔다.

 경계를 하며 그 곳을 노려보자 아름다운 소녀가 걸어 나왔다. 라나장이었다.

 

 라나장은 독고력에게 다가와 친절하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독고력이 라나장을 데리고 숲 깊숙한 곳으로 데려갔다.

 

 “왜 그러는 거야? 친한 척 하면 안돼?”

 “응.”

 “왜?”

 “이곳 마룡대전에 모인 아이들은 동료이자 경쟁자들이야. 사람은 3명이 모이면 파벌을 만들기 시작하지. 너와 내가 같은 편이라는 것을 저들이 알면 우리를 적으로 돌리고 상당히 피곤 해질거야”

 “그럼?”

 “우리는 마룡대전을 진행하면서 서로 싸우다가 친해진 척하다 다시 싸운 척, 생뚱생뚱 지내면서 사람들의 의심을 피해야 해. 여자와는 이성이라, 동맹을 맺을 거란 의심을 피하게 되고, 후에 누군가에게 들키더라도 비밀 연애하는 척 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내보일 다른 동맹을 찾아야지.”

 ”아 아까 그 남자애?“

 

 독고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룡대전 중 은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니가 동맹을 맺은 동료들과 거래를 해서 서로 도와줘야 해.“

 ”응.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볼게.“

 ”마지막에 남게 되는 것은 우리 둘이 되게 해줄게. 하지만 소교주 선정될 때는 봐주는 거 없어.“

 ”응, 응“

 ”그럼 냉정하게 행동해야 한다?“

 ”우웅... 알았어.“

 

 독고력은 라나장과 헤어지고 건조한 기후 탓에 칼칼한 목을 과할 정도로 축인 다음 자리로 돌아갔다.

 도본일은 무슨 일이냐 무슨 사이냐 캐물었지만 무시해버렸다.

 

 장차주 교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풀고 육포를 꺼내 씹은 다음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높은 고도를 빠르게 이동하자 숨이 찼고 낮은 기온 탓에 다들 입 주변에 서리가 생겼다.

 장차주는 천산 천지에 다다르자 임무를 내려주었다.

 

 “사흘 안에 영수를 잡아오너라. 영수의 흉악함과 위험성에 따라 나중에 소교주 점수를 매길 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잡지 못한다면... ”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음에도 교관의 뒷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는 없었다.

 

 천산 천지는 곤륜산 산 못지 않은 영수와 마수들이 모인 곳이다. 비천오공(飛天蜈蚣), 혈영화독사(血影花毒蛇), 태양마어(太陽魔魚), 금두신응(金頭神鷹), 적린오공(赤鱗蜈蚣)등 각종 영수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었다.

 

 모든 아이들이 두려움과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도본일은 독고력을 보았다. 웃고 있는 듯 했다.

 

 도본일의 예감에 독고력이라면 또 다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본일은 독고력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사람은 역시 인맥이 중요하긴 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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